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소를 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엄마한테 잘 보이려고 했는데 오히려 화가 된 듯.
청소하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커피찌꺼기를 베란다 쓰레기통에 버린다는 게 그만 가루가 날려 엄마가 다 빨라 놓은 오빠와이셔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섬유유연제에 담가놓으신 듯한데……. 얼른 빨아서 다시 섬유유연제에 담가놓았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런데 내 눈에는 파란 셔츠의 등판이 자꾸 갈색으로 보인다. 이건 ‘내가 스스로 찔려서 만드는 착시현상이야.’라고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지만 걱정이다. 엄마 눈에는 어떻게 보이려나? 아무래도 내 방만 청소하는 걸로는 안 되겠다. 뭐가 좋을까? 아, 집을 치워야지. 그래, 그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