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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 코드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이창식 번역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간직한 정말 충격적이었던 내용을 리뷰에 적는 것은 예비 독자들에게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재미를 빼앗는 것 같아서 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저에게 그 충격이 너무 짧았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기독교의 뼈대를 흔들 만큼에 무게감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예수의 신성보다 인성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한 저로서는 조금 놀랄 만한 일이 였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책을 읽은 가치는 충분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놀람은 충격 이상의 물음은 없었습니다. 아쉬운 점을 간단히 얘기하자면 이 책은 사실 '사람의 아들'만큼 나를 깊게 생각하게 만들고  '장미의 이름'만큼 매력적인 인물로 나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전 책에서 아주 재미있는 코드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여성입니다.

  '성경책에 반석이 사실 한 여성을 나타내는 것이며 사실 신약은 신성한 여성을 감추려는 음모 안에서 수정되고 구별되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  이 내용 하나만으로도 정말 종교계에서 논란이 되고도 남음이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 뒤에 저자가 얘기하는 아름다운 여성과 성스러운 남녀의 교합은 논란의 소재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실이니까요. 책에서 밝힌바 대로 이브가 베어먹은 사과 한 조각때문에 남성은 노동, 여성은 출산이라는 원죄에 대한 대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죄의 대가는 사망이고 출산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생명의 대를 이어주는 해결책이며 그 문이 바로 여성인 것이죠. 그리고 생명은 혼자 만들 수 없습니다 . 나머지 문을 여는 키는 남성이 가진 것입니다. 그러니 이 둘의 합은 신성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짧은 출산의 고통 뒤에 오는 새 생명의 기쁨은 어머니가 된 여성에게 주어진 너무 큰 특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에서 여러 사람들이 감추고 숨기고 싶어하는 비밀은 마지막에 한 여성이 말하는 것처럼 사실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곁에 있어서 힘이 되어주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나의 모든 것을 사랑해주는 자비로운 어머니,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종교를 초월해서 가족의 행복을 바라는 어머니의 기도에 의지하지 않는 자식은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이 신성한 것에 이름이 바로 여성이었던 것입니다. 정말 가까이에 있죠.

  다빈치 코드에서는 그 진실을 성경책이 숨기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성경에는 여성을 찬미하는 시와 남녀의 아름다운 관계를 묘사하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여성에 대한 성의 회복은 예수의 계보에도 명시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유혹,재혼,간음,살인,도피등등 여러 평범하지 않은 모든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에서 최선을 다한 많은 여성들의 삶이 그 안에 있으며 최종적으로 예수는 동정녀의 몸에 잉태되어 태어남으로써 유일하게 남성이라는 키 없이 여성만의 아이로 태어났으니까요. 그리고 더 흥미로운 코드가 성경에는 참 많이 있죠. 그래서 이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베스트셀러가 바로 성경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빈치 코드에서 찾은 코드를 다시 성경에서 찾는 일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누가 알겠습니까? 작가도 발견 못한 코드를 발견하는 주인공이 바로 내가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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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로냐프 강 1 - 바람이 꾸는 꿈
이상균 지음 / 자음과모음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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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나 . 불타는 성탑위에서 몸에 하야덴을 꽃은 채 떨어져 내리는 기사. 그가 바닥에 떨어져 숨지는 순간 땅에 몸을 던져 자신의 카발리에로에게 안기는 왕녀. -이바이크와 세렌-

  둘 . 퀴트린에게는 약혼자가 있어요. ...그래요 어머니 그 분을 좋아했어요. 저도 아내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잠깐 했던거예요. 어머니 말상대로도 참 좋을 것 같아서요. -멘벨 라시드-

  셋 . 다시 선택해야 한다고 해도 난 주저없이 세상을 버릴거다. -퀴트린과 아아젠-

 

  그들이 정말 소중하게 지키고 싶엇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하늘이었습니다. 악을 물리치는 것도 선을 이루는 것도 세상에 없는 강한 힘이나 보물을 찿아 나서는 것도 아닌 단지 각자가 소중히 생각하는 것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얘기를 하고 있는 이 책에는 초능력적인 힘을 가진 주인공도 말하는 검이나 용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시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예비독자들이 계신다면 많이 섭섭할 것 같습니다. 다른 판타지소설과는 전혀 다른 보석같은 감동이 이 책 안에 숨어있으니까요.

