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속에서 기침하는

벙어리 겨울나무처럼

그대를 사랑하리라

 

밖으로는 눈꽃을 안으로는 뜨거운 지혜의 꽃 피우며

기다림의 긴 추위를 이겨내리라.

 

비록 어느 날

눈사태에 쓰러져

하얀 피 흘리는 무명의 순교자가 될지라도

후회없는 사랑의 아픔

연약한 나의 두 팔로 힘껏 받아 안으리라.

 

모든 잎새의 무게를 내려 놓고

하얀 뼈 마디마디 봄을 키우는 겨울나무여

 

나도 언젠가는 끝없는 그리움의 무게를

땅 위에 내려놓고 떠나리라.

 

노래하며 노래하며

순백의 눈사람으로

그대가 나를 기다리는

순백의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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