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셰프 레시피 - 스타 셰프들이 공개하는 특급 레스토랑 레시피 100가지
배예환 외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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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좋아하는 요리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누구에게나 먹고 싶은 요리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누구에게나 문득 생각나는 요리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누구에게나 사연있는 요리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먹고 사는 게 중요한 세상. 입 안으로 들어가는 어떤 것에 집중하는 것도 당연. 웰빙, 웰빙 하며 더 맛있고, 더 좋은 것을 찾는 시대이니 만큼 맛과 멋, 그 하나도 포기할 수 없는 게 요즘이겠지. 자, <오너 셰프 레시피>를 여는 순간, 맛과 멋 그 둘다 만족시키는 요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것은 그냥 '요리'가 아니다. 셰프의 영혼과 철학이 담긴 요리다. 그래서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감탄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땀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숨길 수도 있는 레시피를 떡하니 내어놓은 그들은, 아마 변화를 멈추지 않는 셰프가 아닐까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긴 요리의 레시피를 이렇게 공개하진 못할 터이니.


배예환 셰프, 이탈리안 레스토랑 <예환>



 
 
동화 속에 사는 딸기 공주 같은 배예환 셰프. 그녀의 웃음처럼, 그녀의 요리도 알록달록합니다. 오감으로 따뜻함, 행복을 경험해주게 하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처럼 그녀의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따뜻할 것만 같습니다. 
 




당장이라도 먹고 싶은 가지 그라탱. 사진부터 레시피까지 촘촘히 담아놨습니다. 건강과 색의 조화, 그녀가 말하는 행복과 따뜻함이 무엇인지 금방 깨닫게 됩니다. 

 
  
 시금치 쑥갓 볶음 광어 스테이크.
이름도 길고, 독특한 이 요리의 맛은 어떨지. 시금치와 쑥갓, 광어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군침이 돕니다.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재료를 만나게 해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는 것도 셰프의 능력이겠지? 한점 물면 행복해질 것 같은 요리. 



사과 파이. 어쩐지, 내가 알던 사과 파이같지는 않다. 사과와 바나나 같은 과일들을 얹어 구워낸 이 파이는 맛보지 않았어도 달콤함이 느껴진다. 재료가 곧 요리의 맛을 낸다는 셰프의 철학답게 예산 과수원에서 직접 수확한 신선한 사과를 썼단다. 사과 파이 한 잎 물고, 커피 한 모금. 그런 행복, 막 느끼게 해주는 디저트랄까?

닭가슴살, 채끝살, 안심, 새우, 관자, 토마토, 돼지 목살, 항정살, 연어, 광어, 대하 등등 아 이재료의 향연이란? 이탈리안 음식에 빠질 수 없는 토마토. 싱그러움이 가득한 샐러드. 구이 하나도 식상하지 않은 이 요리들. 그녀의 미소가 떠오르는 이 요리들을 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예환으로 달려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만다.


유희영 셰프, 재패니즈 레스토랑 <유노추보>

 

 

그의 손은 어쩐지 입맛을 자극한다. 오동통한 손이 신뢰를 준다고 할까? 그가 써는 회를 낼름 집어 입안으로 넣고 싶다. 그만큼, 괜히 신선한 것 같고 맛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준다. 거뭇거뭇한 수염과 동그란 안경, 큰 단추가 달린 유니폼을 입은 그가 내놓는 요리라면 뭐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괜히 친해지고 싶은 친근감이 있다. 저기 저 오동통한 손에 무한한 섬세함도 숨어 있을 것 같단 말이다. 맛있는 일본 요리를 떡하니 내어놓을 것 같단 말이다.

 

 

참치 무침 산마 야마카케.
아! 이런, 야들야들한 이 빛깔에 사진 위에 혀를 붙이고 날름거릴뻔 했다. 부드러움과 신선함이 한껏 느껴진다. 가지런히 놓여있는 산마는 어떻고? 당장 먹을 수 있는 요리도 아닌데, 요리가 내 앞에 떡하니 등장한 것처럼 '왜 이리 양이 작아?"하고 신경질을 내고 있었다. 먹어보기도 전에 양을 탓하는 아쉬움이 벌써 솟아 오르는 거다. 이 섬세함은 어쩌고. 붉은 참치 아래 깔린 이 녹색 야채는 식욕을 더 자극한다. 사진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그의 손끝에서 펼쳐졌을, 감동의 손놀림을 상상하며.

