어제(8월 30일)는 정희진 선생님의 북토크가 있었다. 희진쌤 북토크라고 하니 선생님의 책이 나왔나! 반가워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건 아니고 <여전히 미쳐 있는>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강의의 정식 이름은 <여전히 미쳐 있는×정희진 북토크>였다. 당연히(?)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8월초였나, 알라딘 이벤트 소개페이지에 강연과 관련한 내용이 떴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바로 신청했었다. 기본 참가비는 1만 원이었고, 현장에서 <여전히 미쳐 있는>과 굿즈(머그컵)를 받을 수 있는 옵션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까지 구매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나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 <여전히 미쳐 있는> 둘 다 북펀딩해서 책이 있으므로 참가비만 입금하고 8월 말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지는 않았고 아무튼 그렇게 8월 30일이 되었다.
 





7시 15분쯤 북토크가 열리는 장소인 합정역 디어라이프 북카페(북하우스 건물 지하1F)에 도착했다. 열혈 팬들이(어제 선생님은 광신도라 지칭하심ㅋㅋ) 앞자리를 이미 차지한 가운데 나는 애초부터 앞에 앉을 생각은 없어서 디어라이프 북카페를 좀 구경했다. 책나무 님은 내가 강연 간 것을 아시고는 나보고 ‘부지런하다’ 하셨는데 그건 아니고, 회사-집-회사-집-회사-집 무한반복 패턴에 퇴근하면 집에 가서 얼른 씻고 눕는 게 아침에 눈 뜨자 마자의 일대 소망인 나를! 이렇게! 움직이게 하는 거의 유일한 존재 중 하나가 정희진 선생님이다. 언제나 나를 일깨우고 움직이게 하는 선생님. 그런데 생각해 보니 퇴근 후 가기 편한 위치에다가 집에서도 가까워서 별 부담 없이 신청했다. -_-;;  이 강연 신청할 때 장소를 보고는 아, 다락방은 오고 싶어도 못 오겠구나 했는데, 그렇다. 만일 이 강연이 저~쪽에서 했다면 내가 과연 갔을지;;;; 전에 리베카 솔닛이 내한 강연했을 때도 가고 싶었으나 결국 포기(건대에서 하다니)한 이유가 장소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나의 부지런함은 선택적으로 작동할 뿐.



강의 시작 전에는 좀 비었으나 곧 이 자리가 꽉 찼습니다.



강연 시작 전 선생님은 화장실을 다녀오시려고 저 안쪽에서 일어나셔서 뒤쪽까지 걸어오셨는데, 아아 머리가?! ㅋㅋㅋㅋ 선생님 죄송합니다. 사실 어제 멀리서 보고 중년 남성이 걸어오는 줄 알았습니다. 지난 1월 <정희진의 공부> 강연 때는 삭발이셨는데 어느덧 머리카락이 많이 자라서 이제는 숏커트(희진쌤 팬들을 열심히 위해 묘사 중)인 선생님- 7시 30분이 조금 되기 전에 강의를 시작했는데, 선생님은 일단 먼저! 사진은 절대 찍지 말 것, 녹음하지 말 것을 강조하셨다. “여기 이렇게 참가비까지 내시고 오셨는데! 녹음해서 다른 분들에게까지 들려줄 필요 없잖아요! 그리고, 제가 경험해 보니 녹음해서 그걸 다시 듣는 일은 절대 없더라고요!”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선생님은 사진 촬영(및 몰래 녹음)을 극도로 싫어하신다. 아주 오래전부터 누차 강조하셨던 것인데, 지난 1월 강의 때 많은 분들이 선생님 사진을 찍고 있어서 좀 놀랐다..... 속으로 ‘아, 선생님이 싫어하실 텐데.....’했다는. 여러분, 앞으로 희진쌤 강의 가실 땐 절대 촬영은 금지입니다. 쌤은 필기도 “뭘 쓰세요. 그냥 들으세요.” 하시는 분이다. 맞아요. 필기하다가 중요한 이야기 놓친다니까요! 그래서 나는 필기를 하지 않는다. 학교 다닐 때도 필기를 하지 않아서(이건 게을러서 ㅋㅋㅋㅋㅋ) 시험 볼 때는 닥쳐서 애들 거 빌려보고는 했다. 아무튼 어제도 필기는 하지 않았고 기억에 남은 인상적인 내용들만 정리해보겠다(때문에 단어 같은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여성학 입문서/개론서로서의 <여전히 미쳐 있는>
선생님은 먼저 <다락방의 미친 여자>와 <여전히 미쳐 있는> 두 책의 특징과 차이를 말씀하셨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19세기 여성의 글쓰기에 관한 영문학적 접근이라면 <여전히 미쳐 있는>은 1950년대 이후(전쟁 이후) 미국과 서구의 페미니즘의 역사를 현재까지 개론하고 있다고. 그러므로 이 책은 여성학 입문서나 개론서로서 아주 쉽고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텍스트라고 강조하셨는데 동의한다. 현재는 ‘여전히 미쳐’있는 상태가 아니라 ‘완전히 미치겠는(totally mad) 사회, 아니 여성으로 태어난 이상 영원히 미친(eternally mad) 상태가 아니겠냐고 말씀하신 점도 인상 깊다. 그러나 이 책은 어디까지나 미국/서구의 역사이므로 한국의 현실(현재)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열변을 토하셨는데 그 지점들이 어제는 굉장히 뜨겁게 날카롭게 그러나 절망적으로(난 한국에 희망이 없다고 믿는 사람이므로) 다가왔다.