 

  나라 제 1의 검사라는 퀴트린이  천민인 아아젠을 만나고 결국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하야덴을 뽑은 순간 전 생각했습니다. '이제 잠은 다 잤구나' ! 비록 자신의 모든 직위와 명예, 가족과 친구, 나라까지도 등지고 선택한 카발리에로(기사제도중 하나로 기사가 자신의 명예를 한 사람의 귀족여성에게 바치는 의식과 그 의식의 맹세를 명예를 걸고 지키는 것이며 정식기사에게만 허락되는 제도) 의식이었지만 퀴트린에게 꼭 지키고 싶은 것은 아아젠 한 명 뿐이었습니다.

  만약 지금 이 세상에 자신의 여자만을 평생 사랑하고 그 약속을 죽는 순간까지 명예롭게 지키는 남자와 그 남자의 그 명예와 사랑을 소중히 간직하며 그 남자의 죽는 순간까지 같이 하기로 마음 먹은 여자들이 같이 살아가고 있다면 세상은 참 많이 달라질 것이라 믿습니다. 결국 세상은 남과 여가 만들어 가는 것인데 그 남과 여의 관계가 명예롭고 소중하게 지켜지고 있다면 분명 더 나은 세상이 될테니까요.

  비록 이제 무기소지 금지법으로 검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불법이지만 전 미래의 남자친구에게 꼭 재현 해 줄것을 부탁하겠습니다.  " 장난감 검이라도 좋으니까 모래사장에다가 꽃고 -당신의 카발리에로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얘기해줘. 하고 나면 카발리에로가 뭔지 애기해줄께! " 물론 승낙할 것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그 순간에는 수줍게 고개를 숙이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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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1
윤인완 글, 양경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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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공평해! 어째서 넌 태어날 때부터 인간이고 난 악마인거지?!” 영화 「액소시스트」를 연상케 하는 한 소녀의 몸속에 들어있는 귀신이 자신이 귀신으로 태어난 것이 억울하다는 듯이 울부짖는다. 자신에게 출생을 선택 할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 이 귀신이 억울해 하는 이유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억울함이 과연 이 귀신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 난 <아일랜드>를 읽고 그 물음을 나에게 다시 묻게 됐다. “왜 난 이 지구에 어째서 이 나라에 어떻게 하라고 지금을 살고 있을까?” 그리고 앞에 귀신과 동등하게 나 또한 이렇게 태어난 나 자신을 선택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태어남'자체에 관한 선택조차도 역시 없었으니까. 앞에 존재와 출생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그렇듯이 그 이후에 삶에 답은 없어도 선택은 있다. 물론 이 선택은 귀신을 포함한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동등하게 주어졌고, 각기 나름대로 순수한 본능에 따른 또는 목숨을 담보로 가슴이 느끼는 대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에는 절대적인 선과악도 불편의 옳음과 그름도 없다. 단지 선택에 따름'인과성과 인과율'만이 그들의 몫으로 남는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선택으로 여기까지 왔을까? 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선택에 갈림길에 서게 될까? 만약 당신이 이 책을 읽었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말이 그 길 위에 새겨질 것 같다. "믿음, 소망, 사랑, 순수, 용서, 자비……. "  이제 선택의 몫만이 당신과 나에게 남았으며 그에 따른 결과도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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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 미국 인디언 멸망사
디 브라운 지음, 최준석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에 내가 본 서부영화는 항상 처참하게 죽어있는 백인여자와 아이들 그리고 이를 발견한 한 남자가 복수를 다짐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으로 시작되었다. 그 남자는 당연히 죽은 여인의 남편이며 아이들의 아버지이고, 범인은 말 할 것도 없이 ‘머리가죽을 벗기는 일을 서슴지 않게 행하는’ 인디언들이었다. 범인을 본 사람들은 아무도 없지만 그런 건 보지 않고도 다 알고 있는 백인들은 이제 복수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여자들 그리고 노인을 포함한 모든 인디언들을 적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복수’와 ‘개척’이라는 명분하에 몇 번의 전투를 성공으로 이끈 백인들이 결국 그 땅에 반드시 새로운 터전을 만들겠다는 결연한 표정이 클로즈업되면 이제 영화는 거의 클라이맥스에 다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영화 어디에도 원래 그 땅을 먼저 빼앗기고 가족을 먼저 학살당한 것이 인디언이라는 이야기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단지 내 머리가 그런 영화를 재미있게 봤을 때 보다 더 커지고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개척정신’에 반미 감정이 고조되어서 만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 그런 영화를 볼 수 없어서가 ‘인디언 멸망사’라는 이 책을 들게 만든 것이다. 누군가가 잊을 만하면 하나씩 개봉되는 세계2차 대전과 유대인 학살을 주제로 한 영화를 계속 만드는 이유는 그런 영화 뒤에 그런 비참했던 자신들의 과거가 잊혀지기를 바라지 않는 유대인들의 막대한 자본과 아낌없는 물적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나는 얼마 전에 '피아니스트'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전쟁의 참혹함을 실감했으며 한 번도 보지 못한 많은 사람들의 죽음에 깊은 아픔을 느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본 인디언이 나왔던 영화는 10년도 더 전인 '라스트모히칸'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 이유가 바로 이 책에 제목에 나와 있는 듯하다. ‘인디언 멸망사’ ! 유태인들은 독일군에게서 살아남았지만 인디언들은 그들의 땅을 빼앗기고 그리고 살아남지도 못했다. 그래서 그 많은 죽음들과 아픔들을 사람들의 기억에 남길만한 어떤 힘도 그들에게 남아있지 않을 뿐더러 그들 자신조차도 사라져가는 것이다.

