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독립한다 - 지금 독립을 꿈꾸는 여자들에게
윤하 외 지음 / 미디어일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어떤 독립을 꿈꾸고 있나요?
독립을 꿈꾸는 모든 이여.
당신이 생각하는 독립은 환상에 지나지 않을지도 몰라요.


언젠가 친구가 내게 말했다.
"서른이 넘는 남자가 부모랑 사는 건 이상한거야. 그런 남자는 매력이 없지. 그런 남자와 연애를 하는 건 좀 끔찍해."
독립의 의미는 무엇일까? 온전한 성인이 되는 것일까? 누군가의 능력을 보게 되는 것일까?

나야말로 지난 3년간 독립을 꿈꿔왔다.  아이가 있고 남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 엄마에게, 아빠에게 나의 부모에게 독립하지 못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독립하려면 나에게 많은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여자, 아니 많은 사람들은 독립을 꿈꾼다. 혼자만의 공간을 갖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환상적인 일인가. 나를 간섭하는 이 없고, 아무 때나 홀딱 벗고 벌러덩 누워있다고 탓할 이가 있는가. 먹고 싶을 때 먹고 하고 싶은 것을 한다고 욕할 이가 있는가. 내가 좋을 대로 나의 시간과 공간을 마음껏 쓸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나, 독립한다>에서 말한다. 독립은 쉬운 게 아니라고.

우리가 꿈꾸는 혼자만의 공간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독립에는 돈이 필요하며 자립하고자 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나를 책임질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독립은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을까? 모두의 독립이 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독립을 꿈꾸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인형같은 집에 멋진 가전제품과 맛있는 음식이 언제나 제공되는 나만의 공간은 돈을 싸들고 태어나지 않은 이상, 꿈일 뿐이다.


지긋지긋한 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자와 동거를 시작한다.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월세를 따박따박 내긴 하지만, 어쩐지 깨끗한 독립은 아닌 것 같다. 깨끗한 독립을 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작은 집을 구하자 현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필요한 것은 다 돈이요. 청소와 빨래에 밥과 반찬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독립은 내 부모를 돌아보게 한다. 미련하게 산다고 손가락질 하던 내 엄마의 희생으로 등따숩고 배부르게 살아오면서도 불평만 하던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의처증이 심해서 날 죽일지도 모르는 남자에게서 독립하자는 마음을 갖는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보복이 두려워서 자립이 두려워서 이혼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이혼해주지 않으려는 남편에게서 벗어나는 것은 끈질긴 인내와 시간과 돈을 필요로 한다. 남편에게 생활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살았다면, 사회에 나와서 밥벌이를 하겠다는 용기 또한 큰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나와 아이를 지키자 하는 독립은 어떤 선택보다 소중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이혼녀를 보는 사회의 눈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는 용기 또한, 쉽지 않은 것이다.

장애를 가진 여자의 독립은 경이롭다. 독립을 하겠다는 의지뿐만 아니라 혼자 할 수 있다는 건강한 마음가짐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나약해 지는가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한다. 쉽게 물러서고 쉽게 포기하는 우리는 그들의 독립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지는 게 싫은 알량한 자존심 때문일 것이다. 나도 안되는 데 감히 네가?

하지만, 한다. 장애가 있어도 그들은 혼자 서고 싶어한다. 생활에 필요한 도움은 받을 지언정 혼자만의 시간을,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것은 누구나 똑같다.
 
퇴직 후에 독립. 나를 심드렁하게 생각하는 남편과 다 키워 놓은 자식을 훌훌 털어버리고 일주일에 며칠쯤은 독립을 한다. 너를 키웠으니 나를 대접해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나는 이제 쉴 시간이 필요하니 나를 독립시키겠다 라는 멋진 생각은 누구나 본받을만 하다.

누구에게나 휴식은 필요하다. 그 휴식을 누릴 권리가 있다. 독립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여덟명에 여자들의 각기 다른 색깔로 독립을 말한다. 독립은 선택이다.

이것을 포기하면, 다른 것을 얻게 된다.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고 그 선택을 내가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독립 또한 나의 선택이고 나의 자유이다.

한결같이 말한다. 기회를 잡아라. 그 기회가 왔을 시 망설이지 말아라. 시간이 지나갈수록 나약해질 뿐 독립의 기회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라고...

나는, 이제야 한 발 나아갔을 뿐이다. 내가 돈을 벌게 되었고, 분가를 해 나의 살림을 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엄마가 돌봐주고 있다. 아직도 반쪽짜리 독립을 하고 있는 나는, 완전한 독립을 꿈꾼다.

그렇다. 독립은 한 발 나아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완전한 독립은 될 수 없다.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익숙해질 수 있어야 한다. 천천히 이별을 준비해야 하고, 천천히 홀로 설 준비를 해야한다.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되어, 진짜 독립을 할 수 있게...

 
나는, 어떤 독립을 꿈꾸고 있는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 주는 책이었다. 독립을 꿈꾸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진정 독립을 꿈꾸는 여자들에게 건전한 독립을 위해...

펼쳐라. <나, 독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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