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 차례


1부 소박한 사람들을 위한 소박한 음식


제1장 내가 요리책을 쓰게 된 사연

제2장 요리라는 일, 꼭 수고스러워야만 할까?

제3장 익힐 것인가, 익히지 않을 것인가 : 생식(生食) 대 화식(火食)

제4장 죽일 것인가 죽이지 않을 것인가 : 육식 대 채식

제5장 복잡한가 간단한가 : 가공 식품 대 신선한 음식


2부 소박한 음식 만들기


제6장 조리법에 대한 일반 사실

제7장 아침 식사(breakfast)로 금식을 깬다(break fast)?

제8장 소박하고 든든한 수프

제9장 자연이 차려 준 식탁, 샐러드

제10장 활력을 주는 야채

제11장 허브와 양념

제12장 남은 재료로 만드는 캐서롤

제13장 빵은 무거운 음식이다

제14장 과일로 만든 달콤한 디저트

제15장 생수와 그 밖의 음료

제16장 먹을거리를 보관하고 저장하는 법


◉ 우리 인간은 특권을 누리는 동물이다. 우리는 소의 저녁 식사감이 되지도 않고 우리 아기들이 도살장으로 끌려가 잘려서 누군가의 저녁 식사 재료로 쓰이는 꼴을 당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지상의 모든 것에 연민을 갖고, 최대한 많은 것에 유익을 주고, 최소한의 것에 해를 끼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 나는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음식을 만들지, 포만감을 느낀 후에도 타락한 미뢰를 자극해 건강에 안 좋은 것을 포식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다. 배가 부르면 그걸로 충분하며, 그 정도가 과식하는 것보다 이롭다. 과식하면 병이 나거나 비만해지니까.... 배가 고플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극적인 양념을 넣지 않고도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소금과 양념이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만든다면, 소금과 양념을 넣지 말고 음식을 적게 먹는 편이 좋다. 아주 간단하지 않은가. 


◉ 좋은 요리라 함은 일상 생활에서 소박한 음식을 성실하게 준비하는 것이지, 희귀한 요리를 기교 있게 꾸며 내는 거을 말하지 않는다.


◉ 내 요리책에 포함될 조리법은 가능한 밭에서 딴 재료를 그대로 쓰고, 비타민과 효소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 가능한 낮은 온도에서 짧게 조리하고, 가능한 양념을 치지 않고, 접시나 팬 등의 기구를 최소한 사용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기로 결심했다. 음식은 소박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또 날것일수록 좋고, 섞지 않을수록 좋다. 이런 식으로 먹으면 준비가 간단해지고, 조리가 간단해지며, 소화가 쉬우면서 영양가는 더 높고, 건강에 더 좋고, 돈도 많이 절약된다.


◉ 우리의 식습관 일정표를 그려 본다면 가능한 이런 비율에 따르려 노력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과일 35퍼센트, 야채 50퍼센트(3분위 1은 녹색 채소, 3분의 1은 황색 채소, 3분의 1은 수분이 많은 채소), 단백질 10퍼센트, 지방 5퍼센트. 물론 꼭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 식습관을 가진다는 목표이다.


◉ 소로우는 말하지 않았던가. 단촐하게 하라. 욕구를 절제하면 짐이 가벼워질 것이다. 잔치하듯 먹지 말고 금식하듯 먹으라. 닥터 존 암스트롱은 ‘생일 잔치나 혼인 잔치 때일수록 마음을 끄는 식탁은 피하라’라고 했다. 축일이면 주부들은 녹초가 되도록 일하고, 과식한 이들은 배탈로 고생하지만, 우리 부부는 음식을 먹지 않고 물이나 주스만 마시는 것으로 위장과 음식 만드는 사람에게 휴식을 준다. 그런 날 우리는 어처구니없는 잔칫상에 항의하는 의미로 금식한다. 또 과식한 사람들의 폭식에 반대하고, 소화기 장애를 겪는 사람들과 음식 준비하는 사람에게 연민을 표하는 의미로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주부뿐 아니라 위장도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다. 또 우리는 일주일에 하루는 금식한다. 그날은 음식을 만들지 않는다. 나는 1년 내내 아침 식사는 조리하지 않는다. 봄이면 우리는 위장 청소도 할 겸 해서 열흘쯤 사과만 먹는다. 사과를 원하는 만큼, 또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먹는다. 그러ㅗ게 하면 금식할 때처럼 에너지가 고갈되지 앟아서 좋다. 누구라도 해 볼 수 있는 한 가지 음식만 먹는 다이어트인 셈이다. 


◉ 식사를 간단히, 더 간단히, 이루 말할 수 없이 간단히, 빨리, 더 빨리, 이루 말할 수 없이 빨리 준비하자. 그리고 거기서 아낀 시간과 에너지는 시를 쓰고, 음악을 즐기고, 곱게 바느질하는데 쓰자, 자연과 대화하고, 테니스를 치고, 친구를 만나는 데 쓰자. 생활에서 힘들고 지겨운 일은 몰아내자.


◉ 조리하는 것은, 심지어 보수적인 조리법까지도 음식의 생명력을 일부 파괴시킨다. 온도를 너무 올려서 생명력이 변질되거나 완전히 파괴된다. 조리한 콩에서는 새싹이 트지 않는다. 익히거나 통조림하거나 냉동한 음식은 방부제를 넣은 죽은 음식이다. 이것들은 몇 가지 열에 저항력이 있는 요소를 함유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효소는 다 파괴되어 버린다. 조리는 파괴하는 것이요, 재로 만드는 것이다. 음식을 조리하면 정말로 음식이 죽게 될 수 있다. 까맣게 불에 그을린 음식이야말로 죽은 음식, 화장한 음식이 되는 것이다. 오래 조리하면 재밖에 더 남을까. 생식 식이요법을 실천할수록 몸이 건강해지고 원기 왕성해질 것이다. 어떤 사람은 ‘날것’이란 용어 대신 ‘가열하지 않은 음식’이나 ‘생식’이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