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엘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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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이라고 하기엔 거창한면이 있지만 일기라고 하기엔 좀 너무 소박해지는면이 있다. 그 중간 어느쯤.

주인공의 과거와 더 이전 과거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심각한 일들이 쌓여지는데도 어쩐지 이해가 되는게 이상하리만치 신기하다. 내기준으론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일이 툭툭 일어나는데도 이야기로 풀어내는 과정이 좋았다. 딱히 좋을 이유를 못 찾는데도 이상하게 자꾸 읽고싶은 그런 슴슴한 매력.

나는 겪지 않았지만 치열했던 386세대 대학시절의 그것과 비슷한 열정의 흔적들도 읽을 수 있고 또 그 못지 않게 젊은 시절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여러 방황과 모호한 하루하루들이 떠오르는것이 겹쳐지는 것도 좋았다. 왜 요즘 이런 지나간 이야기를 흘려듣는게 좋은걸까? 아무튼.

하지만 작중 인물들이 정말 특이하긴했다.

흑인인 남편이 깜둥이 소리를 듣는 순간 아내인 앤이 그 이야기를 한 경찰에게 총을 쏜다. 그 경찰은 그 자리에서 바로 사망하고 흑인 남편 역시 다른 경찰이 쏜 총에 목숨을 잃는다. 그 일의 결과로 종신형을 선고 받은 이 친구의 감옥생활의 일상을 적은 것이 책의 후반부이다.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로 자신이 누리던 생활을 수치로 여기던 앤이란 인물이 세상의 부조리함에 조목조목 비판을 한다. 지금에선 부조리함이 부조리라고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어떤 가치의 정도들이 흐트러진 면이 많은데 그래도 60년대에 그들은 그 어떤 바른길을 위해 싸우려 했던 사람들인것이다.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라는 제목에서와 같이 그런 그즈음의 세대가 지향하고자 했던 목전의 시대가 이제는 멀고먼 이야기로 느껴진다하는 어떤 그리움 같은걸로도 느껴졌던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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