한국은 젠더의 인식론적 지위가 매우 낮고 페미니즘뿐만 아니라 모든 문해력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라는(이때 문맹률은 의미가 없다) 지적, 한국 사회는 ‘젠더 갈등’이라는 말을 쓰는데, 젠더 갈등이라는 말은 틀렸다. 이 사회는 갈등까지 가지도 못한다. 성차별이지 젠더 갈등이 아니다. 이 사회는 성차별이 없다고 말하고, 미소지니가 무엇인지도 모르며, 김건희를 비판하면 여혐이고 페미니스트로서 어떻게 김건희를 비판하느냐고 지적하는 나라이다. 맨스플레인이라는 말도 한국에는 맞지 않다, 한국 남자들은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는데, 맨스플레인 할 게 뭐가 있느냐는 말에는 빵 터지고 말았다. 아무튼 한국 사회 전반의 지적 수준의 하락과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 대해 여러 차례 개탄하셨는데 이건 아래에서 더 덧붙이기로 하고.

다시 돌아와 <여전히 미쳐 있는> 책에서는 잠깐만 언급되거나 미처 다루지 않은 이야기들을 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것들- 힐러리 로댐이 전형적인 공화당주의자였다가 민주당으로 돌아서게 된 사연도 흥미로웠고(토론 배틀 준비하다가 민주당에 빠져버림), 무엇보다 베티 프리단의 이야기는 좀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나는 <여성성의 신화>는 읽지 않았는데 <여전히 미쳐 있는>이나 <백래쉬>에서 그려지는 베티 프리단에 관한 묘사나 설명을 읽고는 아, 이 사람은 좀 별로네 <여성성의 신화>는 읽지 말아야겠다고 정리한 터였다. 그러던 참에 희진쌤이 그녀가 가정 폭력의 희생자-매 맞는 아내였다는 점을 언급하신 것이다, 그래서 항상 대중 앞에 나설 때면 늘 짙은 화장으로 멍을 가려야만 했던 것, 그 때문인지 나중에는 전향하듯이 페미니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했던 것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관점에서 이 사람을 이해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졌다. 에이드리언 리치의 이야기도 그렇다(세 아들의 엄마,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한 다음 날 남편의 자살 등등). 그러니까 어떤 한 개인의 이면의 역사를 알면 더 궁금해지기도 하고 다른 관점에서 텍스트를 읽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여전히 미쳐 있는>의 아쉬운 점도 말씀하셨는데 일단 소소(?)한 지적이긴 하지만 생각해 볼거리. 안드레아 드워킨의 이야기가 좀 흥미로웠다. 나도 이 책을 읽을 때 안드레아 드워킨을 ‘앤드레아’라고 지칭하고 있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쌤은 이를 지적하면서 ‘안드레아’는 남자의 이름이다. 딸에게 굳이 남자의 이름을 지어주는 아버지, 그리고 그런 이름으로 살아가야 하는 딸의 입장(억압)에 관해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말씀(희진쌤의 이름도 그렇다고 하셨는데 한자로 ‘진’자가 주로 아들들 이름에 쓰는 ‘진’이라고)을 하셨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안드레아’를 ‘앤드레아’라고 지칭한 것은 좀 아쉽다는 말. 그리고 이 책에서는 후기 구조주의와 탈식민주의, 다나 해러웨이 등을 다루지 않아 아쉽다고도 하셨다(쌤은 요즘 확실히 다나 해러웨이에 꽂히신 것 같다). 그러면서 모든 책이 독자를 100% 만족시켜줄 수는 없다, 쌤이 여러 차례 읽은 <한낮의 우울>만 하더라도 여성주의 시각은 부족하다(페미니즘과 우울증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에 비해 너무 조금 다룸), 그 점이 아쉽다는 점도 언급하고 지나가셨다.

