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 개정증보 3판
서중석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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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위해서 외우는 것만 아니면 역사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기본적으로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가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데다가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많으니 이 역사야말로 우리가 꼭 읽어야 할 분야가 아닐까 싶다. 역사를 바르게 보는 눈을 기른다면 세상을 보는 눈도 더 넓어질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는 찬란하던 때도 있었고 굴욕적인 때도 있었는데 1945년 일제로부터 광복해서 새로운 공화국을 건설한 이래로 70여년 동안 그전시대 역사에 비해서 엄청나게 사건도 많았고 발전 한것도 많았고 사람들의 인식도 극과 극을 달리게 되는 일도 많았다. 그것은 요즘도 마찬가지라서 오늘날의 1년이 옛날의 10년만큼이나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 1년이 과거의 10년 바탕 위에 일어나는 것임을 사람들은 잘 모르는것 같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와 자유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고 처절한 투쟁을 통해서 얻어진 것이다. 광복 이후에는 너무나 끔찍한 일들이 많았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현대사는 안타깝게도 냉전의 한복판에 있었기에 민족상잔의 전쟁도 있었고 독재의 그늘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정확하게 역사를 본다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것을 일어났다고 하거나 나쁜 짓을 했는데 안 했다고 하는것은 역사의 진정한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다. 역사를 바로 보지 못한다면 또 다시 그런 실수를 되풀이 하기 때문이다. 우리 현대사는 공화국을 건설하는 그 시점에서부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바로 분단이다. 일제의 패망으로 인해서 광복이 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왜 우리가 분단이 되어야 했던가. 일본이 아니고. 마침 그때는 미소의 대립이 시작되면서 냉전이 본격화 되던 시기였다. 일제의 항복 이전에 소련이 한반도에 진입했던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불운이었다. 미소의 협의에 의해서 38선을 경계로 남과 북으로 나누어졌는데 그것이 결국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책은 8월 15일 광복이후 국내의 흐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처음에는 여운형을 중심으로 한 건국 준비 위원회가 전국적으로 설립이 되면서 나라를 새롭게 세울 기틀을 잘 마련하고 있었다. 그러나 남북으로 나라가 두동강나고 북한은 북한 나름대로 단독 정부를 수립할려고 했었고 남한은 이승만의 주장으로 점점 단정이 기정사실화되어가고 있었다. 이승만은 확실히 인물이긴 했지만 고집이 쎄고 무엇보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었기에 스스로 대통령이 될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한반도의 통일 정부 대통령보다 남한만의 대통령이 되고자 했으며 결국 그 뜻을 이루었다. 이승만이 단정을 주장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기에 그럴수도 있다고 여기지만 그가 역사에 큰 죄를 지은 것은 친일파를 옹호하고 독재를 한 것이다. 


미국에서 활동한 탓에 국내에 큰 자신만의 세력이 없었던 이승만은 자신에게 절대 충성할 세력으로 친일파를 뽑았고 친일파는 해방후 죽을 고비에서 새롭게 반공투사로 태어나게 된다 그리고 이들 세력을 바탕으로 독재에 들어가서 수 많은 사람들을 상하게 했다. 이승만이 무능한 것은 한국전쟁을 봐도 알수가 있다. 그저 자신의 목숨을 보위하는데 급급했고 그 와중에 헌법을 고쳐서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를 하려했다. 전쟁 중에 일어난 많은 석연치 않은 정치적 살인의 최종 책임자는 이승만이다. 


그런 이승만도 국민의 요구로 결국 쫓겨나게 된다. 그러나 이승만을 쫓아내고 그 권력을 갖게 된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어떤 것을 해 볼 시간도 없이 박정희에 의해서 쿠데타가 일어나게 된다. 바로 5.16 정변이다. 혼란스럽던 당시 사회를 정돈하기 위해서 군이 나섰다곤 하지만 당시 사회는 점차 안정화되어가고 있었다. 그것을 박정희가 뒤엎긴 했지만 소수의 무리였는데 그것을 막지 못한 당시 장면 정부도 무능하긴 마찬가지였다. 박정희가 구국의 일념이 진심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행동은 미덥지 않았다. 한일 협정을 무리하게 추진해서 오늘날까지 한일간에 큰 문제가 될 일을 했고 사회를 철권으로 통치를 했다. 경제 개발에 성과가 있었다곤 하지만 말년에 경제는 무너지고 있었고 그것이 결국 박정희 정권이 망하게 되는 한 요인이 되었던 것이다. 박정희는 이승만의 독재를 보고 잘못된 것이라고 여겼다고 하는데 정작 그 자신은 그보다 더 한 독재를 하고 있었다. 3선 개헌을 통해서 더 이상 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뒤엎고 유신체제를 통한 무한독재의 길로 넘어갔다.


