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곳의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이 세계를 이끌고 갈 미래의 리더라는 소명감을 가진 듯하다. 그래서 장래 목표도 스케일이 크다.




☆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을 그대로 받아 마신다는 나라. 하루에도 몇 번씩 무지개가 뜨는 것을 구경할 수 있다는 나라. 영화 ‘피아노’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나라.




☆ 승아야, 선생님 말씀을 못 알아듣더라도 수업시간에 선생님과 꼭 눈을 맞추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선생님이 ‘아, 이 학생은 아주 열심이구나’하고 너를 인정하셔.




☆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고전과 가벼운 책들을 넘나들며 가리지 않고 읽었다. 선생님은 권하지 않았지만 그런 책을 읽는 것도 내게는 의미가 있었다. 한마디로 왜 고전이 좋은 책인가를 역으로 알게 된 것이다. 고전은 읽으면 무엇인가 배우는 것도 있고 가슴에 남는 것도 있었는데, 이런 가벼운 책들은 읽을 땐 재미있는데 읽고 나면 그걸로 끝이었다. 단어와 문장 또한 슬랭으로 가득한 가벼운 시리즈물보다는 고전의 고풍스럽고 격식 있는 단어와 문장이 내게는 더 읽는 재미가 있었다. 책을 읽으며 좋은 책과 나쁜 책을 구별하는 안목을 기르게 되었으며 나는 고전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잡식성 독서 기간을 거친 뒤 후일 중학교에 입학한 다음부터는 나의 독서취향을 고전과 현대문학으로 고정시키게 된다.




☆ 뉴질랜드 사람들은 자신을 ‘키위’라 부른다. 뉴질랜드에만 서식하는 뉴질랜드의 국조 ‘키위 새’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하는데, 원래는 영국계 뉴질랜드 인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마오리족이나 폴리네시안, 아시아 이민자가 아닌 뉴질랜드 백인 전체를 구분하는 말로 쓰인다. 복실한 털로 뒤덮인 키위라는 과일도 키위 새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 키위 새는 날지 못하는 새다. 그러니 천상 뉴질랜드에 뿌리내리고 살아야 한다. 마오리 족을 제치고 뉴질랜드의 새로운 주인 노릇을 하며 사는 백인들이 자신을 키위라 부르는 건 어쩌면 뉴질랜드의 영원한 터줏대감이 되겠다는 마음을 담은 것인지도 모른다.




☆ ‘Asian nerd'라는 표현이 있다. 알 두꺼운 안경을 걸치고 공부만 하는 따분하고 지루한 학생을 일컫는 말 ’nerd'와 ‘동양인’을 합친 말이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 온 학생들이 색깔도 취미도 없이 그저 공부에만 매달리는 것을 보고 이를 비꼰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동양인을 성공 외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속물로 보기도 한다.




☆ 공부를 마치고 한두 시간의 취침을 위해 침대가 있는 방으로 올라가 자리에 누우면 눈물이 흘렀다. 푹신한 침대 위에 내 몸을 눕히는 것, 그것 자체가 너무 감격스럽고 행복해서였다. ‘아, 좋아’이렇게 히죽대며 눈물을 흘리다 잠들곤 했다. 




☆ 배운 것은 최대한 빨리 복습해주는 것이 내 지식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걸 나는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영어단어를 방금 머릿속에 외우고 1시간 내에 다시 들여다보는 것과 하루 뒤에 들여다보는 것, 일주일 뒤에 복습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바로 해주면 99퍼센트 이상이 내 것이 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복습의 효율성은 70퍼센트, 50퍼센트 이하로 뚝뚝 떨어진다. 어차피 걷는 것으로 허비하는 시간인데 복습으로 최대한 유용하게 쓰자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 공부 효율을 위해 또 생각해낸 것이 ‘과목 짝짓기’였다. 비슷한 과목을 연달아 공부하지 않고 서로 다른 과목을 공부하여 지루함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를 한 다음에는 가학을, 수학을 한 다음에 일본어, 생물 공부를 한 다음에는 역사로 넘어가는 식으로, 서로 성격이 다른 과목을 짝지어 공부했다.




☆ 자신의 하루를 잘 살펴보면 누구나 이런 자투리 시간이 숨은 그림처럼 어딘가에 박혀있을 것이다. 이것을 모으면 티끌모아 태산이다.




