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명화 수록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72
투퀴디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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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던 냉전 시대에는 진짜로 전쟁이 일어날 듯한 분위기였다. 그렇게 조바심 내면서 살던 시절이 소련이 무너지면서 드디어 평화가 오나 싶었다. 그러나 미국과 소련의 핵전쟁 위협이 감소했을 뿐, 여러 나라들 사이의 전쟁은 계속 되었다. 각종 전쟁과 테러로 인해 수 백만의 사람들이 죽고 다쳤는데 인간들 사이의 평화란 참 쉽지 않겠구나 했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나라 간의 확정된 국경은 지켜지는 것이 굳어졌으나 최근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등으로 지구촌에는 다시 전쟁의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다.


사실 인간은 그 욕심과 망각 때문에 과거에서 교훈을 얻고도 또 똑 같은 행동을 한다. 비슷한 상황에서 그것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현재의 일들은 과거에도 수 없이 봐 왔는데 오늘날 강대국 간의 전쟁이나 대립은 이미 천 년 도 더 전에 비슷하게 일어났으니 그 한 예가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다.


이 전쟁은 간단하게 말해서 기존의 강대국이었던 스파르타에 신흥 강대국이었던 아테네가 대립하면서 일어난 전쟁이다. 이런 형식은 역사상에서 그동안 수 없이 봐 왔다. 나누고 절제하는 나라가 없고 모든 것을 독식하다가 힘을 기른 다른 나라에 또 모든 것을 독식하고. 그렇게 계속 새로운 세력과 다툼을 하는 것이 역사상의 반복된 일이었다. 과거를 통해서 교훈을 얻자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아테네는 잠재력이 있는 국가였다. 그것이 언제 어떻게 발현 될지 관건이었는데 역량을 드러낼 기회가 왔다. 바로 페르시아의 침공이었다. 이 전쟁에서 그리스 국가들은 단결해서 페르시아를 물리쳤는데 그 선두가 스파르타와 아테네였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아테네가 제국의 위상을 갖게 되자 스파르타가 불만을 갖게 된다. 아테네가 그리스 전역에 자신의 민주정을 확산 시키자 과두정이었던 스파르타에게는 위기가 되는 것이다. 


결국 기존 강대국이었던 스파르타에 신흥 국가인 아테네가 도전하는 모양이 되면서 나중에 전쟁이 터지게 되는데 이것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이다. 이 책은 그 전쟁을 기록한 역사책이다. 전쟁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전개가 된다. 때로는 스파르타가 이기고 때로는 아테네가 이겼다. 그들을 지지하는 각각의 동맹 국가들도 힘겨운 싸움을 이겨갔다. 전쟁만 한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평화도 이어졌다. 그러나 전쟁은 끝을 보자는 분위기였고 결국 페르시아의 지원을 받은 스파르타가 승리하게 된다.


사실 단순하게 스파르타가 아테네를 이겼다고 말하는 것이지만 당대 많은 나라들이 상관이 있는 전쟁이어서 국제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리스 동맹군과의 싸움에서 진 페르시아가 뒤에서 스파르타를 지원한 것은 잘 모른다. 페르시아의 입장에서는 비록 한 번 졌지만 국력이 완전 소진된 것은 아니었다. 이제 전면전을 하기 보다는 적들 내에서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었기에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전쟁을 잘 이용했다. 강한 군대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인구나 경제 면에서 약점이 있는 스파르타는 페르시아의 지원 덕으로 결국 승리를 한다. 하지만 전후 페르시아와 싸우게 되고 페르시아는 아테네를 비롯한 반스파르타 동맹을 맺어서 스파르타를 굴복 시킨다.


이 전쟁의 최후 승자는 누구일까. 단순하게 스파르타가 이겼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정체성이 약해지면서 스파르타는 계속 쇠락하고 아테네도 국력이 약해졌다. 그 난리 속에서 조용히 힘을 키운 나라가 바로 마케도니아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그 나라. 힘을 키운 마케도니아가 필리포스2세 때 그리스 전역을 손에 넣었고 그 뒤를 이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대제국을 건설하게 되는 것이다. 전쟁의 여파는 그리스 전체 도시 국가들 뿐만 아니라 외곽에 있던 페르시아나 마케도니아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의 오래된 전쟁이라서 잘 모를 수도 있는데 '투키디데스' 에 의해 쓰여진 이 전쟁사 덕분에 당대의 일을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작가의 고향이 아테네라서 아테네 편향으로 쓴 책이 아닐까 하지만 당대의 일을 비교적 중립적으로 객관적인 사관을 가지고 썼기에 오늘날까지 고전으로 대접 받고 있다. 