 



초콜릿 갈릭 페스토 도미 마쓰가와.
이름 한 번 길고 어렵지만, 보기만 해도 듣기만 해도 재밌다. 생선에 초콜릿? 이런 조화가? 흩뿌려진 초콜릿이 굉장한 비법을 가진 소스같이 보인다. 맛의 섬세함은 이런 것인가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하얀 도미살과 브라운 빛 초콜릿의 조화라니. 도대체 이건 무슨 일인가요?
 



 
사이쿄이소 소스 쇠고기 가지롤.
난 가지가 좋다. 그래서 편협한 내 취향대로 여기 또 나타난 가지 요리를 들여다본다. 뭔가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가지처럼 보이지 않는 이 요리가 재밌다. 일본의 된장인 백색 된장으로 만든 소스를 뿌려 먹는다는 것도 흥미롭다. 각국의 요리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문화마저 배울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또 즐겨 먹는 식재료까지 만나게 된다.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음식일수록 기대대고, 흥미롭다. 이 요리 또한 그랬다. 카시스, 그레나딘 시럽 같은 듣도 보도 못한 양념들을 만날 때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어, 셰프들의 비법을 전수받고 있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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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페이지에는, 그의 손가락이 많이 등장한다. 굵고 다부진 손가락 끝에서 만들어진 요리들은 어쩐지 맛있을 것만 같다. 일본 요리를 떠올릴 떄 초밥, 회 정도로 머무른다면 큰 오산이라는 것을 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아, 무지한 요리 상식이여. 믿음직한 오너 셰프의 요리만 봐도 우리는 많은 일본 요리를 만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진경수 셰프, 프랑스 레스토랑 <라 싸브어>





고집쎈 장인 분위기가 난다. 정통을 고집할 것도 같다. 웃음기도 없이, 일에만 열중하고 있는 그는 맛이 틀어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을 것 같다. '순수한 미각'에 '순수한 프랑스 요리'만 고수할 것이라는 것을 분위기를 통해서만도 느낄 수 있다. 보이는 대로 사는 사람답게 그는 일관성, 자신감, 심플함을 고집하며 레스토랑을 경영한다. 신뢰를 잃는 셰프가 되지 않기 위해 고집을 고수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프랑스 요리도 신기한 게 많다. 이건 아티초크 찜.
아티초크는 지중해 연안 바닷가에서 자라는 국화과 식물이란다. 꽃봉오리 부분을 따서 익혀 먹거나 갈아서 수프를 해 먹는단다. 통조림으로 판다고 하니, 집에서도 손쉽게 해 먹을 수 있을 것도 같으나. 사실, 진짜 맛은 셰프에게 맡겨야 하지 않을까? 뭐가 달라도 다를 테니 말이다. 색만 다르지, 혹 색을 뺀 무화과가 아닌가? 라고 살짝 착각한 요리다.




 
푸아그라 테린.
테린은 가금류나 육류, 돼지의 간, 생선, 게살 등을 갈거나 얇게 저며서 여러 가지 야채들과 버무린 뒤 직사각형의 틀에 층층이 쌓아 젤라틴처럼 굳힌 것이란다. 그걸 또 오븐에 굽는 모양인데, 이건 굽기 전 재료의 모양이다. 음, 푸아그라는 말로만 들어봤지 먹어본 적이 없다. 모양도 아름답고, 뭔가 달라보인다. 흥미와 구미가 당긴다.

 



갈릭허브크러스트를 얹은 양갈비 스테이크.
양갈비는 잘 조리하지 않으면 냄새가 난다. 하지만, 맛있는 곳은 살살 녹게 만들어주곤 한다. 그만큼 조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인데, 사진만 보고 있어도 맛있는 향이 난다. 아, 셰프가 만들어준 양갈비 구이를 레어로 먹는다면 얼마나 맛있을까? 잠깐 군침을 올려본다. 아무리 촘촘하게 써 있는 레시피라도 이건 못하겠다 싶다. 그래서 셰프는 장인이라고 할까?



 

구운 영계와 와인 소스.
어쩐지 쉬워보인다 생각해 머릿속으로 욕심을 내본다.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다소곳한 영계는 참 아름답다. 나이프를 들고, 배를 반으로 갈라 그 풍미를 즐기고 싶을 정도다. 닭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구운 영계라니. 간단하면서도 담백하고 맛좋은 요리는 언제든 환영이다!!

