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 비행기와 커피와 사랑에 관한 기억
오영욱 지음 / 예담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여행책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 (실제 읽고나선 혼자 정말 여행을 갔다온것처럼 행동할 때도 있지만 _ 어딜 갔노라 거기가 멋지고 좋았더라 뭐가 맛있더라 어디에서 이건 봐줘야 하노라 며 곳곳들이 상세한 지도와 상세한 설명과 상세한 사진들은 음 이래야지 갖고 다니기 편한 실용성 제대로의 여행서이지 하는 책(실제 여행을 하려면  이런책 두세권을 봐야함은 틀림이 없다) 을 만나게 되면서 그렇지 않은 책에도 약간 저 실용면을 일부러 확인하려드는 내 모습이 싫어서 어느시기부터엔가 여행기는 일부러 사서 읽지는 않게 되었다.
 
아마도 이런 이유 아닌 이유 역시 1년 반년 3개월 등등 틈틈이 국내,외로 나갈 기회가 있고 여행의 여유를 가질수만 있다면 여행기는 정말 다 좋지 않아? 라고 되물으며 다 읽어줄테다 이런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나처럼 휴가조차 2박3일 콕박혀지내는 업을 가진 사람으로선 그저 상상으로만, 과연 그렇겠지 하는 식의 부러움만 느끼고 언젠가 나도 가보고야 말꺼야 하는 오기로 그 언젠가를 기다리지만 어느새 언제 가져봤는지도 모르게 되버리는 오기를 떠올리며 현실에 주저앉아 또 한숨만 내쉰다 

그래서 내 특유의 이런 선입견을 버리게 하는 몇가지의 조건을 가지게 됐는데 그 조건들이란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여행기일 것, 복잡하지 않은 사진이 찍혀 있을것,  여행하지 않았는데도 여행한 것 같을것, 처음 듣는 곳일지언정 상상하게 할것. 정말 정말 중요한건 단순할것. 단순하지 않다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상상을 넘어선다는이야기

여행의 목적이 어떠하든간에 내가 어쨌든 구해 읽은 여행기라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서 딱 한숨자고난거 같은 편안한 상태를 만들고 읽고난뒤 내가 쉬고 있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는것.  글안에 내가 파묻혀 정말 그곳에 내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됐으면 좋겠다는 것.

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를 읽을땐 아 이책은 내가 사도 되겠구나. 딱히 글을 잘 쓴다고 느껴지진 않지만 (이것도 진짜 진짜 중요한데_-.. )그래도 그 나머지 것들. 복잡한 풍경들을 여러겹 붙여 놓았는데도 단순해지는 사진에 걸쳐 몇개의 선들로 연결되는 그림이 너무 좋아서 아 여기가 어딜까 저건 뭘까 거기까지 간다면 나도 해보고 싶겠다 뭐 그런 자질구레한 생각들과 조각난 그림들을 짜맞추며 포개고 나니 아 내가 거길 갔다왔구나 하는 느낌이 살아났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그리도 싫어하는 여행하는자에 대한 질투(!)를 또 한번 느끼고 떠난이를 그립게도 했다. 아 이런 마음이겠구나 이리 행복하겠구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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