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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식당, 사랑을 요리합니다 ㅣ 고양이 식당
다카하시 유타 지음, 윤은혜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4월
평점 :
가끔 상상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는 순간을. 돌아올 수 없어 기억으로만 그리워 해야 될지도 모르는 순간을. 때때로 보고싶어 눈물을 삼키는 순간을.
삶은 무한한 것 같지만, 어느 사이 끝나게 되고 삶이 오래 지속될 수록 만남보다 떠남을 더 많이 마주하게 될 테다.
<고양이 식당, 사랑을 요리합니다>를 읽으면서 내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들이 떠나고 난 후 남겨진 내가 마주할 순간을, 불가항력적이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을.
너무 갑작스레 이별을 맞이하게 된 사람들이 추억의 밥상을 차려주는 고양이 식당에 찾아간다. 추억이 깃든 밥상을 받고, 식사를 하고 있으면 볼 수 없지만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밥상이 식기 전까지.
애틋하고, 짧고, 사연있는 상황들이 만화나 동화같은 전개였는데 예측 가능할 법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결국 삶은 유한하지 않으니 지금, 이순간 사랑하는 이들에게 잘하자라는 마음으로 도달하게 된다.
갑자기 닥친 이별.
누구도 감당하지 못할 이별.
그 시간을 붙잡고 그리워하고 자책하기 보다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이들을 더 사랑하라고 말하는 것 같은 이야기들.
만남과 헤어짐 사이에 등장하는 꼭 고양이들 자꾸자꾸 말하는 것 같다.
“이 순간을 소중히 생각해. 지나고 나버리면 후회할 수도 있어.”
만나고 싶은 사람과의 추억이 담긴 밥상을 먹고, 요리로 한 번 떠올리고, 찰나의 순간 만나게 되는 사랑하는 사람들. 죽고 나서야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하게 된다.
헤어지지 않는 만남은 없다. 그러니 만났을 때, 더욱 집중하고 살아야지. 늘 곁에 있을 거라고 믿고 싶어도 언젠가는 지나가 버릴 시간이라는 걸 자꾸자꾸 떠올리면서.
그나저나, 이런 신비로운 식당이 어딘가에 있다고 상상하며 사는 것도 따숩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