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지드의 사랑>
남자란 늙은 아이에 지나지 않아요.
사람들은 자기가 쓸모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기쁨을 얻기 위해 무엇엔가 헌신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온전한 헌신이란 다른 사람의 칭찬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만 알려질 헌신이라야 하며 그분의 시선과 상만을 기대하는 것이라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겸손을 잘 가르쳐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믿는다. 내가 나에게 부족한 것을 가장 잘 알게 되는 것은 언제나 로베르의 곁에 있을 때이며, 그래서 비록 나는 하찮은 존재이지만 그에게 헌신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흐르는 물은 좋은 거울이 못 되지만, 물이 멈추어 쉴 때에는 사람들이 거기에 자기 얼굴을 비추어 볼 수가 있는 거지요.
제가 정열을 쏟아 사랑한 사람은 제가 차츰차츰 발견한 당신이란 분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었어요.
다시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은 과연 현명한 일인가. 현실에 구애받지 않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랑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어떤 의무나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고 사랑에 대한 회의론에 빠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느낌이니까. 사랑하는 순간.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이니까.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