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그녀들의 심리학 - 내 직장의 악마로부터 살아남는 법
메레디스 풀러 지음, 이현정 옮김 / 맥스미디어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열찬 꿈을 안고 입사한 직장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보이지 않는 압박과 눈에 띄지 않는 성과에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일보다 더 힘든 건 사람과의 관계! 영문도 모른 채 꽈배기처럼 꼬여가는 관계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다 나가떨어지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것인지 자책감에 빠져 허우적대다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 그래서 더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허다하다. 특히, 이런 문제는 여자들이 많은 집단에서 더 빈번하고 자주 일어난다.

 

나도 여자지만, 가끔 여자들 속은 알 수가 없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토라지기도 하며, 거짓말과 이간질, 자신이 돋보이기 위해 주변 사람을 이용하는 것까지. 친구 사이에도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런 여자들은 어디에나 있다. 호감을 갖고 다가갔다가 뒤통수 맞는 일은 다반사. 누군가 나를 괴롭힐 때, 술한잔 마시며 속깊은 대화를 나누거나 주먹다짐을 하며 싸우더라도 한 방에 풀어버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여자들의 미묘한 특성 때문인지 몰라도 그렇게 단순하게 풀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여자들의 특성을 알아채버린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책을 쓴 작가 '메레디스 풀러'. 아마 작가도 여자이기에 여자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연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여러 종류의 여자들이 나온다. 바로 나를 힘들게 할 수 있는 '여자들'을 유형별로 분류해놨다. 사실 이런 여자들이 직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학교에도 있다. 어쩌면 집, 학교에서부터 이어온 행동이 점점 진화되어 직장에서 더 유별나게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왕따 시키는 그녀들, 불안한 그녀들, 얍삽한 그녀들, 공주병 있는 그녀들, 소리 지르는 그녀들, 거짓말하는 그녀들, 무능력한 그녀들, 나쁜 여자로 오해받는 그녀들.

유형도 다양하다. 인터뷰어를 만나 직접 인터뷰하고 사례 중심으로 소개되는 이 유형들의 여자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처음에는 간과 쓸개를 다 빼줄 것처럼 잘해주다가도 어떤 지점에서 얼굴을 바꾸고 딴소리를 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복창 터지지만,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알게 되면 그럴 수도 있다 싶다. 그래도!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그녀들에게 바보처럼 휘둘리는 것은 내 삶을 좀먹는 일인 게 분명한 것. 그렇기에 작가는 그녀들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도 때도 거짓말을 하는 그녀가 있다. 자기의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 다른 대상을 공격하고 괴롭힌다. 모두 그녀의 말을 믿었지만 알고 보니 상습적인 거짓말에 도가 튼 그녀. 하지만, 진실이 밝혀져도 회사 직원들은 앞으로 나서지 않는다. 회사라는 집단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분란을 만들거나, 앞으로 나서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 그렇기에 그녀들은 더 뻔뻔해질 수 있다.

도대체 그녀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작가는 그녀들이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은 무슨 짓을 해도 절대로 비난받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의 관심을 끌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며, 자신의 무능력이 탈로날까봐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거짓말하는 그녀들과 일해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하는 지 작가는 대처법을 알려준다.

먼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그녀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증거를 남기는 게 좋다. 또한, 그녀가 거짓말 섞인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 절대 받아주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녀가 당신을 괴롭히기 시작하면 그녀에게서 떨어져야 한다고도 충고한다. 도망치는 게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녀와 큰 분쟁이 일어날 것 같으면 멀리 피하고, 문제가 심각해지면 다른 동료나 인사과, 노조 등의 도움을 받으며 자기 방어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거짓말하는 그녀가 바뀔 일은 거의 없다. 거짓말하는 그녀는, 그녀가 살아온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 뿐이다. 그에 제동을 거는 사람이 나타나면 싸우려 할 것은 뻔하다.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 싸움이라도 말이다. 지지부진하게 그녀에게 끌려다닌다면, 결국 그녀의 밥이 되어 울며 사표를 던져야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각각의 유형들을 대처하는 솔루션을 제시하고, 직장 여성들의 원형을 소개한다. 물론, 그녀들도 사람이기에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그 원형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나를 괴롭히는 그녀들을 조금 더 이해하고 나의 감정을 다스리게 될지도 모른다. 생각만해도 치가 떨리는 상사, 착한척하며 나를 휘둘러대던 동료, 잦은 사고로 나를 기함하게 하는 부하직원. 모두 내가 사표를 던지는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감정에 휩싸이기 보다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사실, 여기에 소개된 나쁜 여자들 이외에 또 다른 많은 나쁜 여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피해 회사를 도망치듯 나온다면, 결국 어디에서인가 비슷한 일을 겪고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본질을 아는 게 중요하다.

 

그녀들의 심리는 어떤지,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사표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자.

도대체 그녀들 마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이다.

그녀에게 대항할 방법을 찾았다면, 이미 반쯤은 이겼는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