사실 이 전쟁은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것이 아니라 30년에 걸쳐서 전쟁과 휴전을 반복했고 각기 맺은 동맹도 많고 계기를 바꾸게 되는 전투도 많아서 사실 좀 복잡하다. 기본의 스파르타에게 아테네가 도전한 형식이 되었지만 그 상황을 외교적으로 잘 풀지 않고 전쟁을 택한 것은 결국 더 많은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다. 승자는 스파르타였지만 그 자신이 제국을 운영할 능력이 안 되어서 스파르타 제국이 오래 가지 못했던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리스 역사에서 유명한 고전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어서 그런지 국내에 출간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관한 책이 별로 없다. 그 와중에 이번에 새롭게 현대지성에서 나온 이 책은 그래서 귀한 책이다. 그리스어 원전에서 번역했을 뿐만 아니라 수 백개의 각주와 해설을 통해 내용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하고 명화, 지도, 연표, 연설 등의 자료가 풍부해서 책을 더 가치 있게 한다. 내용이 방대해서 쉽게 읽기는 어렵지만 차근차근 읽어 내려간다면 이 전쟁의 깊은 속살까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이 좋다.


#현대지성클래식 #고전책 #펠로폰네소스전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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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천재 고려 - 최강대국에 맞선 작은 나라의 생존 전략
이익주 지음 / 김영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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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기이한 행동으로 정책이 왔다 갔다 하면서 우리 나라 같은 수출주도형

나라는 여러 방면에서 힘든 시절이다. 사실 미국만이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고 우리 나라 또한 안 좋은데 미국 트럼프의 변덕으로 더 힘든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우리가 실리를 얻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중국과 일본이 틈이 벌어지고 있고 우리는 중립을 지키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보고 있다.

             

우리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들에 둘러 쌓여 있다. 한반도와 맞대어 있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바다 건너 일본과 미국. 이들 중 어느 나라도 우리를 함부로 못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들과 같은 반열이라고 할 수도 없다. 지리적으로 참 재수 없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지금만 그랬나 싶으면 그렇지 않고 그 정도는 약해도 과거에도 죽 있었던 일이다.


고조선 시절부터 조선 조까지 우리의 주된 갈등 상대는 북방이었다. 중국 본토의 한족과 더불어 만주의 거란족, 여진족 등과 많은 갈등이 있었고 때로는 국운을 건 전쟁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의 체급이 열세인 경우가 많았기에 늘 싸울 수는 없는 법. 적당히 달래고 협상을 해서 우리가 멸망 당하지 않게 해야 했다. 그것이 바로 외교다. 지금도 중요하지만 그 옛날에도 중요하다. 이 책은 오늘날에도 써먹을 수 있는 외교술, 그 중에서 고려의 외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우리 역사에서 조선은 여러 방법으로 많이 다루어서 좀 익숙한 느낌이 드는데 고려는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다. 최근에 드라마를 통해 고려의 자주성과 거란과 몽골 항쟁에서 보이는 군사력 등이 사람들 기억에 많이 남을 듯 싶다. 그러나 고려가 외교를 잘 했는 것을 아는가? 단순히 고려 군사력이 높았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교를 잘 했기에 고려라는 나라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거란과 몽골이라는 큰 세력을 어떻게 고려가 대했는지 이야기하면서 고려의 탁월한 외교술을 설명하고 있다.


우선 거란은 일반적으로 우리 발해를 멸망 시키고 고려를 침략해서 강감찬 장군에게 박살 났다

고 많이 알고 있다. 맞는 사실이다. 그러나 전쟁을 이겨서 평화가 지속된 것이 아니라 외교를 잘 해서 평화를 이룬 것이다. 사실 처음 거란이 침공했을 때는 그 유명한 서희의 활약으로 전쟁없이 오히려 강동 6주를 얻기 까지 했다. 그 이후 전쟁도 잘 싸워서 결국 마지막 결전인 귀주 대첩으로 끝을 낸 것이다. 


그러나 거란은 거란이다. 중국 송나라도 어찌하지 못하던 거란을 고려가 끝까지 이길 수는 없다. 계속해서 거란이 쳐들어오면 버티기 힘든 것이다. 그것을 알고 전쟁이 끝나자 말자 거란에 사신을 보내어 화친을 요청한 것은 바로 고려다. 적당히 거란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동시에 거란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고 평화를 얻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실리 외교다.


