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에 맞서 길 위에 서다 - 민중의 카타르시스를 붓 끝에 담아내는 화가 홍성담, 그의 영혼이 담긴 미술 작품과 글 모음집
홍성담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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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홍성담의 불편한 진실에 맞서 길 위에 서다를 읽었다.

책의 판형이 큰데다 두께도 꽤 있어서 어떨까 했더니 300여쪽이 넘는 책에 거의 한장걸러 한편씩 화가의 그림을 모아 화집으로 돼 나온 책인것도 같다.

70년대에 대학을 나와 5.18 광주를 겪어내고 군부 독재시절에 학생운동을 했던 전력으로 고문을 당한 트라우마는 그림에도 죽 영향을 미치는 듯 전체적으로 강하고 어둡고 아픈 느낌이었다. 학생운동 당시 걸개 그림으로도 유명했던 화가는 지난해 세월오월이란 걸개그림을 광주 비엔날레에 전시하고자 주최측에 요청하는데 박근혜를 조롱한다는 이유로 출품을 거절 당했고 그런 거절 조차도 당당할 수 없으니 시장에게 주최이사장에게 결정을 미루는 꼴을 국민에게 보이기도 한다.

이런 몇몇의 그림들로 화가를 스치듯 알고는 있었지만 세월호 사건의 이면을 깊숙히 현실감있게 그려준것에 대해서는 이미 미수습자의 뼈들이 수습되고 있는 상황이라지만 잊어서는 안된다 하는 또 한번의 충고를 보는 듯하여 그의 노력 또한 같이 새기게 되었다.

차디찬 바닷물속 마지막 한숨을 쉬는 장면을 사진처럼 표현한 작품 앞에서 그때의 아이들의 절박함과 안타까움이 그대로 느껴져 먹먹함을 더했고 그 앞에 아무것 할 수 없었던 전 국민의 분노가 다시 살아 나는 듯 했다.

당장 우리앞의 불편한 일들이 하나둘씩 벗겨지는 글과 그림을 차근 차근 담았는데 애써 외면하던 문제들과 알고 있으면서 관심갖지 못한 많은 사건들에 붓을 빌려 깨어있으라 말하고 있었다.

특히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이야기는 읽을때는 지금 현재의 일본에 버젓이 살아있는 형태로 식민지시대의 국가주의와 전쟁준비를 그대로 재현하는것을 꿈꾸는 일본인들의 깔려있는 생각이 읽혀져 충격을 받았고

그 현실을 일깨우는 이야기의 한면인 그시절의 안중근과 이봉창 윤봉길은 한국국민에게 지금의 영웅의 그것과는 달리 많은 비판을 받았을거란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그시절에 대한 생각을 한번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다. 그런 시절임에도 나서고 일어나서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힘으로 지금의 나라에 있는것일진대..

더불어 4.3 사건때의 제주 만행도 다시 새기게 되었고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죽 돌아 볼 수 있었다.

그림이 현실문제를 비추는 도구로 화가에게 붙잡혀있는 상태라 그 모든 문제들을 담아내려니 화폭이 좁을 수 밖에 없었던것같고 어두운 그림들이지만 이렇게 같이 이야기 좀 하자는 그 마음이 책 읽는 내내 느껴졌다. 권력앞에 두려웠을 한 예술가가 오롯이 혼자 외롭게 겼어냈을 힘든 시간들도 생각되었다.

그런 무관심이 세월호나 거대한 사건 사고만큼이나 어쩌면 더 무서운 한국의 병이 아닐까도 블랙리스트가 난무하던 지난 정권을 지나온 우리가 느껴야할 부분이 아닌가도 떠올리게 된다. 어떻든 너무 큰 아픔이 있었지만 국민을 깨어나게 했다는 점에서 닭머리를 달고 있던 그네그림이 대단한 일을 한거 같긴하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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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7-05-16 1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싱그리님 요즘 흥미로운 책 소개 자주 해주시네요. 매번 잘 보고있습니다. 저도 그러고싶은데 당분간 이웃님들 리뷰 읽는걸로 만족해야겠어요. 다음 리뷰도 기대할께요 ^^

singri 2017-05-16 19:38   좋아요 1 | URL
책 닿는대로 읽기는 하는데 시이소오님의 리뷰가 없으니 뭔가 줄끊긴 연 같고 그렇습니다 ㅋㅋㅋ 주루루룩 리스트에 퍼묵퍼묵 하듯이 책 담는걸 해야되는데 ㅡㅡ 얼른 돌아오세요 시소님ㅁㅁㅁ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