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 어디로 갔을까 신나는 책읽기 3
이상권 글, 유진희 그림 / 창비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요새는 똥이나 오줌, 방귀가 소재가 되고 책의 제목이 되는 동화가 참 많다. 이 동화집도 똥을 소재로 여러 이야기들을 묶어 놓은 것이다. 차례를 펼쳐보면 차례에 나온 소제목에도 모두 '똥'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똥이 어디로 갔을까'부터, '아빠의 똥 이야기', '똥 먹는 개', '똥개 생각', '개똥참외'까지. 아이들은 똥 이야기를 좋아한다는데 나에게도 똥 이야기가 재밌게 읽히는 것을 보면 어른들 역시 똥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에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이 똥을 더러워하며 피하는 반면에 작은 생물들은 똥을 먹으며 소중한 목숨을 이어간다. 이 부분이 이 동화의 중요한 장면이다. 똥파리, 보통 파리, 노린내, 쇠똥구리, 말벌, 개미, 버섯은 단후의 똥을 맛있게 먹는다. '세상에 필요 없는 것은 정말 아무 것도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특히 똥을 거름으로 자란 버섯이 씨를 퍼트린다는 것은 똥이 새로운 생명 창조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서 똥의 소중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그렇게 똥은 자신을 조금씩 다른 생명을 위해 떼어주고는 사라진다. 그렇게 사라진 똥이 어디로 갔을까 하며 단후와 아빠가 똥을 찾는다. 똥은 다시 새로운 생명이 되어 자연의 일부로 순환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이 모두 똥?!)

똥을 소재로 한 동화는 아이들이 흥미를 끌기에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흥미에만 치우친다면 그것은 아이들의 기억 속에, 마음속에 남아있기 힘들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동화집은 아이들이 생각하는 똥의 이면을 생각하게 함으로써 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확장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화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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