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무늬와 빛깔과 향기가 있는 것이 모든 성장의 색채이다. 그 색채가 빛이 낳은 고통의 결과라면 찬란한 무지개는 그 고통의 절정일 것이다. 나의 성년식도 그러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런 색채도 그런 고통도 또한 그런 무지개도 뜨지 않을 것이다. 생의 중간에서 이미 마감이 다가오고 있으므로...... 그리워할 대상이 없이도 그리움이 사무칠 때가 있다. 그때가 내 안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 어둠이 호수를 천천히 지워갈 저녁무렵이었다. 


◉ 세상을 착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독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솔밭에 바람이 불면 솔 숲은 마치 찻물을 끓이는 것 같은 소리를 냈다. 잎을 몇 차례 우려낸 찻물처럼 여러 번 걸러낸 바람일수록 맑고 깊었다.


◉ 눈부처라면 눈동자에 비친 사람의 모습을 뜻하는게 아닌가.


◉ 은수자들이란 시선을 차단할 것들이 많은 세상을 버리고 혼자 사막이나 광야같은데 들어가 죽음보다 깊은 침묵으로 고독하게 수도생활을 했던 수도자를 말한다. 또 그래야 모든 시선이 흩어지지 않고 내면 속으로만 향한다는 것이다. 사막은, 그러므로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는 가장 고독하고 가장 외로운 곳이란다.


◉ 화두를 깨쳐 새처럼 허공에 발자국도 남가지 않고 훨훨 날아가버릴 수는 없을까.


◉ 애이불상 - 슬퍼하되 결코 감상에 젖지 않는다.


◉ 독해진다는 것은 자기 전 존재와 맞선다는 것이고, 그렇게 발견해 낸 자기를 지켜낸다는 것이고, 그 자기를 통해 세상을 구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 독하지 않아서 무너지는 삶들은, 착하기만한 삶은 노예의 삶인 경우가 많다.


◉ 네가 어디에 있든 작고 낮고 가볍고 그리고 느린 것들의 두 손을 번쩍 들어주며 그들의 이름을 크게 불러주는 사람이 되거라.


◉ 스님이란 무엇인가. 혈연의 이름을 버리고 세속에서 통용되던 때묻은 이름을 버리고 스승으로부터 받은 새 이름을 실천하기 위해 부단히 깨어있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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