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학 - 미국인도 모르는 미국 이야기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박상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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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서 산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많은 것이 바뀌고 빠르고, 융통성 없는 고향이 되어 있다면 헛! 그거야 말로 심신이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영국에서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 온 빌브라이슨. 변해버린 도시와 새로운 문화에 참을 수 없는 불편함을 느낀다. 인간미는 떨어지고, 상업화되어 버린 미국에서 그가 찾는 것은 무엇일까? 

화난다고 소리를 지르거나 싸우지 않는다. 유연하게 대처하고 웃는 얼굴로 말하지만, 그 속에 담긴 뼈있는 행동과 생각들. 재밌게 꼬집고, 즐겁게 비판하고 칭찬할 것은 칭찬한다.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곤욕스러운 것은 터무니없는 요리 이름이다. 뭔가 있어보이기 위해 꾸며놓은 것 같지만, 요리 하나 먹자고 치뤄야 하는 과정들이 너무 힘들다. 동네 카페에 가서 좌석 안내를 받지 않고 맘대로 자리에 가서 앉았다. 좌석 담당 매니저는 자리를 안내할 때까지 기다렸어야 하지 않겠냐고 훈계한다. 규칙화된 사회. 융통성 없는 사회. 

비행기에 탑승하고 가족들의 좌석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는 걸 알았다. 스튜어디스에게 2살, 4살 난 어린 아이들과 같이 앉아 있을 수 있도록, 자리를 바꿔줄 수 있냐고 묻는다. 규정상 절대 안 된단다. 어린 아이들을 따로 따로 혼자 앉힐 수밖에 없단다. 결국, 아내가 아이들을 위해 자리를 찾아 나선다. 다음번에는 탑승권을 잘 확인하고 탑승하라는 스튜디어스 말에 이젠 이용할 일이 없을 거라는 것과 칼럼에 이 사건을 싣겠다고 말한다. 유머스럽게 그는 항공사가 어디였는지를 밝힌다.
 
정크 푸드가 일상화 되어 있고, 소비를 부추기는 광고의 홍수, 필요하지 않는 것들을 사대는 사람들. 볼보에서 컵홀더가 없는 자동차를 출시하는 바람에 자동차 내부 디자인을 바꿔야 했던 사건, 정부기관이라는 CIA, FBI의 어이없는 실수와 행동들, 콜레스테롤 수치 때문에 죽을까봐 걱정하면서 운전할 때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집 안에 총기를 아무렇게나 놔두는 사람들. 자동차 렌트와 세금 신고서의 복잡한 과정 등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어떤 사회든 맹점은 있기 마련이다. 비판이 비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행동과 생각을 변화시킨다면 그 비판은 비판다운 비판이 될 것이다. 빌 브라이슨처럼 유쾌하고 재미있게 사회를 비판한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심각한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을
빌 브라이슨을 통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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