공부하지 않는, 책을 읽지 않는 한국
앞서 언급했듯이 어제 선생님은 지적으로 하락한 이 사회,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 몹시 개탄하셨는데(책을 읽고 공부하는 사람을 오히려 비난하는 이상한 사회-“니가 왜 공부를 해?” “아직도 공부를 해?” 등등), 책 만드는 사람으로서 쌤의 이 분노에 여러 번 공감했다. 책을 읽지 않고, 공부하지 않고, 지식을 생산하고 보존하는 일에는 등한시하면서 서로 극단적으로 다른 매체에만 빠져 사는 한국인들은 소통 불가. 문해력은 점점 낮아져 결국 그런 지성의 하락이 현재의 정권을 탄생시킨 것이 아니냐.... 그리고 그 정부는 세종도서 예산 80억을 삭감해서 집행하지 않고 있다(진짜 이거 극공감 ㅠㅠ). 사람들이 우매할수록 집권 세력은 편하게 통치할 수 있으므로 그렇잖아도 공부와는 담 쌓고 사는 한국인을 더 우매하게 만들려는 이 정부의 큰 그림이 아닐까 나는 의심 중인데, 그러다가도 이 정도 큰 그림까지 그릴 수 있을 정부인가 싶어지기도 한다.

아무나 아니 모두가 글을 쓰는 시대인데 누구도 책을 읽지 않는다. 심지어 <여전히 미쳐 있는>도 <다락방의 미친 여자>보다 덜 팔렸다고 해서 의아해하셨다는 쌤. 그래요 나도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어요. 하지만 출판은 하지 마세요.”라고 말씀하셔서 빵 터졌다. 어제도 나는 자신이 투고한 원고에 왜 코멘트 해주지 않느냐고 항의하는 메일을 받았고, 그런 인간들한테 절레절레 질린 참이었는데 쌤의 이런 촌철살인 발언을 듣고 크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쌤은 결국 안목 있는 독자가 좋은 작가가 된다, 그러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 읽지 않고 글을 쓰는 것까지야 뭐라 할 수 없지만 굳이 출판까지야..... 그러다 보니 한국 출판계에서는 좋은 책이 나오는 게 아니라 편집자들이 팔릴 책을 억지로 ‘기획’하는 지경이 되었다. 이것은 곧 집단 지성 하락을 불러오는 악순환이 아닐지.

