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다리 - 제1회 문학의 문학 5천만원 고료 소설 공모 당선작
우영창 지음 / 문학의문학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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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미스의 삶과 그녀의 삶 속에서 나타나는 사회상과 생활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영업을 하거나 고객을 만나서 씨름하는 사람이라면, 상황들에 절대적으로 공감할 만한, 동료이면서 적인 서로의 의중을 살피는 날이 선, 대화는 사실적이다. 작가가 증권계에서 날리던 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증권계에서의 생활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녀의 삶은 자유분방하다. 자유분방함 속에도 그녀만의 원칙은 존재한다.

직장 상사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성 애인이 따로 있다.
사랑이라고 감히 말하지 않으면서도 사랑을 담아 주는 그녀는, 강하면서 여린, 여리지만 강해야 하는 한국 사회에서의 직장인이다. 주가에 울고 웃는 삶을 사면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고 중심을 유지하는 것은, 그녀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욕망에 빠져들다가는 자신이 파멸할 것이라는, 그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그녀는 욕망에 발을 담그다가 적절한 순간에 발을 빼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유지한다.

성과 돈은 가장 기초적인 욕망이며,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그 사이를 오가며 줄타기를 하는 그녀의 모습은 전혀 위태로워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자신의 감정을 잘 포장하고 숨길 줄 아는 그녀이지만, 가끔 등장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그녀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장치가 된다.

사학과를 나와 회사에서 이른 명퇴를 당한 후, 별 볼일 없이 전전긍긍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그녀에게 던진 말은 꼭 경제학과를 가라는 것이었다. 경제학과를 가야 성공할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은 그녀의 가슴에 박혀 지금까지 그녀를 지배하고 있다. 성공은 그녀에게도 크나큰 성취였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이루어 주고 싶은 꿈이었을 지도.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들여다 보면 대부분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소설 안의 삶들은 우리의 삶과 같다.

돈과 욕망 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성과와 실패를 오가며 낙오되고 살아남는다. 위를 바라보고 오르다 보면, 아래로 내려와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가끔 우리가 그렇게 좇던 것들이 죽음이라는 허무한 이름으로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그 슬픔 속에서도 세상은 어떻게든 굴러가고 빈자리는 누군가가 채워가기 마련이다.

삶의 굴레를 증권세계의 한 여자를 통해서 밀도있게 전하고 있는 하늘다리는 오랜만에 호흡을 길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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