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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은 알지요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김향이 글, 권문희 그림 / 비룡소 / 1994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주인공은 무당인 할머니와 함께 사는 송화라는 여자아이다. 할머니는 12살에 19살인 남편에게 시집을 와 17에 아이를 낳는다. 봉동이라는 이 아이는 송화의 아버지이기도 한데 무당인 어머니를 원망하며 집을 나가버린다. 그리고는 어느날 자신의 어머니 집 앞에 갓난아기인 송화만 내던져두고 소식이 없다. 그런 아들을 기다리는 송화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나 애처롭게 그려져있다. 엄마, 아빠 얼굴도 모르고 자란 송화 역시 불쌍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이 책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송화의 친구인 영분이 역시 마찬가지로 불우한 처지에서 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할머니, 송화, 영분이가 가진 아픔이 아련하게 느껴져 나 역시 마음이 아파왔다.
책을 읽으며 어른인 나 역시 잘 이해 안 가는 우리 말이 몇 눈에 띄어서 놀라기도 했다. 내용이 어른인 내가 읽어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송화 할머니가 겪었던 6·25니, 이산가족 이야기는 그다지 마음에 깊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 아픔을 아련히 느낄 수는 있었다. 직접 겪지 않아도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이것.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핏속에 그런 아픔의 기억이 유전적으로 흐르고 있나보다. 그런데 과연 우리 아이들도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나처럼 이 아이들도 막연히 슬픈 마음을 가질 것 같다. 이제는 서서히 잊혀져가는 이야기들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들. 물론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아니었지만 이렇게라도 동화책에서 다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참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송화라는 한 어린 아이에게는 해피엔딩이었을지 모를 이야기가 송화 할머니를 통해 미련을 남기고 끝이 난다. 하늘에서 모든 것들을 보고 있는 달님은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알 것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도 이 동화를 통해 이산가족의 아픔을 느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