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양을 잃다 - 책과 인간의 운명을 탐구해온 한 편집자의 동서고금 독서 박물지
쓰루가야 신이치 지음, 최경국 옮김 / 이순(웅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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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국가적 소동이 나고 있다.

합계출산율(한 여자가 임신이 가능한 기간에 아이를 낳는 숫자)

0.7 이니 0.8 이니 평생 한명도 낳지를 않는 지금 시대를 보면

과거 아이를 둘 이상 낳으면 원시인이요 미개인, 사피엔스라고 불리며

가르치던 시절이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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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책을 누구에게 물려줄 것인가?

나 역시 종종 하는 고민이다. 외손자라도 보면 혹시 관심을 가지려나


 

 

책을 가지고 아무곳이나 펼쳐 읽어보는 점 치기식 권복


 

 

다독과 정독의 의미는?

하루 9센티 두께의 책을 읽는 이도 있는데, 어떤이는 3센티도 못 읽는다고

푸념하는데, 이 책의 두께는 2센티이다.

나야말로 하루 0.5센티 읽는 셈이니 비교가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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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누님들이 책 사이 사이에 끼워 넣은 은행 나뭇잎

생각도 나며, 넓적한 이파리를 말려 곱게 편지처럼 메모를 쓰던 기억도

생각나고, 에세이스트의 글 만큼 간략하고 때로는 싱겁게도 느껴지며

낯선 일본인들 이름을 보면, 어떤 때는 일본 역사도 한번 자세히 배워야 하는게 아닌가, 역사 속의 이름들의 무게감을 가지고 저울질 해보자는 생각을하다가 친일파니 매국노니 아직까지 잔존하는 이념을 생각하며 생각을 멈추기도 한다

일본에 의한 근대화 가 아니라 일본에 의한 강제적 근대화

이 말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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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 분량은 많지만

나에게 필요한 부분은 가운데 부분만 지극히 공감을 불러온다.

아마도 일본 문학에 어느 정도 정통한 입장에서는 좀 더 흥미있게

곁에 두고 읽어 볼 책이 될는지

 

일본인들의 번역은 엄청 경탄스럽긴 하지만 거기에 비한 한국의

인문학은 아직 범위를 넓히지 못하는 것 같다.

R&D 예산 가지고 말이 많은거 보면 인문학의 입지는 더 좁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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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갖고 싶은 꿈의 스피커가 뭐냐고 물으면

웨스턴 일렉트릭 15A 혼 스피커라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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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슬러 30년 가까이, 예전 강릉 참소리 박물관에서 처음 들어 본

웨스턴의 소리 충격은 참 대단한 것이었다.

그때만 해도 채널 디바이더를 제작해 멀티웨이로 가던 중이었으니

오디오적 교만함이 한창 높았던 때 였는데 ...

탄노이 GRF 메모리를 투 웨이 멀티로 울리며 기고만장하던 자뻑의

심사가 저 웨스턴 일렉트릭 15A를 접하던 순간

내 시스템이 왜 이렇게 초라해 보이던지.... 그 비굴함! 왜소한 초라함! 

지금도 그 소리를 못 잊고

언제나 꿈의 재현처럼 가슴 속에 품고 있다.

이제 세월은 흘러 공간의 문제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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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적 소리는 1940년대 완성이 되었다고 한다.

그 정점에 웨스턴 일렉트릭 시스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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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버스에 내려 입구에 들어가는 순간

내부에서 들리던 어느 가수가 피아노를 치며 라이브 공연하던 소리

그 착각이 진공관 앰프에 CDP로 울리던

마돈나의 <에비타> 뮤지컬 삽입곡 ‘You must go on’ 이었으니,

이층에 오르니 프랑스제 유리스미 스피커에 1kw급 매킨토시 앰프 모노 두 대로

음악이 나오는데도 곡명은 기억 나지 않는다.