고려 중기는 거란이 쇠퇴하고 그 자리를 훗날 금나라로 불리는 여진이 치고 올라왔다. 당시 여진은 고려를 부모의 나라로 섬겼으나 점점 커져서 고려를 압박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이 스스로 황제국이라 칭하면서 중국도 압박하고 고려에도 군신 간의 관계를 요구했다. 당시에도 자주파가 있었지만 송이나 거란도 어찌 못하던 여진을 고려가 단독 방어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적당히 그들의 요구를 들어줬고 동시에 전쟁을 하기 어려웠던 여진은 그대로 고려와 화약을 맺어서 역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


고려의 역사에서 가장 큰 시련은 역시 몽골의 침략이다. 당시 고려는 무신의 난이 일어나서 무신이 집권하고 있을 때였다. 몽골과의 여러 공방전 후 무신 정권은 왕실을 강화도 옮기도 장기 항쟁에 돌입했다. 사실 말이 항쟁이지 전국은 초토화 되었다. 몽골에 맞선 이들은 무신 정권이 아니라 각 지역의 백성들이었다. 그들 덕분에 그래도 나라가 유지되었던 것이다. 아마 무신의 난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벌써 항복했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무신들이 물러나고 왕의 친정이 시작되면서 무의미한 항쟁에 대한 반대가 고개를 들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몽골에서 권력 투쟁이 있었고 운 좋게 당시 승자인 쿠빌라이를 편 들은 고려는 부마국이 되면서 그 무시무시한 몽골제국하에 살아 남은 몇 개의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이렇듯 실리 외교로 최대한 고려의 이익을 지키고 전쟁을 막았던 고려가 마지막에는 왕조의 운이 다하는 모양인지 상황 판단을 잘못하고 말았다. 몽골이 세운 원나라 말에 명나라가 새로 생기면서 당시 급부상한 신진 사대부들은 원을 배척하고 명을 따르려고 했다. 그러나 원은 예상보다 수명이 길었고 스스로 신하를 자처한 고려에 대해서 명은 철령위 설치 등 오히려 등에 칼을 꼽으려고 했다. 중립을 선언하면서 원과 명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었어야 한다. 그것은 거란이 흥할때 중국 송나라에 대해서 했던 중립 등거리 외교에서도 드러나듯이 철저하게 상황 판단를 했어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게 결국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세워지게 되는 하나의 배경이 되었다.


책은 고려의 역사 중에서 대륙의 세력과 어떻게 대처했을 때 나라를 보존하고 이익을 지킬 수 있었는지 여러 나라들과의 관계 속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런 여러 나라들과의 관계를 지은이는 '국제관계사'라고 이야기하는데 맞는 말이다. 우리는 늘 두 개 이상의 나라들과 여러 관계를 맺고 적절한 등거리 외교를 할 때는 이익이 극대화 되었고 단순한 외교를 할 때는 피해를 봤다. 지금 여러 강대국으로 둘러 쌓인 상황은 과거 고려의 외교 정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전쟁을 불사할 정도로 강력한 무력을 갖고 있긴 해야 하지만 전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서 외교를 잘 해야 하는 것을 책에서 역설하고 있다.


책은 어렵지 않게 잘 쓰여졌다. 고려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있어도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쓰였기에 고려의 역사 그 중에서도 외교사에 관심 있는 사람은 읽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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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왕관 - 유럽 왕실을 뒤흔든 병의 연대기
여지현 지음 / 히스토리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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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한 인물이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지에 대한 논쟁이 있긴 하지만 민주화된 현대보다 왕의 권력이 컸었던 과거에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절대자의 능력을 통제 했던 것은 바로 질병이다. 생명체는 어떤 존재이던지 병에 걸리게 되지만 한 나라를 경영하는 왕이 건강하고 안 하고는 역사가 달라진다. 좀 더 건강했다면 좀 더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해 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도 아쉬운 순간들이 몇 있는데 그 중에서 세종 대왕과 정조 대왕을 들고 싶다. 

조선 초 문물이 흥 했던 것은 세종 문종 치세로 끝이었고 세조 시대 이후로 그만큼 발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던 세종이 좀 더 건강했거나 더 살아서 좀 더 튼튼한 왕권을 물려줬다면 더 많은 제도가 발달하지 않았을까. 정조가 자신의 아들이 청년이 될 때까지라도 살아서 역시 제대로 된 왕권을 물려줬다면  그 뒤의 세도 정치가 오지 않고 결국 망국으로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이렇게 한 인물이 당대를 바꿀 수 있는 시대에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유럽의 여러 왕들의 예를 들면서 그들이 걸린 병으로 인해 결국 나라와 유럽의 역사를 바꾸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선 처음에 1차 십자군 운동으로 세워진 예루살렘 최후의 보루라고 할 '보두엥 4세'의 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는 이슬람 세력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던 왕국을 제대로 방어해 낸 왕이었다. 그런 그가 걸린 병은 한센병. 이른바 나병이라고 불리는 이 병은 현대에 와서 치료법도 생기고 더 이상 큰 병이 아니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에게 저주 받은 병이자 불치병이었다. 보두엥 4세는 그런 병이 있었지만 뛰어난 능력으로 왕국을 보존하면서 이슬람 세력을 견제했다. 그가 23살의 짧은 나이로 죽지 않았다면 왕국은 더 존속했을 것이다.