공부하지 않는 페미니스트
결국 이야기는 ‘공부하지 않는 한국 페미니스트’로 귀결되었다. 쌤이 이 말씀을 하실 때 나는 속으로 ‘아니 쌤, 저기 알라딘에 공부하는 페미니스트들 많은데요, 저는 아니지만….’하고 항변하기도 했으나. 대체로는 쌤의 지적에 동의한다. 개인의 능력을 최우선시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개인의 능력이 곧 페미니즘의 엔진이 되어 페미니즘 대중화에 불을 당기기는 했으나 이론도 운동도 대중화되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는 것이다. 페미니즘 관련 책은 많이 나오지만 왜 팔리지 않는가? 게다가 그렇게 출판되는 책들도 대부분은 개인의 경험담(사연팔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가운데 계속해서 나오는 책들도 페미니즘 고전들(<제2의성>, <다락방의 미친 여자>, <여전히 미쳐 있는> 등등)의 재번역/재발행에 그칠 뿐이다. 그러므로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로컬 여성학 책을 직접 쓸 수 있을 정도의 시각적 훈련(결국 책 읽기)을 해야 한다.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은 공부하지 않는다,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선언만 할뿐(정체성의 페미니즘)이라는 지적에는 뜨끔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곰곰 생각해 보니 이것은 바로 나?! 아닌가 싶었다. 페미니스트라면서 <제2의 성>을 읽지 않는 페미니스트 그건 바로 나였다. 여기 알라딘에서 페미니즘 책 읽기 모임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같이 하지 않은 이유는 책을 의무로 읽는 것을 싫어하기도 하지만 바로 내가 페미니스트, 내 생활이 날마다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했던 이유가 컸다. 대학생 시절 (이제는 거의 사라진) 총여학생회의 꿈나무이자 귀염둥이로 이쁨받으면서 선배들로부터 의식화교육(ㅋㅋㅋㅋㅋㅋㅋㅋ)을 받으며 수요집회니 기활이니 이런 활동을 하면서 쑥쑥 자라 선전부장으로 대자보를 쓰고 다녔던 나는 어느 순간 페미니즘은 더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나는 내 생활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으므로(가부장제적 요소를 최대한 벗어남-가족 중 아버지를 제거함, 결혼하지 않음, 출산하지 않음, 기타 등등) 앎과 삶이 이토록(?!) 일치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페미니스트 잠자냥(언젠가 공쟝쟝이 물어봤을 때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렇게 대답했다.........-_-)! 그런데 이렇게 방종&자만하게 살던 나는 어제 쌤이 ‘공부하지 않는, 페미니스트라고 선언만 하는 페미니스트’라고 말씀하셨을 때 온몸을 바늘로 찔린 듯한 아픔과 함께 반성이 밀려왔다.

“그러니까 엄마 업데이트 좀 해”, 언젠가 읽은 조남주의 <우리가 쓴 것>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교사인 엄마가 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서 미묘하게 피해자인 여학생을 탓하는 발언을 하자 10대인 딸이 엄마를 타박하면서 했던 말로 기억한다. 나의 앎은 이십대 그 자락, 그때에서 멈춘 것은 아닐까. 그러니까 지금 내가 스스로 내게 해야 할 말이 아닐까. “그러니까 자냥, 업데이트 좀 해.”

쌤이 말하셨다. 우리들의 주관성은 사연이 된다고. 남자의 주관성은 그 자체로 권력이 되지만 우리의 주관성은 사연이 되고 말기에 더 공부해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관점 훈련(시각적 훈련/책 읽기/공부)을 평생 해야 한다고. “정치적 올바름은 불가능하다. 다만 더 타락하지 않도록 관점 훈련을 평생 해야 한다.”고. 정상성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사람은 여전히(Still) 미친 것도, 완전히(Totally) 미친 것도 아닌 영원히(Eternally) 미칠 수밖에 없는 이 세계에서 나의 언어가 권력이 되기 위해서, 아니 조금이라도 더 타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제2의성>을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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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9-01 13:01   좋아요 5 | URL
자냥님께 없는 건 은오님뿐, 단발님께 없는 건 정희진쌤 댓글뿐..!!ㅋㅋㅋ

잠자냥 2023-09-01 14:00   좋아요 3 | URL
아니 괭 이 사람아 은오는 안 갖고 싶다니까.

