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의 시
그러니까 우리 시대의
시를 쓰고 이해하려면
라캉을 알아야 한다고
그걸 모르면
유행에 뒤처진
시골 촌닭쯤 될까
너 같은 참새들
참 흔하고 흔하지
저 멀고 먼 프랑스의
철학자 라캉이
2024년의 한국 시와
대체 무슨 상관이냐
라캉 원전은 읽어는
봤냐 하긴 라캉이
번역 안 되었을 때도
평론에 논문에
써먹고 울궈먹는
인간들이 쌔고 쌨었지
그런 웃기는 시절을
지나왔다고, 알아?
어디서 주워들어
아는 게 정신분석이고
라캉뿐인가 봐
그 거울이며 상징계
뭐 뭐 뭐
자, 그만 되었고
거울 보면서
창피한 눈물이나
닦아 외국 이론
수입해서 팔아먹는
오파상 노릇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되었잖아 네 삶의
깊이와 주관으로
말하고 쓰고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