  이 책은 백인을 상대로 불굴의 투지와 정신력으로 저항하며 항상 전투로 무장하고 있는 인디언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벌 떼처럼 많은 백인들을 상대로 자신과 가족과 부족을 지키려는 추장들과 전사들의 이야기이며, 자신들이 생각하는 자유와 행복을 누리려는 한 민족의 몸부림이다. 각기 전투 또는 투항이라는 다른 두 가지 방법으로 살아남으려고 했던 이 민족은 양쪽 모두에게서 버림을 받았다. 전투에서는 벌 떼처럼 밀려드는 백인들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를 이길 수 없었으며, 투항에서도 백인들은 항상 투항을 전제로 내걸었던 모든 약속을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역시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결국 좋은 인디언들은 거의 다 죽었고 남아있는 인디언들도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뿐이다”라는 한 백인에 말처럼 대다수가 좋은 인디언이 되었다. 백인에게는 죽은 인디언만이 좋은 인디언이었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인디언들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그 사실을 이야기해주는 이 책을 읽고 울고 있는 나를 다시 바라보는 이유는 농담처럼 얘기하자면 내가 전생에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고 죽은 인디언 아이이거나 여인이거나 이름 없는 전사였기 때문이라면 차라기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쥐고 있는 내 손이 떨리고 힘이 들어가고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으며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처럼 아픔 이유는 오히려 내가 전생에 그들의 등 뒤에서 칼을 찌르고 저항하지 않는 수많은 인디언들의 머리가죽을 벗겼던 백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의 의미는 참회의 눈물일 것이다. 영원히 그들을 기억하고 있을 그 땅에서 그들과 그 땅을 영원히 앗아간 참회의 눈물. 그리고 지금 내 모습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백인들을 더 닮았다는 데서 오는 자기혐오의 눈물. 이제 어느 누구도 그때처럼 그와 같은 방법으로 살 수 없다. 설사 그가 인디언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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