독서괭 2023-09-01 14:03   좋아요 5 | URL
전 그냥 없다고만 했는데여🙄

책읽는나무 2023-09-01 15:28   좋아요 4 | URL
괭 님...ㅋㅋㅋㅋ
촌철살인마!!!ㅋㅋ
그러네요.
두 분다 없는 것 그것 맞네요.^^

은오 2023-09-01 21:09   좋아요 3 | URL
이미 드렸습니다.

잠자냥 2023-09-01 21:14   좋아요 3 | URL
은오 / 반사~~~

미미 2023-09-01 09: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쌤 댓글 음성지원도 되는군요ㅋㅋㅋㅋ 새벽에 남기셔서 그런지 더 청량한 느낌!

잠자냥 2023-09-01 09:22   좋아요 4 | URL
천하장사 소세지 여러 개 드시고 다신 듯한 박력!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9-01 10:22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오오, 정희진 선생님이 알라딘에도 댓글을 달아주시는군요? 흐흣. 잠자냥 님의 성실한 후기및 선생님의 댓글도 잘 읽었습니다. 아니 무엇보다 잠자냥 님, 기억 잘하신 것도 대단하지만, 어떻게 이렇게 정리도 잘하십니까? 소제목 딱딱 뽑아서 정리하시는 거 너무 저는 못하는 영역이라 저의 오늘 최고 부러움은 그 부분입니다. 소제목 뽑고 분류 정리하는 거요. 저는 책에서 소제목 읽어도 다 휘발되어 버리고 세세한 것들만 이상하게 기억에 남아서 그것이 저의 가장 큰 문제, 빅 프라블럼 입니다.

저는 평일 일곱시반 합정, 무리입니다. 몇해전만 해도 기어코 무리를 해서라도 강연 따라다녔었는데(저 강연 들으러 창원도 감 ㅎㅎ) 이제는 못하겠네요. 열정이 사그라든건지 체력이 사그라든건지. 아무튼 그렇습니다. 몇해전 그 때 저 왜그렇게 열심히 다녔는가 몰라요. 여하튼 그런 때가 있었다는 것은 좋습니다. 그리고 솔닛의 건대 강연 간 사람, 접니다. 제가 그 강연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거기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이 영어를 이해한다는 거였습니다. 아마 다녀오고 제가 후기도 썼던걸로 기억하는데요, 솔닛의 말과 동시에 사람들이 웃더군요. 저는 통역 들은 다음에 웃는데... 아 여기 오는 사람들 다 영어 되는 사람이었어? 라는 커다란 충격이 강타했고, 그 강연 끝나고 같이 들었던 친구랑 나와서 갈비를 구워 먹었던 생각이 납니다.

아 그러고 보니 정희진 쌤 강연 듣고 친구들이랑 ‘간단하게 삼겹살‘ 햇던 기억도 나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님이 제2의 성 읽겠다 하시니, 공부하는 페미니스트라는 언급을 하시니, 저도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더 읽어야겠다 생각하게 됩니다. 제2의성은 두 번 읽었는데도 지금은 내용이 별로 기억 안나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읽으면서 아니, 이미 보부아르는 다 알고 있었어!! 흥분했던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잠자냥 님의 독서도 글쓰기도 그리고 정리정돈도 응원합니다. 빠샤!!

잠자냥 2023-09-01 10:39   좋아요 4 | URL
아니 다부장 무슨 일이야. 왜케 바빠...ㅠㅠ
창원 다녀오신 거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전 그러지는 못할 거 같거든요.
건대 강연도 다락방님은 가셨을 거 같더라고요. 같은 서울에서 열리는 강연이라도 전 좀만 멀면 안 가버리는;; ㅋㅋㅋ 그런데 다부장님은 강연도 그와 관련한 먹을 것으로 기억하시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이 열심히 공부합시다. 글도 쓰시고.... 어여 바쁜 날이 지나가길.
참 그리고 오늘도 점심 잘 드세요!

단발머리 2023-09-01 12:27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바쁘지 마시고요. 점심 맛난 거 드세요. 오늘의 당부입니다.