 

 


퐁당 쇼콜라.
녹아 흘러내리는 초콜릿이라는 뜻이란다. 와우, 만드는 과정이 참 아름답다. 얼마나 달까? 하지만, 후식은 달아야 하므로, 완성된 쇼콜라의 모양 또한 달짝지근하다. 샐러드, 메인 요리부터 디저트까지. 정말, 침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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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잘 모르는 사람도 괜히 동경하게 되는 프랑스 문화. 예술의 도시이니 만큼 요리 또한 섬세함이 느껴진다. 셰프의 손길로 탄생된 많은 요리들을 보니 더욱. 색과 맛. 그 조화는 역시 프랑스 요리에서도 빠질 수 없나 보다. 요리 하나 하나에 셰프의 고집 또한 보인다. 그 고집, 나도 먹어보고 싶다!

 

여경옥 셰프, 차이니즈 레스토랑 <루이>

 


사람 좋아서 무엇이든 맘껏 퍼줄 것 같은 셰프다. 다다다다 음식을 손질할 때 보이지 않는 손은 여느 중국집 사장님과 똑같다고 느껴지지만, 그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스타다. 고급스러운 중식 요리부터 서민적인 요리까지 두루두루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그. 불꽃 앞에서 타오르는 셰프의 맛 또한 궁금해진다.




불도장.
이것이 그 유명한 불도장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보양식. '고행을 하고 있는 기인들도 이 음식의 향을 맡으면 참을 수가 없어 담장을 뛰어넘어올 것이다' 도황 황제가 불도장을 맛본 후 읊은 시란다. 닭가슴살, 송이버섯, 해삼, 전복, 돼지목살, 오골계, 샥스핀, 마른 관자, 도가니, 배춧잎까지. 이건 레시피를 보고도, 절대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육해공 재료들이 한 곳에 모여 춤을 춘다니. 흑. 과연 그 맛은 어떨까? 화려한 색은 아니나, 그 속에 담긴 것들은 너무도 화려하여 눈을 뗄 수가 없다.


 


발채 소스 전복.
발채는 중국 티베트나 몽골 등 고원사막 지대에서 봄철에만 자라는 이끼류란다. 이것을 말려 물에 불린 뒤 사용한다는데, 와우 이끼까지 쓰다니. 이 발채라는 이끼의 비밀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 비밀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귀하다는 전복과 만나는 것인지. 이미 알고 있는 중식 요리는 너무 짧은 지식이라는 게 느껴진다. 역시, 끝없고 다양한 세계는 어디에나 있는 법인데 우리는 너무 갇힌 정보 안에서만 버둥대고 있는 것 같다. 

 



통멜론 연시 시미로.
이것 또한, 특이하다. 디저트라고 하는데. 시미로는 열대작물인 카사바의 뿌리에서 얻은 식용 녹말 성분인 타피오카로 만든 디저트란다. 타피오카는 우리가 흔히 '버블티'라고 부르는 음료에 들어 있는 쫄깃한 알갱이라고 한다. 멜론과 연시의 만남? 어쩐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거기에 알지 못하는 재료까지 더해진다. 중식 요리의 후식 또한 익숙치 않아 신기하다.




 
파파야 멜론 코코넛 제비집 수프.
샥스핀, 전복과 더불어 중국 3대 진미라는 제비집. 제비집은 워낙 고급 요리라, 이 스프는 어떤 맛일까 상상만 해본다. 파파야와 제비집? 이것도 어쩐지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역시 셰프는 만나지 말아야할 것 같은 재료를 만나게 하는 재주가 있는 걸까?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면서도 믿게 만드는 것이 셰프의 능력이며 재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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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중식 요리들이 등장했다. 짬뽕, 자장면, 탕수육 등 기본적인 요리부터 생소한 요리까지. 역시, 사람은 알아야 한다. 수많은 요리 중 엄선해서 소개했다고 하니, 그럼 더 많은, 더 다양한 요리들이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다.


셰프들의 요리를 훔쳐보는 내내 재미있었다. 배가 고프기도 했고, 혹시 이런 것은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괜한 자만을 부려보기도 했다. 그리고 우선 먹어봐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셰프의 요리는 셰프에게 부탁해야 한다. 그들이 많은 음식을 내어놓았지만, 그들이 직접 만든 요리가 아니라면 그것은 아류작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국의 음식을 만드는 셰프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또 한 번 배운다. 세상의 많은 것들에 대해서. 세상의 많은 요리들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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