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덕한 사랑, 그런게 있을까? 명백히 부도덕한 사랑, 그건 있을지 모를 모든 명백함이란 마치 지나치게 잘 짜인 거짓말처럼 의심스럽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부도덕함이 없는데 그것이 어떻게 명백할 수 있겠는가.

 

인연을 끊겠다는 사람일수록 마음 깊이에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강하다. 벗어나려고 하면서도 집착의 대상을 찾는 것이 인간이 견뎌야 할 고독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남을 위해준다는 것이 간혹 그렇게 자기 방식을 강요하게 되어 버리는 때도 있다.

오늘 특별히 힘들어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물론 나는 부주의했다. 몸과 마음이 상했고, 도덕적인 회오를 감당해야만 했다. 그러나 도덕에 대한 자의식으로 고통받아야 한다면 그것은 중절 수술이 아니라 사랑때문이다. 부도덕은 그를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 이미 함께 시작된 일이었다. 내게 고통스러운 것은 오늘 했던 수술이 아니라 내일도 지속될 사랑이며, 만약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면 술잔을 앞에 놓고 호들갑의 여분인 감상을 즐길 것이 아니라 자리를 박차고 떠나버려야 한다. 영원히.

내 몸은 태생의 규칙을 버리고 그와의 관계에서 파생한 새로운 규칙에 맞춰졌다. 여자의 몸은 과거를 쉽게 잊지 못하게 되어 있다.

내게는 처음이지만 그에게 처음이 아닌 일은 종종 있었다. 그는 내가 그를 알기 전부터 이 세상을 살아왔다. 그 세상 속에 아내라는 존재도 포함되어 있는 것뿐이다.

사랑은 그렇지가 않다. 언제까지나 지속된다고 확신할 수 없기때문에 배타적이 된다. 독점욕이 생기고, 그 독점욕이 구속을 낳는다. 그때문에 사랑 자체가 파괴된다 할지라도 그 덫을 피할 수는 없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와 결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부터 나는 확실히 달라졌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는 말은 그가 자주 하는 말이었다. 어딘가 다른 곳에 진짜 자기의 생이 있을 것만 같다고 말했다. 어느 장소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든 그 곳에 완전히 있지 않고 얼마쯤은 그만의 다른 생으로 가 있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그는 아내가 그의 인생에 선택적으로 동반하고 있는데에 쓸쓸함을 느꼈다.

그것없이는 삶이 엄청나게 불편하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머니의 잔소리는 지겨웠다. 잔소리란 듣는 사람 자신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옳은 말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사람을 짜증나게 한다.

사람의 가슴에 너무 오랫동안 쌓이고 눌린 짐더미는 종이 한 장의 무게만 더 얹혀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나는 아버지에게 짐이 저절로 무너지지 않는 한은 그대로 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해야 할까? 마침내 짐더미 밑에 깔려 허리가 부러진 아버지에게 다가가 도덕적 품격을 칭송하기 위해서?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신은 부도덕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기만은 부도덕한 게 아니라고 한 수 가르치려고?

가족이란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다. 아프게 깨물면 아프게 물린다. 그렇다고 가볍게 물었다가는 자칫 서로를 놓칠 수도 있다. 너무 세게 물면 끊겨버릴지도 모른다. 모든 사랑이 다 그렇듯이.

획일적인 개념의 틀이 누구의 경우에나 맞차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개념은 점괘와 같아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는 자기의 정형화된 사고 방식과 틀이 자신의 일상을 권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듯했다. 사랑에도 일일이 이유를 붙이려고 했다.

집사람을 의존하고 살면서 마누라는 지겨워 하는 군요. 그 두가지는 똑같은 역할의 양면일뿐이에요.

이 세상에 일방적인 관계란 없다. 아무 빌미없이 생겨난 짝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희망이 없다면 아무도 사랑을 계속하지 않을 것이다.

dove 컴플렉스.. 비둘기 암컷은 수컷한테 그렇게 헌신적이래. 그런데 일찍 죽는단다. 자기도 사랑받고 싶었는데 주기만 하니까. 허기때문에 속병이 든거지. 사랑도 그래. 내가 주는 만큼 사실은 받고 싶은거야. 그러니 한쪽에서 계속 받기만 하는 건 상대를 죽이는 짓이야. 인연을 맺는다는 건 참 끔찍하지 않니?

보통은 '헤어짐의 고통'이라고 말해지지만 사실은 '헤어지고 싶지 않은 미련'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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