☆ 뉴스나 토론 프로그램을 보다가 내가 직접 주제나 이슈를 골라 글을 써보는 연습도 했다. 이때는 자신의 실제 생각과 상관없이 찬성과 반대 양측 모두의 입장을 취해보기도 했다. 내가 실제로 반대의 입장을 갖고 있다면 이런 글을 쓰기가 난감해지는데, 자신의 주장을 남에게 설득시키는 훈련을 해보려면 이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머리를 짜내 내 주장의 근거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새로운 반박거리가 생겨난다.




☆ 과학은 폭넓은 탐구, 즉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 이상의 지식을 쌓는데 중점을 두었다. 학교에서 과학 수업은 테마별로 이루어진다. 즉 지난 학기에 ‘식물’을 배웠다면 이번 학기에는 ‘포유류 동물’에 대해 배우고 다음 학기에는 ‘전기’에 대하여 배우는 식이다. 새로운 주제가 잡히면 나는 가장 먼저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필요한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이번 학기 과학 수업의 토픽이 ‘우주’라면 도서관에 가서 ‘우주’에 관련된 책들을 모은다. 빌릴 것은 빌리고 복사할 것은 복사하며, 도서관 인터넷을 뒤져 책이나 잡지에 없던 새로운 정보가 발견되면 그것도 프린트해둔다. 이렇게 모아진 자료는 금방 한 보따리가 된다. 그것들을 집으로 가져와 공부하는 것이다. 일종의 폭넓은 예습이 되겠다.

 학기 중에는 선생님의 수업을 따라가며 세 가지 리스트를 만들어 정리했다. 즉 우주를 예로 들면 ‘빅뱅’ 초은하단‘ ’성협‘ ’행성‘ ’항성‘ 등 우주에 관련된 용어를 정리해둔 용어 리스트, 우주의 팽창속도 공식 등을 정리한 공식 리스트, 그리고 해와 달의 돌기, 조수, 계절변화 도표 등을 정리한 도표 리스트가 그것이다. 그 학기에 배우는 과학의 토픽이 무엇이든 매 학기마다 이런 식으로 용어와 공식과 도표 리스트를 만들었다.




☆ 스티그마(성흔)현상

-보여야 믿는다는 과학자들과 보이지 않아도 믿는 게 신앙이라는 종교인들의 주장




☆ 비디오나 DVD로 영화를 볼 때 반드시 자막이 나오도록 해서 보았다. 모르는 단어 혹은 멋진 인용구가 나오면 바로 그 자리에서 메모해두기 위해서였다. 음악에 관한 영하라면 내가 모르는 음악용어가, 공상과학 영화라면 내가 모르는 과학 용어가, 시대극이라면 내가 모르는 그 시대의 문화와 인물과 도시가 등장한다. 이런 것들도 모두 공부거리다. 




☆ 공부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배우는 사람의 입장이 되지 말고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이 돼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이것을 누군가에게 가르쳐 이해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공부를 하면 확실하게 내 것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시험출제자라면 어떤 문제를 낼까. 어떤 답에 만점을 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시험공부를 하면 시험 준비의 질이 달라진다.




☆ 하루만에 3500단어 외우기

① 묶음 1의 단어카드를 들과 앞과 뒤를 완전히 외운 뒤 한 장씩 옆에 쌓아둔다. 100장이 쌓이면 반복해서 한 번씩 더 외우고, 다 됐다 싶으면 책상 맨 가장자리로 밀어놓는다.

② 묶음 2의 100장을 ①과 같은 방법으로 외운 뒤, 묶음 1과 합쳐 200장을 다시 한 번 반복해준 뒤 책상 한쪽으로 밀어놓는다.

③ 묶음 3의 100장을 ①과 같은 방법으로 외운 뒤, 묶음 1과 2와, 3을 합쳐   300장을 다시 한 번 외워준 뒤 책상 한쪽으로 밀어놓는다. 묶음 4와 묶음 5도 같은 방법으로 한 다음 500장을 합쳐 외우는 것이 끝나면 책상 밑으로 그 500장을 내려놓는다.

