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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리얼리스트
스콧 슈만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자, 패션에 관심은 있으나 우리가 보는 잡지의 패션들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명품으로 치장한 늘씬한 모델들이 잘 계획된 세트장 안에서 영화처럼 움직인다. 예쁘다라는 탄성이 나오긴 하지만, 생활 속에서 과연 저렇게 입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곤 한다. 보기에 좋은 스타일이지만, 입기엔 어려운 스타일이라는 말이다. 그런 목마름을 스콧 슈만은 알았던 것일까? 하루를 살아도 스타일있게 사는 사람들을 모아 모아 책을 만들었다.
http://www.thesartorialist.blogspot.com/ 이곳, 그의 블로그를 방문한다면, 책 속에서 본 사토리얼리스들과 책에서 볼 수 없었던 사토리얼리스트를 만날 수 있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그곳에 있는 인물들이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간혹, 패션 관계자나 모델들도 등장하지만, 사실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들이 더 많다. 단지, 자기 스타일을 멋스럽게 표현할 뿐. 나만의 스타일을 갖고 싶은가? 그럼, 이 멋스러운 사람들을 구경한 후, 고민해 보자.





난 나이가 들었어도 멋스러운 사람이 좋다. 과하지 않지만, 자기만의 향기를 뿜어내는 사람. 아~~ 정녕 이들은 사토리얼리스트였다. 백발이 창창해도, 얼굴에 주름이 가득해도 흐트러지지 않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창조하는. 이 외에도 444p에 멋스러운 할머니를 올리고 싶었으나, 찾을 수 없었다~ 흑. 밀라노에서 만난 우아한 여성. 그녀의 매혹적인 눈빛과 은빛 머리는 정말 닮고 싶은 세월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 가끔은 남성적인 느낌을 한껏 뿜으며, 감히 나를 건들이려거든 한 대 맞을 줄 아시오. 라고 협박할 수 있는 스타일을 좋아한다. 그리고, 정말 사내 아이처럼, 개구쟁이처럼 한껏 매니쉬한 스타일을 뽐내고도 싶다. 아 그녀들의 길쭉한 다리와 가는 허리란. 역시 키는 그렇다치고 살이라도 열심히 빼야, 내가 갈망하는 스타일을 입어볼 수 있지 않을까? 올 블랙으로 치장해도, 남자양복을 입은 듯 나서도 조금 더 세련되어 보일 수 있도록. 검은색 킬 힐이나, 운동화, 워커를 신고 거리를 활보하는 멋진 여자가 되고 싶다. 으흑.




가끔은 이렇게 사랑스러운 스타일도 좋다. 한껏 여성스럽게 치장을 하고, 기분 좋은 금요일을 맞이한 것처럼. 혹은 사랑하는 남자를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섹시하고, 귀엽게, 우아하고, 청순하게. 아~ 한가지 키워드를 가진, 그리고 그 키워드를 품고 자신을 스타일링한 이 여인들에겐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파리에서, 뉴욕에서, 밀라노에서 그들을 포착하고 멋지게 잡아낸 스콧 슈만! 그는 어떤 눈을 가진 것일까? 잡지 속에서보다, 일상에서, 트렌디한 거리에서 익숙한 그녀들의 독특함. 와우~ 빛나는 사토 리얼리스트!













슈트를 잘 차려입은 남자는, 섹시하기 그지없다. 남편이 슈트에 대한 열정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슈트는 남자의 자존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이듦이나 젊음에 상관없이 잘 차려입은 슈트를 입은 남자는 섹시하고 사랑스럽다. 이들은 풍겨나오는 분위기도 독특하다. 이들은 단지 책 속에서 발견하는 단편일 뿐. 이들 말고도 섹시함을 뿜는 남자들이 가득하다.












난 이들의 자유분방함이 좋다. 누더기 바지를 걸치고 모자를 눌러쓰고 담배를 피우는 노인의 정체는 거지가 아니라 랄프로렌 통합서비스 부서에 근무하는 멋진 남자라는 사실. 치마를 입는 남자, 의사 가운을 자기식대로 입은 남자,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진 13살 짜리 꼬마. 꽃을 든 남자, 색을 자유자재로 소화한 남자. 아 이들은 멋지지 않은가? 담배 한 개피를 물어도, 뭔가 팍팍 느껴지는 이들. 거리에서 만나면 한 번쯤 다시 쳐다볼 이들. 그들의 일상은 얼마나 멋진가?

아!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 스콧 슈만의 딸! 그녀 또한 스타일리쉬하다. 꼭 찍은 저 발을 보라. 가디건, 빨강 치마, 금빛 머리~ 으흑. 그녀는 아빠의 유전자를 타고난 것일까? 어쩜 이래.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책.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아 이런 스타일도 있군. 이렇게도 매치가 가능하군. 이런 분위기를 낼 수 있군. 유행을 잠시 머리 속에서 지우고, 그녀, 그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토리얼리스트가 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으리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유쾌해질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