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다! 고양이들이 날 기다리고 있다.
정확히 얘기하면 밥을 기다리는 거지만 어쨌든 큰일이다. 아파트 단지에서 여기저기 먹을 것 때문에 돌아다니는 게 안쓰러워서 시간 날 때마다 이것저것 갖다 준 게 벌써 두어 달. 그동안 먹는 걸 보거나 음식을 기다리는 걸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도 아침에 음식을 놓아 둔 자리에 가보면 생선 가시 하나를 찾을 수 없는 깨끗한 증거 소멸로 인해 ‘잘 먹고 있구나!’ 했는데 오늘은 아예 그 자리에 열 마리 정도가 진을 치고 있다.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저렇게 뭉쳐있으면 아파트 주민들한테 들키기도 쉽고 음식을 주는 나랑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새끼들은 날 따라올지도 모르는데. 정말 큰일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제 곧 겨울이라는 거다. 밥을 주는 건 힘들지 않지만 도대체 녀석들 겨울을 어디서 보낼는지…….
아!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