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란의 다카포
호란 지음, 밥장 그림 / 마음산책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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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바에서 술을 마시며, 김윤아가 너무 좋다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바 안에서 물끄러미 컴퓨터를 하고 있던 주인장.
"호란도 멋있지 않아?"
친구 왈, "호란은 '섹'한 면이 강하잖아요. 너무 섹시해요."
김윤아는 그냥 멋있다는...


섹시한 여자에 대한 경계일까? 아니면, 고정관념 때문일까?
사회적인 통념상 섹시한 여인은 단지 섹시할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여인은 섹시함에 지적인 의미까지 부여하고 말았다.


연예인이 쓴 책은 잘 읽지 않는 나로서는, 호란의 책에 왜 손이 갔는지 모른다.
작년에 구독했던 맨즈헬스에서 호란이 자기만의 서평을 기고하곤 했었다.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고, 휙휙 넘기면서 이 여자 글도 쓰는구나라고 지나쳐 버렸다.
그런 글들이 모였다.


한마디로, 멋진 서른을 달리고 있는 여자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이 예사롭지 않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생활과 성격이 들여다 보인다고 했던가.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며, 열정을 사랑하는 그녀는 숨기지 않고 말한다. 언젠가는 칠푼이 같은 화장도 벗어 던질 것이라고. 섹시한 이미지를 뒤집어 쓰고 사는 그녀는 분명 세상의 시선이 불편한 것이다. 그녀는 똑똑하고, 글도 잘 쓰고, 책도 많이 보고, 자신이 하는 일에 당당하다. 뭇 여성들이 부러워 하는 조건을 갖춘 그녀의 피땀 어린 노력도 글 행간행간에 숨겨져 있다.


의사 부모를 두었지만,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었던 엄마를 펭귄이라고 놀리던 자신을 되돌아보며 후회하고, 섹시한 이미지의 뿔을 쓴 채로 정작 자신이 보여줘야 할 것들은 감춰지고 있지 않는가 생각한다. 한글과 한복을 사랑하고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를 좋아한다.


사람은 들여다보고, 만나보고 겪어 볼수록 알 수 있다.
단번에 그 사람이 다 알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자신만의 도돌이표로 시작하고 또 시작하고 또 시작한다.
끝날 줄 모르는 그녀의 인생과 열정은 계속 되겠지.


자신의 생각과 꿈을 당당히 표현하는 이 여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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