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글 쓰고 책 읽는다며 새벽 6시 자고 점심도 훨씬 지난 오후 3시에 일어난 나.


물 먹으려고 냉장고 문을 여는데 냉장고에 붙여 진 하얀 메모지가 눈에 들어온다.


“조기 구워 놓았다, 점심 맛있게 먹어라. -아빠- ”


물 한 잔 벌꺽벌꺽 마시는데 낮잠 자고 일어나는 오빠 왈.


“너 밥 꼭 먹어, 아빠가 너 조기 꼭 먹어야 된대.”


오후 4시에 조기 2마리랑 밥 반 공기를 꾸역꾸역 먹었다.


7시에 교회 갔다 온 우리 엄마.


“밥 먹어야지, 딸.”


차마 4시에 밥 먹었다고 말도 못하고 다시 7시에 밥 또 먹었다.


밤 10시, 71세 되신 할아버지가 55년 전 헤어진 북에 있는 어머니와 동기들을 생각하며 우시는 모습이 TV 화면을 메운다.


옆에 누워 있는 엄마, 용돈 쥐어 주고 나간 오빠, 조기 구워 놓으신 우리 아빠.


하나하나 떠오르는 내 피붙이, 내 식구들의 얼굴.


아, 난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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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09-1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가족~ 배도 부르고 마음도 부르시겠네요:)

파란여우 2005-09-11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기....고등어나 구워먹어야겠슴

아라 2005-09-11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o. salt님 ... 네, 싸울 때는 더 멋있어요. 상상초월이죠^^;; 근데 저 더 배부르면 안돼요. 안 그래도 여름에 산 옷이……. ^^ 마음은 정말 불러요. 요새 특히 알라딘 가족들 때문에 더요.
To. 파란여우님 ... 파란여우님 생선 많이 드세요. 특히 고등어 살짝 밀가루 옷 입혀서 팬에 콩기름 가득 붓고 노릇노릇하게 구우면……. 캬~~~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