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1
윤인완 글, 양경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불공평해! 어째서 넌 태어날 때부터 인간이고 난 악마인거지?!” 영화 「액소시스트」를 연상케 하는 한 소녀의 몸속에 들어있는 귀신이 자신이 귀신으로 태어난 것이 억울하다는 듯이 울부짖는다. 자신에게 출생을 선택 할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 이 귀신이 억울해 하는 이유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억울함이 과연 이 귀신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 난 <아일랜드>를 읽고 그 물음을 나에게 다시 묻게 됐다. “왜 난 이 지구에 어째서 이 나라에 어떻게 하라고 지금을 살고 있을까?” 그리고 앞에 귀신과 동등하게 나 또한 이렇게 태어난 나 자신을 선택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태어남'자체에 관한 선택조차도 역시 없었으니까. 앞에 존재와 출생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그렇듯이 그 이후에 삶에 답은 없어도 선택은 있다. 물론 이 선택은 귀신을 포함한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동등하게 주어졌고, 각기 나름대로 순수한 본능에 따른 또는 목숨을 담보로 가슴이 느끼는 대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에는 절대적인 선과악도 불편의 옳음과 그름도 없다. 단지 선택에 따름'인과성과 인과율'만이 그들의 몫으로 남는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선택으로 여기까지 왔을까? 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선택에 갈림길에 서게 될까? 만약 당신이 이 책을 읽었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말이 그 길 위에 새겨질 것 같다. "믿음, 소망, 사랑, 순수, 용서, 자비……. "  이제 선택의 몫만이 당신과 나에게 남았으며 그에 따른 결과도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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