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다! 고양이들이 날 기다리고 있다.

  정확히 얘기하면 밥을 기다리는 거지만 어쨌든 큰일이다. 아파트 단지에서 여기저기 먹을 것 때문에 돌아다니는 게 안쓰러워서 시간 날 때마다 이것저것 갖다 준 게 벌써 두어 달. 그동안 먹는 걸 보거나 음식을 기다리는 걸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도 아침에 음식을 놓아 둔 자리에 가보면 생선 가시 하나를 찾을 수 없는 깨끗한 증거 소멸로 인해 ‘잘 먹고 있구나!’ 했는데 오늘은 아예 그 자리에 열 마리 정도가 진을 치고 있다.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저렇게 뭉쳐있으면 아파트 주민들한테 들키기도 쉽고 음식을 주는 나랑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새끼들은 날 따라올지도 모르는데. 정말 큰일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제 곧 겨울이라는 거다. 밥을 주는 건 힘들지 않지만 도대체 녀석들 겨울을 어디서 보낼는지…….

  아!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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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10-05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씨 고운 아라님!
집 나간 고양이 생각하면서 날이 추워지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있었다지요
그러면서도 벌써 어딘가에 자기만의 아지트를 만들었을 꺼라는 단정도 내리고
아마, 갸들이 아라님 소문을 듣고 단체로 미팅하러 왔나 봅니다.
문제는 밥인데....
제가 염소재벌이 어여 되야 할텐데 말이죠..

아라 2005-10-0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여우님 어서 염소재벌되시와요. 그래서 여우님 곳간 옆에 작은 오막집이하나라도 지어주신다면 제가 당장 애들 데리고 내려가겠습니다. 곳간은 제가 지켜드릴께요. 얘들이랑 같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