루이 14세는 흥미로운 왕이다. 프랑스의 국력을 크게 키운, 태양왕 이라고 불렸던 이 왕은 그야말로 질병 종합 세트라고 할 정도로 어릴 때부터 죽을 때까지 각종 병에 시달렸다. 보통 이런 경우 일찍 죽기 마련인데 의외로 76세까지 오래 살았다. 천연두, 홍역, 성병, 열병, 청력 상실, 항문 누공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병이 많았다. 그러면서도 프랑스의 정치적 위상을 높인 것을 보면 대단한 능력자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이렇게 병이 많았기 때문에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결과 의학과 관련 산업이 발달했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무료 치료를 확산 시켰다. 


영국의 최전성기를 만든 빅토리아 여왕은 혈우병의 인자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여왕이 그 병으로 고생 했다기 보다는 그 유전 인자를 전 유럽으로 퍼트린 장본인이다. 유럽은 왕실 간의 복잡한 혼인 관계가 있었는데 이 혈우병 인자가 그렇게 퍼진 것이다. 제일 유명한 것은 제정 러시아 최후의 황제인 니콜라이 2세의 아들이다. 혈우병에 걸린 아들을 살리기 위해 '라스푸틴'의 말에 현혹되어 국정을 소홀히 한 결과 혁명이 일어나서 제국이 무너지게 되었다. 아들이 혈우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유럽의 역사가 달라질 수도 있었던 것이다.


책은 이렇게 여러 왕들의 질병을 통해 역사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책에 나온 인물들이 질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도 역사의 흐름을 바꾸지 않았을 수도 있고 좋은 방향이 아니라 더 나쁜 방향으로 흘러갔을 수도 있다.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여러가지 요인이긴 하지만 왕의 역할이 컸던 당시의 시대상으로 볼 때 왕의 질병이 나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다.


왕의 질병에 대해서 잘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어서 흥미로운 주제였고 기대했던 책이었지만 읽기가 쉽지 않다. 비문이 많고 길게 쓴 문장도 많은 등 내용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글쓰기에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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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로스 - 세계를 손에 넣은 대왕의 도전과 정복의 리더십 그레이트 하모니 2
필립 프리먼 지음, 노윤기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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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알렉산더' 대왕으로 불렸던 헬레니즘 제국의 건립자 알렉산드로스. 그는 인류 역사에서 넓은 판도의 제국을 만든 여러 인물들 중에서 여러 모로 매력적인 인물이다. 오늘날의 서양 문명의 기본이 되는 그리스 로마 문명 중 그리스 문화를 넓게 전파 시킨 주인공이기도 하고 동서양의 문화를 융합하려고 했던, 거의 유일한 왕이었다.


그가 활약했던 시기는 기원전 350년경이다. 서기 100년이라고 해도 엄청 까마득한 시대인데 무려 기원전이다. 지금 봐서는 사실 감이 잘 안 잡힌다. 그만큼 오래 전에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과 북아프리카, 지금의 중동과 저 멀리 인도까지. 그야말로 대제국의 판도를 이룩한 영웅이다. 사실 넓은 지역을 차지한 정복자도 여럿 있지만 알렉산드로스가 그들과 차별 되는 점은 단순히 땅을 넓히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영토내에서 문물을 교류하면서 더 나은 삶을 살게 했다는 점이다.그는 자신의 철학을 실천할 여러 도시를 건설하고 이름을 '알렉산드리아'라고 지었다. 오늘날 헬레니즘이라고 부르는 이 제국에서의 모습은 훗날 몽골 제국의 각 지역에서의 활발한 교류를 연상케 한다.