다락방 2023-09-01 10: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희진 선생님이 기억력은 지식이 체화되어야 좋다 하시는 걸 보니 저는 지식이 현저히 부족한가 봅니다 ㅠㅠ 기억력이 너무 안좋아요. 책 읽은 것도 다 기억이 안나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3-09-01 10:53   좋아요 5 | URL
왜 이래 다부장 이것저것 엮어쓰기 달인이. 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9-01 15:47   좋아요 3 | URL
다락방 님 오늘 왤케??!!!!
ㅋㅋㅋ
없어 보입니다. 어깨 펴세요.
지시과 체험이 체화되어 글 잘 쓰시는 분이....^^
저녁도 맛난 거 드세요. 저도 오늘의 당부입니다.

2023-09-01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01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오 2023-09-01 21: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 “젠더갈등” 들을 때마다 발작일으키는 사람으로서 깊이 공감...... 특히 한남 입에서 요즘 젠더갈등이 문제다.. 젠더갈등 없던 예전 평화로운 시절 ㅇㅈㄹ 할때마다 여자들이 김치녀 보슬아치 소리 들으면서도 묵묵히 3단도시락 싸던 시절 니네나 좋겠지 그렇게 일방적으로 내내 밟아놓고 요새 기껏해야 한남 소리 듣는게 뭐 그리 억울한지 양심없는 김치남들아 소리가 절로 나옴. 그리고 요즘 젠더관련 책 다시 읽는데 여성차별 여성폭력이라는 단어가 젠더갈등 젠더폭력으로 바뀌면서 성별위계가 비가시화되고 뭉뚱그러졌다는 지적도 생각나고요
2. 인간들아!! 책을 읽자!! 재밌는데.......쓰는 것보다 읽는 게 훨씬 재밌는데..... 쓰는거 머리아프지 않나 난 읽기만 하고싶다
3. 잠자냥님이 제2의성을 읽으신다 하시니 저도 갑자기 다시 집어들고 싶어서 같이 읽자고 하려다가 아니 어차피 잠자냥님은 혼자 읽으시잖아?! 근데 아무리 잠자냥님이어도 주말 이틀컷....되려나?! 잠자냥님이라면 가능인가요? ㅋㅋㅋㅋㅋ
4. 저도 공부하겠습니다.
5. 잠자냥님이랑❤️

잠자냥 2023-09-02 02:13   좋아요 1 | URL
아 이틀 만에 끝내보고 싶은 도전욕구 생기네…. 일단 오늘 술 그만 마시고 일찍 일어나야지…

케이 2023-09-06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댓글읽다 놀랐어요. 진짜 정희진 선생님? 정희진 선생님께서도 인정하신 잠자냥님 ㅋㅋㅋㅋㅋ
짧은 댓글에서도 촌철살인이 느껴집니다.
제가 예전에도 말씀드린 꼭 홍위병처럼 구는 자칭 페미니스트들이 제발 정희진 선생님 댓글 중 2번 읽고 정신 차렸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도 출판하지 말란 말에 빵터지고 갑니다. ㅋㅋㅋㅋㅋ
요즘은 서점 구경도 못가지만, 책 구경하다보면 절로 나오던 말 중 하나였죠. 이런 책도 출판이 되는구나...
정희진 선생님께서도 인정하신 잠자냥님 언제나 건강하세요!

잠자냥 2023-09-06 14:32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케이 님 정희진 선생님께서도 인정하신 잠자냥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요. ㅋㅋㅋ
2번의 경우 제가 그게 자격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쓴 건 아니고, 페미니즘적 생각 아래 그런 삶을 선택해서 살고 있다는 거였는데 아무튼 뭐 그런 내용을 선생님께서 하신 댓글에 구구절절 설명은 하지 않았어요. 페미니스트 자격이 어디 있겠습니까. ㅋㅋㅋ
정말 재밌죠? 선생님이 정확히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어요. 네, 이런 책 제목도 있더라고요. 그래요. 저도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어요. 하지만 출판은 하지 마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케이 님 요즘 날씨 갑자기 또 무더워졌어요. 건강 잘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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