이승만이나 박정희나 자신의 정권에 위협이 된다고 했을때 전가의 보도처럼 내민것이 바로 반공과 공산당때려잡기다. 멀쩡한 사람을 공산당으로 몰아서 처형하고 있지도 않은 사건을 간첩사건으로 조작해서 수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그들이 나라를 위해서 대통령을 오래 하겠다고 하는것이 허구임이 이것을 통해서 드러나는 것이다. 그들의 정당성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것에서 이미 깨진다. 어떤 대통령도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 죄없는 사람을 죽여서는 안되는 법이다. 이들의 몰락은 예견되어 있었지만 그 기간이 너무 길어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 죽어갔다.


책은 이승만 박정희 시대의 정치사를 객관적이면서 바로 볼 수 있게 잘 쓰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는 일들이 다반사였던 시대를 자세하면서도 쉽게 잘 이해하게 쓰고 있다. 오늘날 지난 세월을 그리워하는 태극기 부대가 왜 어떻게 생겼는지를 잘 이해하게 하고 있고 단순하게 정치사만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사나 문화사도 같이 서술하고 있었서 전체적으로 바라 볼수 있게 한다. 여러 자료와 사진이 있어서 이해하기 더 쉽게 하고 있고 글 자체가 어렵지 않게 잘 쓰여 졌다.


우리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국민이 주인인 공화국을 건설한지 70년이 조금 넘었다. 추상적이었던 민주주의를 많은 위정자들이 더렵혔고 그 더러워진 민주주의를 우리 국민 자신이 싸워서 지켜냈다. 그것이 지금 자유를 누리는 대한민국이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지켜냈는지 어떻게 억압을 당하고 그것을  견뎌냈는지 지난날의 역사를 알 필요가 있는데 다른 어느 책보다 이 책을 추천한다. 역사의 앞면과 이면을 소상하게 살피면서 진정하게 역사를 바라볼 수 있게 해서 좋고 반세기가 넘는 많은 사건들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고 그 의미도 잘 알려주고 있어서 우리 현대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책이라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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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철학자의 문장 하나쯤 - 1일 1철학 사유의 시간 1일 1교양
데니세 데스페이루 지음, 박선영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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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철학은 가라! 각 철학자의 중심되는 생각을 몇개의 문장으로 알수있게 하는 책이네요. 그들이 말한 짧은 문장속에서 진정한 사상을 느끼게 하는 책이라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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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 -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이 밝혀낸 요청과 부탁의 기술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지음, 우진하 옮김 / 부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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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들은 자신만 잘나서 그런것이 아니라 적절한 도움을 받았기에 성공하는것인데 아무나 도움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기에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것이 중요한데 이 책은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려주는 책이네요 원만한 사회 생활을 하는데 큰도움이될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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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살 돈이면, 상가주택에 투자하라 - 인생 2막의 기초 자산, 월세 받는 건물주 진짜 노하우
Andy Kim 지음 / 제네베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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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좋지 않은 것이 뭐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하강국면이 길어지면서 금리도 낮아져서 시중에 여유 자금이 넘치고 있다. 그런 판국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경기가 심각해지는 형편이라서 더욱더 금리를 내리고 있다. 그래서 은행에 돈을 넣어봤자 큰 수익을 보지 못하기에 많은 자금이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실 부동산은 올랐으면 올랐지 폭락한 적이 거의 없다. 서울을 비롯한 5대 광역시의 중심가에 세워지는 아파트는 청약 당첨이 되면 그걸로 시간이 지나서 크게 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계속 오르고 또 오른다.


