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천장을 보며 생각했다. 꿈에서 깨어 한 시기의 끝자락에서 바라본 나라는 사람은 형편없었다. 말투도, 생각도,
성격도, 생활습관도, 전부. 나는 매순간 성장하고 있다고믿고 있었지만 어쩌면 착각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들었다. 내가 작게나마 이룬 것들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며, 돌이켜보면 몰라서 할 수 있던 것들이 태반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몹시 부끄러워졌다.

[핸드 밀에 원두를 넣고 달그락달그락 (여기가 가장 웃긴 부분)갈아서 커피를 내려 테라스에서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따끈한 물에 목욕을 할 수 있는 욕조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 세 가지외엔 바랄 것이 없다.]예전부터 바랄 것이 없다는 빵을 스스로에게 잘 쳤나보다.
어디 보자.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은 베란다 확장형이라 베란다, 즉 테라스가 없다. 안타깝네. 그나저나 핸드 밀이 다뭐야, 우리집에는 무려 고성능 원두분쇄기가 있다. 에스프레소용부터 핸드드립용까지 미세하게 크기 조절이 가능한유능한 놈이다. 그런가 하면 에스프레소 머신이 하나, 캡슐커피 머신도 하나 있다. 게다가 욕조까지 있다.
세상에나. 그럼 나는 행복하다못해 환희를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어디부터 잘못된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