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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강 배 한 척 외 - 2007년 제8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박민규 외 지음 / 해토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누런강 배한척 때문에 리뷰를 쓰게 된다.
몇일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꺽꺽 할 울음을 참는 아버지 표정이 자꾸 생각나서였겠지만 그 때문만이 아니라 왠지 요즘 아버지가 안스러울때가 많았다.
물론 엄마같이 살갑지도 않고 잔정이 없는 분이라 솔직히 자식들을 이해할때보다 이해못할때가 더 많으셨긴 하지만 아버지로선 아버지의 상황에서 제일 힘든 그 어린 시절에도 가족을 놓치 않으신건 확실했고 열심히 살으셨는데 그 힘들었던 지난 시간을 가족들은 이해하면서도 쉬 알아 주질 않는다.
박민규 아버지 같은 댄디보이 아버지의 모습이 우리 아버지에게도 있나 싶지만 잘 떠오르질 않는다. 그저 윽박지르고 고함치고 고집부리고. 그 성정을 바꿀 수 있을까 하고 정말 대들기도 많이 하고 싫을때도 많았는데 인제는 어쩔 수 없고 어쩌지 못하는다는 걸 알게됐다.
강이 자연스레 아래로 흘러가듯 아버지의 그런 강하던 모습도 이젠 약해졌다. 물론 그렇다고 그 고집이 어디 가겠냐만 그런 고집스런 성격때문에 그저 혼자 떠 있는 배같이 지내시는게 안타깝고 아래로 흘러가게 하는 잔물결이 돼드리지 못함이 아쉽고 거슬러 올라가게 하는 바람이 될 수 없음이 안타깝다. 우리 아버지에게 딸은 어쩔 수 없이 그런 존재. _-;;;;
희고
희고
눈부신 구절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만 덜컥 눈물이 났다
그냥 담배재가 떨어지는 상황을 표현한거 뿐이었는데 그 상황속에 있는 노인은 전혀 우리 아버지와 비슷한점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그냥 갑자기 덜컥 아버지가 생각나서 안쓰러운 마음이 온 감정을 지배하는 상태가 되버렸다. 놀랐고 당황했지만 오랜만에 오롯이 아버지를 온몸으로 생각하게 되던 순간이기도 했다.
침이 고인다와 분실물의 단편도 특히 재밌게 읽은 작품이다. 장편에서도 김애란은 엉뚱하고 재밌지만 역시 단편에서 힘이 확 실리는 기분이다. 그녀의 이번 소설집 사도 되겠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