그러나 이 이제는 너무 올라서 실제로 거주하기 위해서 사기도 힘들고 차익 실현을 위해서 투자하기도 쉽지 않은 가격이 되버렸다. 뭐든 적당해야 하는데 30평대가 10억 20억 하면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사겠느냐는 말이다. 차라리 그 돈으로 작은 빌딩을 사서 '건물주'가 되는 것은 어떨까? 평소때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던 것이었는데 그 생각을 하고 좋은 수익을 내는 사람이 있었나 보다.


이 책은 아파트 살 돈으로 상가주택에 투자해서 거기서 나는 수익으로 노후 보장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상가주택에 대해서는 큰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잘만 투자하면 이만한 알짜 수익이 또 어디있을까 싶다. 아파트는 1억에 사서 5억까지 올랐다고 해도 팔려야 돈이다. 게다가 직접 실거주를 하고 있다면 매매가 그리 간단치가 않다. 하지만 상가주택은 내가 그 건물에서 살면서 상가에서 나오는 월세로 수익을 낼 수가 있는 것이다. 아파트만큼은 오르지 않아도 매월 이자를 받는 것처럼 수익을 얻는 다는것이 매력적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비싼 건물을 소유하는 방식이 기사화된적이 있다. 10억짜리 노후한 건물을 사서 리모델링을 한 다음 몇년이 지나서 20억 30억을 남기고 판다는 것이다. 이때 10억을 다 내가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내 돈은 몇억만 있고 나머지는 은행 대출로 충당을 한다. 결국 몇 억을 투자해서 수십억의 차익을 얻는 것인데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우리가 상가주택을 생각할때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책은 우선 부동산에 관한 세금문제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돈을 들여서 건물을 매입하거나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을 하거나간에 재산이 늘어나면 거기에 따르는 세금이 있다. 이때 세금이 어떻게 부과되는지 절차를 잘 알아야 거기에 대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매입 단계부터 보유 단계, 매각 단계까지 단계별로 각 세금에 대한 설명을 한다. 


부동산을 취득했을때 내는 세금이 제일 우선일텐데 개인일때와 법인일때의 세금 실익 비교를 통해서 선택에 도움을 주고 있다. 부동산을 소유했을때는 종부세가 크다. 이 세금을 냈을때 실질 수익률에 대해서 이해를 잘 할 수있게 설명하고 있고 주택을 여러채 보유했을때 임대 사업자로 등록한다면 어떤 장단점이 있는가도 면밀하게 살펴야 할 문제다.


세금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면 이제는 미니빌딩 건축주가 되기 위한 실전 가이드다. 먼저 리모델링을 할 것인가 신축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설명한다. 상태에 따라서 선택해야겠지만 초보자들은 리모델링을 할때 좀 더 유리할꺼 같다. 이밖에 시공 단계에서 무엇을 챙기고 점검해야하는지를 잘 알려주는데 실질적인 예를 들어가면서 우리가 맞이할수있는 여러 문제들을 풀어주고 있다.