 여기서 500장 묶음을 단위로 책상 아래로 옮기는 것은, 일단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골칫덩이들을 치워줌으로써 ‘이만큼은 해치웠다’라는 성취감을 주기 위한 것이다. 그 전에 100장씩 책상 한쪽으로 밀어놓는 것도 같은 효과를 위해서다.

④ 위의 ①에서 ③까지를 일곱 번 거듭하면서 카드 서른다섯 묶음이 모두 책상 밑으로 들어가게 된다.

⑤ 이것을 다시 모두 책상 위로 올려놓고 한 묶음씩 점검에 들어간다. 단어의 뜻이 생각나면 오니쪽, 잘 모르겠으면 오른쪽에 놓는다. 나의 경우 이때 700여 개가 오른 쪽에 쌓였다.

⑥ 왼쪽의 카드들은 상자 안에 집어넣고, 남은 700장을 100장씩 묶어 일곱 묶음으로 나눈다. 그리고 다시 ①에서 ③까지를 700장이 다 쌓일 때까지 반복해준다.

⑦ 책상 밑으로 700장이 다 내려가면 다시 올려놓고 한 묶음씩 점검에 들어간다. 단어의 뜻이 생각나면 오니쪽, 아직 모르겠으면 오른쪽으로 놓는다. 나의 경우 이때 120개가 오른쪽에 남았다. 왼쪽의 카드들은 역시 상자에 넣어준다.

⑧ 남은 단어를 위와 같은 방법으로 외우고 반복한 다음 다시 점검한다. 이때는 카드가 많지 않기 때문에 책상 밑으로 내려놓을 필요가 없다. 왼쪽의 카드를 상자 속에 넣고 오른쪽에 남은 카드를 가지고 다시 위의 과정을 반복하다.




☆ 나는 슬프거나 어려운 일을 혼자 감당해야 할 땐 내 맘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공상 속에서 시름을 잊는 습관이 있다. 어릴 때 영어 때문에 고생을 할 땐 유창한 발표로 반 아이들과 선생님을 놀라게 하는 상상을 했다. 체육시간에 럭비 경기를 하면서 키도 크고 운동 신경 좋은 아이들에 밀려 유난히 헉헉댄 뒤에는, 백일몽 속에서 공을 독점하며 멋지게 적진을 돌파해가며 극적으로 승리를 하는 내 모습을 그리며 우울함을 달래기도 했다.




☆ 섀클턴의 인듀어런스(Shackleton's endurance) 훈련

- 20세기 초 28명의 대원을 데리고 남극 탐험을 나선 섀클턴은 탐험 도중 바다 위를 떠다니는 얼음 속에 갇혔다. 끝도 없이 펼쳐진 얼음벌판 한가운데서 섀클턴과 대원들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극한상황과 대결한다. 통신도 가학기술도 열악한 환경에서 장장 537일을 생존해내고 섀클턴은 드디어 대원 전원을 데리고 무사히 귀환했다. 남극 정복에는 실패했지만 책임감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자기 관리와 조직관리로 대원 전원을 무사히 통솔한 그의 이야기는 리더십의 새로운 전설이 되었다. 탐험 당시 그가 탔던 배가 ‘인내’를 뜻하는 ‘인듀어런스’호였다.




☆ 이 날의 저녁식하는 매우 상징적인 것이었다. 선배들이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의 핵심은 바로 ‘service', 즉 섬김이었다. 우리들은 모두 선배들로부터 극진한 섬김을 받았다. 누군가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섬기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 ‘하카’-뉴질랜드 마오리족들이 전쟁에 출전하기 전 사기를 돋우기 위해 추던 전통춤으로 ‘한 영혼이 다른 영혼에게 넘겨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뉴질랜드의 올블랙이라는 럭비 팀이 경기 전에 항상 하카를 해서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 문장창고를 만들어라.

 좋은 인용구야말로 쓰임새가 많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어느 문제집에서 모든 악행은 응징돼야 한다(Every misdeed must be retaliated)라는 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그 근거를 대라라는 것이 나온 적이 있다. 실제로 이런 문제가 나온다면 나는 우선 ‘Disagree'로 나의 견해를 밝히고 ’간디‘라는 영화를 보다가 메모해두었던 그의 말 ’An eye for an eye makes the whole world blind'(‘눈에는 눈으로’와 같은 처벌방식은 온 세상 사람들을 장님으로 만들 것이다.)를 에세이의 시작으로 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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