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책을 읽다가 파이드로스 편 일부를 읽고 리딩중, 소크라테스는 너무 능글맞아서 읽다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어제 아이가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한 시간만 책 읽고 자자 해서 나도 어쩐 일로 졸립지 않아 다섯 페이지만 읽고 자자 하고 침대 위에서 펼쳐들었다가 한 시간을 읽었다. 누가 나를 유혹하고자 내게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면_ 경우의 수를 대입해 누가 내 연인을 유혹하고자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면_ 그러면서 읽다가 설득이 하나도 안 되는걸? 뤼시아스의 연설은! 버럭 했다가 소크라테스가 파이드로스에게 뤼시아스의 편을 들어 같은 논의를 펼치는데도 이런 개소리를 설마, 하면서 또 버럭했다가 소크라테스가 벌벌 떨면서 매미 소리 한그득한 나무 아래에서 나 그냥 나 하고픈 말 할래, 이건 아닌 거 같아, 아무래도_ 라면서 두 번째 논의를 펼칠 때, 그걸 다 읽고난 후에야 아이참 하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민이가 불 끈다, 자자, 해서 책을 방바닥 아래로 내려놓는 순간 불이 탁 꺼지는 순간 므흣해하며 몸을 눕혔다.
어제 또 과식을 해서 새벽에 힘들어서 두 번이나 일어났다. 역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당분간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모가 어제 밥 먹는 동안 네가 새냐? 라면서 계속 이것저것 막 멕이려고 해서 장단 맞추어주다가...... 오늘은 종일 굶어야겠다. 다시 컨디션 회복하려면. 딸기 어제 한 바구니 먹는 민이 보면서 맛나나? 물어보니 맛난다, 왜 안 먹나? 해서 배부르다, 보기만 해도, 하니 그럼 내가 더 맛나게 먹어주지! 하며 하나씩 입에 넣는데 니는 왜 이렇게 귀엽노? 하니 에미 닮아 귀엽지, 해서 또 깔깔깔.
오늘, 메논까지 읽을 수 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