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는 언니 결혼식에 갔다 왔다...
근데...문제는 같이 갈 사람이 없다는 거...
오메~ 뻘쭘한거...(  ")
 
식보고 빨랑 와야겠다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이런...식사를 하며 예식을 보도록 셋팅되어 있다...
가장 사람이 없는 외진 테이블을 찾았다...
사실 나...아주 소심하다...
그래...이왕 이렇게 된 거 맛나게 먹어야지...라며 위안을 했다...
 
근데...빈자리에 하나씩 외국인이 앉는다...
언니는 통역사였다...
테이블 위로 영어와 알 수 없는 언어들이 난무한다...(아...미치겠다...)
이젠 뻘줌한데다가 난감하기까지 하다...
 
영어??? 난 국어도 못한다...
고3때 내 짝은 공부가 싫다며 공부를 때려친 겁없는 친구였다...
수업시간을 만화로 연명하던 그 친구는
그래도 나보다 국어성적은 좋았다...흑~ ㅡ.ㅜ
국어 공부 좀 하라시는 담임선생님의 간곡한 부탁에
그 당시 유명했던 모 출판사의 1000제를 풀고도 난 같은 점수가 나오는 기적을 행했었다...
선생님도 그 뒤론 포기하셨다...
내 짝...너, 한국사람 맞냐 그랬다...
그렇다...난 애당초 뇌의 영역중 언어를 관장하는 부분이 없이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빵을 뜯어먹고 있는데 메인요리가 나온다...
옆의 외국인, 여자라고 배려해주는지 나한테 그걸 내밀며 말을 건다...
흡~ 너무 놀라 먹던 빵을 씹지도 않고 그냥 삼켰다...(목이 메인다...우어어어...)
됐다는데 자꾸 내민다...(자슥 고집도 쎄다... ㅡ,ㅡ)
어쩔 수 없이 덥석 받았다...그래도 고맙다곤 해야겠지?
메인 목에 쌩뚱맞게 트로트 버젼으로 튀어나온 땡큐~(나도 처음 듣는 꺽임이다...우워~)
아 또 손이 말을 안듣는다...처참한 음식난도질...(니가 무슨 처키냐...진정해라 워워~~)
속으론 마구 되뇌인다.

'말시키지 마라, 말시키지 마라, 말시키지 마라....'
 
형체를 알수 없는 설탕봉지,  접시에 쌓인 갈갈이 찟긴 빵...(워워~~) 
 
이상하다 내주변엔 언어를 잘하는 인간이 왜 이다지도 많은 거냐??
가만 생각해본다...아 갠 결혼했고,
갠 XX랑 같이 가면 되고...
...................................
긴 머리굴림 끝에 보니...이런 뻘쭘 난감 시츄에이션은 다시는 없을듯 싶다...
아...안도의 포근함이 쬐끔 밀려든다... 휴우우우우~~
 
근데...나 진짜로 떨고 있냐?  ㅡ.ㅜ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치유 2006-09-15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일에 결혼한게 젤 멋지네요..
그리고 말시키지 마라....라는 ..주문이 너무 길지 않나요??
아까 이거 보고 정말 식은 땀났겠다 싶었답니다..
친구라도 옆에 있었으면 안 그러셨을텐데..
절 데리고 가시지..친구라고..하면서..ㅠ,ㅠ
님의 글을 읽을수록 마법에 빠져가고..
너무 귀여워요..ㅋㅋ

치유 2006-09-15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개 남겨두고 낼 야금 야금 즐겨야지..**^^

카페인중독 2006-09-15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라요...흑흑...아까 얼마나 긴장했던지...ㅡ.ㅜ

건우와 연우 2006-09-1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적나라하게 상황을 전해주시는데, 어째 국어성적이 안좋았을까요...^^
우리나라 국어성적 평가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카페인중독 2006-09-1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것입니다요...
그 느낌에 딱 맞는 말이 그때그때 생각나지 않아요...
우워어어...제 머릿속엔 몇마리의 보캐불러리가 사는 걸까요??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