이 책은 그런 알렉산드로스의 전기다. 정말 오래 전의 인물이지만 많은 문헌을 바탕으로 알렉산드로스의 진면목을 잘 살린 것 같다. 우선 책에서는 그의 아버지 '필리포스 2세' 에 대한 이야기부터 한다. 사실 알렉산드로스가 혼자서 대단한 인물이 된 것은 아니다. 그의 아버지 필리포스 대왕이 없었다면 덜 대단했을 수도 있다. 일단 필리포스는 그 자체로 대단한 왕이었다. 그리스 테베에 볼모로 갈 정도로 국력이 약했단 당시 마케도니아를 왕이 되자 국력을 키워서 강국으로 만든 인물이다. 마케도니아의 실질적인 부흥 군주라고 할 수 있다. 필리포스는 재능 있는 아들을 여러모로 후원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당대 최고의 석학 '아리스토텔레스' 를 알렉산드로스의 스승이 되도록 한 것이다.


알렉산드로스가 단순히 군사적인 재능이 있는 전략가가 아니라 인문학적 철학이 있는 균형감각 좋은 문무겸비형 군주가 되게 한 것은 그의 아버지의 공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는 아니지만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단순한 정복자가 아니라 위대한 대왕이 되는 초석을 마련한 것이다.


아버지 필리포스 대왕이 갑자스런 암살을 당해서 불안한 상태에서 왕위에 올랐지만 곧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하고 이어서 일어난 반란과 그리스 테베와의 전쟁에서 완승을 거둔다. 아테네와함께 그리스 강국이었던 테베의 몰락으로 곧 그리스 전역의 지배권을 확립하게 된다. 사실 마케도니아는 그리스의 일원이라고 여기고 있었지만 그리스의 여러 도시 국가들은 마케도니아를 야만족이라고 여기고 있었는데 알렉산드로스의 그리스 전역 통일 이후에 비로소 그리스는 알렉산드로스의 후예가 된 것이었다.


책에서는 이밖에 알렉산드로스의 활발한 대외 정복 활동을 지역별로 설명한다. 당대의 강국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도 승리를 거두고 시리아, 이집트를 정복하고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 진출해서 또 승리하면서 유럽과 아프리카, 인도에 이르는 그야말로 대제국을 건설하게 되는 여러 모습을 차근차근 잘 설명하고 있다.


흔히 인도를 점령하러 갔다가 열병에 걸려서 사망한 걸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인도에서 죽은 것은 아니다. 인도에 가서 초기에 승리를 하긴 했지만 지속적인 전쟁은 중단했다. 오랜 원정에 지친 그의 군사들의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강력히 원했기 때문이다. 그는 인도 원정에서 돌아온 이후 여러 일들을 하고 갑자기 죽었다. 고열로 인해 죽었다고 하는데 아마 인도에서 말라리아 같은 풍토병에 걸린 것이 아닌가 추측을 한다. 기원전 356년에 태어나 기원전 323년에 죽었으니 32살의 젊은 나이였다. 


나이가 젊기도 하지만 후계를 두는데 큰 신경을 안 써서 그의 사후 제국은 분열되었다. 사실 그의 능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그가 왕이 된 이후 오래 걸리지 않아 대제국을 건설했다. 그래서 그 큰 영토를 효율적으로 통치할 사람이나 제도가 정비가 되지 않았고 후계자도 지명하지 않았기에 비록 헬레니즘 제국을 건설했지만 하나로 이어지지 않고 점점 더 분열되었다. 하지만 그가 이룩한 헬레니즘 문화는 제국의 영역으로 널리 퍼져서 크게 번성했다.


책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일대기를 여러 자료를 통해 얼마 전에 있었던 사람인 것처럼 오늘날에 잘 되살리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참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느꼈다. 강인하지만 여린 면도 있고 교활하면서도 관대하고 강력한 무인의 능력이 있지만 인문학적 소양도 갖추고 있고. 사람 보는 눈이 똑 같은게 그의 사후 많은 인물들이 알렉산드로스를 하나의 롤모델로 여겼다는 것을 보면 다른 위대한 군주와 차별 되는 멋진 인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역사상 오래 전의 인물이고 우리가 위치해 있는 동아시아와는 큰 관계가 없어서 언급이 그리 많이 되는 편은 아니다. 국내에 출간된 책들도 그리 많지 않은데 이번에 나온 책은 지은이가 인물 전기를 잘 쓰는 '필립 프리먼'이다. 작가 이름만 보고 읽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책이라서 알렉산드로스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35654)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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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해
호우 지음 / 리니테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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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거의 멸종된 호랑이를 주제로 한 그림집인데 그림이 생생하게 살아있고 선명한 느낌이 드네요. 무섭기도 하지만 반가운 마음도 들고 그림 자체가 보고 있으면 입체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 그림이 연필로 그려졌다니 놀랍습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감상하면 더 좋을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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