그 스피커도 당시 3천만원대 였는데, 1층소리만 기억 나니 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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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후 다시 한번 갔을 때 들었던 흔해 빠진 Boney M

‘Rivers of Babylon’!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첫 부분의 밀려오는 시원한 파도 소리는

절로 해변가에 온 듯 시간이 느리게 가는 몰입의 실제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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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예술!

300B 싱글의 그 영롱한 시간 차 ! 배음의 맛도 모르며 

니들이 시간 예술의 맛을 알어!  그 광고 니들이 게 맛을 알어!

앰프가 300B 였다는 말이 아니라, 요즘 300B 논의가

눈에 띄어, 어디서 진공관의 황제 라는 말에는 현혹되어서 ... 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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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자작이나 개작을 하면 잠시 저 곡을 모니터하여 비교해 보곤 한다.

그때 들었던 그 감흥이 살아나는지, 첫사랑을 해보진 못했지만 강렬한 그 느낌이

이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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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다시 들어본 메모리 시스템의 멀티 소리는 더욱 초라하게 들리고..... -언젠가 동호회의 낯 모르던 분이 앰프 좀 봐 달라며, 룸에서 틀어준  케니-G의 색소폰 소리에 넋이 나간 듯 듣던 소리인데, 어쩌다 이리 되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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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예민하면 불편함도 많다. 실내에서 떠드는 소리가 스테레오로 들리고

집에서도 마눌의 실내화 끄는 소리가 적잖이 거슬린다.

당사자는 조심을 하는데도 오히려 그 소리가 더 거슬릴 지경이니

청각도 이쯤되면 참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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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나의 공간에 저 시스템을 들여올 날이

있을거라 여기며 지금의 알텍 소리도 본전을 최대한 뽑아가며

울궈 먹을대로 울궈내 본 뒤 내보내며,

스텝 바이 스텝의 오디오 단계를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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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버릇처럼 어김없이 새벽 3시반에 일어나 책을 읽다보니

밀독(密讀) 이란 말을 생각해 보게 된다.

하루에 한권씩 책을 읽으면 칠십 평생 25천권을 읽게 된다.

이틀에 한권 꼴이면 만2천권을 읽게 된다.

만권, 2만권 심지어 십만여권의 장서에, 몇 백만권의 도서관 책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가소롭고, 보잘 것 없고, 어이없는 자랑질인가!

위선이라고 까지 하면 낭만적 비판일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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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밑줄을 치는건 다음에 다시 볼 때 중요 부분만 보려는 욕심 때문이다.

그러다가 꼭 봐야 할 부분엔 포스트잇으로 상단에 표기를 했다.

이 포스트 잇(표식지?)도 길어서 풀칠된 일부 아래를 자르고, 윗 부분도 잘라야, 글자도 가리지 않고 상단에 걸치적 거림도 없게 된다.

길이가 짧은 제품은 상업적 수지가 안 맞아서 인지 아직 없다.

책갈피는 얇은 금장 제품을 이용하지만 실용성과 옛스러움은 2% 부족하다.

이런 불만은 꼼꼼한 독서의 한 단편인가!

꼬장 꼬장한 딸깍발이, 쫀쫀한 인간

(), (), (), (), 별말을 다 생각해봐도 신통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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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한 때는 오만을 넘어 누구도 내 후배들은 나를 넘는 독서를 하지 못할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타이트하게 독서를 할 때 나 역시 계속해 독서를 할 것이기 때문에 앞지르긴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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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음반을 사면 앞 뒷면을 모두 모니터 한다.

올려놓고 듣기만 하면 되니까 간단하다.

지인 중에는 곡명에 별 표식을 해서 맘에 든다는 표식을 해 둔다.

나는 힛트곡 앨범을 선택하니 별 표식이 많지 않다.

