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꼽티를 입은 문화 - 문화의 171가지 표정
찰스 패너티 지음, 김대웅 옮김 / 자작나무 / 1995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동화에 관하여 설명해 놓은 부분이다. 동화가 원래는 끔찍하 잔인한 이야기였는데 후대에 와서(특히 샤를르 페로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순진한 내용으로 바뀌었다는 내용이 바로 그 부분이다. 초기의 동화가 잔인하고 끔찍한 이야기였다는 사실로 보아서는 당시에는 동화를 지금과는 달리 당시 사회상을 기록하는 한가지 방법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기록으로서의 동화에서는 동화를 하나의 역사적인 문서로 본다. 예를 들어 계모에 대해서 해석을 할 때 심리학으로서의 동화는 계모의 등장을 하나의 상징으로 보고 그것이 아이들의 무의식에 주는 영향에 대해 해석한다면 기록으로서의 동화에서는 계모의 등장을 당시의 상황을 말해주는 하나의 현상으로 생각한다. 17, 18세기의 아이들은 좁은 집에서 많은 가족이 빽빽이 살았기 때문에 어른들의 성행위에 노출되어 있었다. 거리에서 행해지는 공개 처형등을 통해 폭력이나 잔혹한 행위 등에도 노출되어 있었으므로 아이들에게 그런 것들은 놀라운 것이 아닌 단지 힘들고 냉혹한 현실이었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냉혹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에 조금의 환상을 씌워서 들려주는 것 역시 별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원판의 동화에서는 ‘간혹 보이는 환상의 흔적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언제나 실재의 세계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당시의 동화를 통해 당시 사회상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사실주의의 요소 발견) 즉 동화에서 ‘거지들이 이야기에 가득차 있으면 그들은 변장한 요정이 아닌 정말 거지’인 것이다.
아마 현재까지도 아이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는 동화의 원판들의 이야기가 많이 순화된 것은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 당시보다 많이 나아져서 이제는 아이들에게 좀더 미화된 환상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만큼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신데렐라의 농민파본에서는 당시 사회에서는 매우 심각했을 영양실조라는 주제가 등장하지만 현재 아이들이 읽고 있는 ‘명작’ 동화인 신데렐라에서는 ‘영양실조’라는 주제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동화는 다른 민담들과 함께 ‘수세기에 걸쳐 진화하여 왔고 다른 문화적 전통을 만날 때마다 많은 변화를 겪는’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