클래식으로 가면서 별 표식은 붉은 점 형태로 CD 위에 남게 되었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메모로 남기기 보다 밑줄로, 가끔 이런 공간에

남기는 것으로 삶의 흔적들이 자취를 남기게 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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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중 처세어록 - 경박한 세상을 나무라는 매운 가르침 푸르메 어록
정민 지음 / 푸르메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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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자 출신이라 벼슬도 한계가 있었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닦는 전통적 사상은 벼슬길 하고는 별 상관이 없는 듯하다. 현대인들이 성취라는 개념을 가지고 재단을 하는데서 자칫 이런 글들은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게 아닌가 생각케 한다.

정민 선생의 글들은 참으로 소박하고 간결하며 이해하는 노력 없이도 쉽게

가슴에 잘 닿는 글들이다. 그런 글빨은 아무런 수련의 노력 없이 생기는 것은 아니리라.

매 성어 하나 하나 마다 그 글귀의 어원들 하나 하나가 전혀 들어 보지도 못하고, 서점을 통해 검색을 해도 노출되지 않는 출전이라 학자의 내공 세계가 얼마가 깊을지 쉬 가늠이 되지 않으니, 읽어 가면서도 감탄의 경지가 저절로 교만의 싹을 수그러들게 하고도 남는다.

원문의 내용보다 해설이 없었다면 책은 접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 그 해석적 설명과 풀이가 훨씬 인상에 남아 몇 가지만 올려본다.

역시 삶의 여명기는 이러한 수양의 경지에서 고전 읽기로 마감해 나가는 맛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고질적으로 여겨지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 관련 약을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그럴때마다 백신을 맞으러 가고 채혈하러 다니는 병원의 간호사들이

살짝 놀란다. 그런데도 잠은 새벽 3시 넘으면 한번씩 꼭 깨어지니, 억지로라도 잠의 시간수를 채우려는 생각에서 이제는 그냥 거실의 불을 켜고 조간 신문과 더불어 두시간 정도의 독서를 하는게 익숙해져 그 장점의 맛을 느끼기 시작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언젠가는 종전처럼 5시반 기상이 되겠지 라는 희망과 함께, 아무런 기척 조차 없는 새벽 녘 독서의 맛에 보태져 열심히 밑줄도 긋고 별 표시도 하며, 포스트잇을 잘라 상단에 붙혀 놓는 작업을 한다. 이제 주문한 또 하나의 책이 오면 이 많은 책을 누구에게 물려 줄까를 생각할 때 오는 공허함도 해소 되리라 여기면서 말이다.

R&D도 중요하지만 일본 근대화의 밑바탕에 깔린 번역의 근대화처럼, 고전 번역를 통한 인문적 영감도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한소절의 영감에서 위대한 발멍을 할 수 있듯이, - 마치 사과 하나 떨어진 데서 법칙이 발견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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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 - 삶의 고비마다 나를 일으킨 단 한 줄의 희망
한동일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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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유교적 격언이나 로마 시대의 격언이나 무슨 차이가 있을까

서구적 컴플렉스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온 우리에게

로마 시대의 격언과 해설은 중요할 것이다.


<라틴어 수업>으로 유명하신 분 이다 보니, 나오는 책 마다 관심이 가게 되고

이 책 역시 처음엔 로마시대의 격언 모음 이라고 생각하며 구입을 하게 되었다.

 

읽어 가다 보니, 뭔가 큰 느낌이 없는데서 일종의 기만적 생각도 들었는데 한참을 읽다가 제목을 다시 보니 저자의 인생사에 영향을 미친 문구의 모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책의 모서리 단면을 모두 금장 처리한 것도 의아했지만 인생 문장 모음이라는걸 알게 되면서 부터는 모두 이해 할 수 있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제 사제직을 떠나 작가적 삶이 엿 보이는 저작물로써 곱씹는 의미로써 재독을 해 보면 더욱 가치가 있는 문장으로 다가온다.

 

모든 책이 그렇하듯이 다시 읽어 볼 부분 마다 붉은 밑줄과 한께 붙박이 종이로 표식을 해 놓았다. 책의 옆면 은 책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표식이 구겨지는 단점이 있어 항상 윗면에 표를 해 놓는다. 이런 표식이 많을수록 나에게는 가치 있는 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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