상가주택이 어떤 것이고 어떤 장점이 있는가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잘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상가주택을 리모델링 하거나 신축하거나 해서 실질적인 주인이 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무엇을 알아야하는지도 잘 알려주고 있어서 이해에 도움이 된다. 사실 이런 직접적인 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어떤 매물을 선택하느냐도 중요하다. 아무 곳이나 싸다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교통이나 주거 환경, 면적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부동산을 매입해야 하는데 이것은 스스로 발품을 팔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이 책과 여러 도움 되는 정보를 융합한다면 인생 2막의 든든한 자산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정독 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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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사이드 클럽 스토리콜렉터 83
레이철 헹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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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졌을 때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영원히 사랑해' 다. 죽을 때 까지가 아니라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주가 끝나는 그때까지 사랑하겠다 뭐 그런 뜻인데 영원이라는 말은 긍정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영원히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꼭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소설 속 구미호나 뱀파이어처럼 수 백 년을 산다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잘 안 간다. 지금의 인간은 100년만 살아도 오래 살았다고 하니.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역사의 시초부터 지금까지 강렬하게 이어오고 있는 원초적인 갈망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늙지 않고 아프지 않고 오랫동안 사는 것. 사실 이것이 실현하기 힘든 것이기에 꿈을 꾸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현대 과학의 발달로 인해 조금씩 그 꿈에 다가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평균 수명도 길어지고 있고 질병에 안 걸리고 노화 방지하는 기술도 늘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100년 넘게 사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그런 인간의 오래된 욕망을 기본 배경으로 전개되는 내용이다. 배경은 근 미래의 미국 뉴욕. 이미 세상은 평균 수명이 300세에 이르렀고 과학 기술의 발달로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한 몸을 갖게 하는 시술이 행해지고 있다. 인간은 태어나자 말자 유전자 검사에 의해서 남은 수명이 얼마인가를 평가 당하게 되는데 이때 긴 수명을 가진 우수한 유전자는 '라이퍼'로 분류되어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건강 관리나 먹는 것, 직장 등 삶을 사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 받게 되는 것이다. 대신 정부의 지시를 모두 따라야 한다.


라이퍼로 분류되지 못한, 별로 우수하지 않은 자원은 라이퍼에 비해서 정부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아마 그리 좋은 삶을 살지는 못할 것이다. 정부는 라이퍼를 분류하고 이들을 관리하면서 인구 감소의 문제를 벗어날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종은 아무리 풍족해도 통제를 받는 상황을 계속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성격이다. 오래된 삶에 일종의 권태과 환멸을 느끼게 된 라이퍼들은 비밀 모임을 결성해서 먹지 말라는 것을 먹고 하지 말라는 것을 하면서 삶의 스트레스를 풀려고 한다. 그 모임 이름이 바로 '수이사이드 클럽'.


주인공이자 라이퍼인 레아는 이 클럽에 다니면서 자신의 삶에 좀 더 여유를 두려고 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만난 라이퍼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얀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게 된다. 오래전에 헤어졌던 아빠도 만나게 되는데 그 와중에 자신이 자살을 할려는 신호를 냈다고 정부에 의해서 감시를 당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실제로는 자살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지만 죽는 것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삶을 강요당하는 상황이 뭔가 불편스럽다. 안락하지만 통제받는 삶과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사는 삶이 충돌하면서 어느 것에 가치를 두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사실 어렸을 때 막연히 오래 살아야지 했다. 100살 정도 살아서 TV 방송에 나오고 그러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렸을때의 철부지같은 생각이었다. 나이 들어서는 적당히 살다가 아프지 죽는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 속의 라이퍼처럼 오직 자신의 외모와 생명 연장에만 관심을 가지고 살기는 힘들꺼 같다. 인간의 희노애락은 다양한데 맛있는 것도 못 먹고 하고 싶은 것도 못 하고 가끔은 우울해져서 죽고 싶은 마음이 들때(실제로 죽지는 않고) 감시를 당한다면 그것이 참된 삶일까. 인간이라는 것이 서로간에 섞여서 함께 사는 존재인데 사랑하는 사람이 다 죽고 혼자 살아서 계속 새로운 사람은 만난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기본적인 수명을 갖고 있다. 어떤 동물이던 식물이던 어느 정도 살다가 죽을 때가 되면 죽는다. 오직 인간만이 그 법칙을 깨고 더 오래 살려고 한다. 그것이 몇년이 아니라 수백년 궁극적으로는 영원 불멸에 이르러고 한다. 이것 자체가 자연을 거스르고 자신만 살겠다는 극이기주의가 아닐까.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하게 죽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것이 인간이라는 동물이 존재하는 하나의 이유라는 점에서 책 속의 영원이라는 것은 허무하면서도 참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수월하게 읽힌다.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주제로 삼아서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어서 재미있다. 다만 정부의 음모 이런 면도 약하고 스릴감도 뚜렷하지 않은 편이라서 그런면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아쉬움이 있다. 이야기 전개로 봐서 뒤에 이야기가 더 나올꺼 같기도 한데 그러면 이야기 방향이 바뀔꺼 같아서 이대로 끝내도 좋을꺼 같다. 극의 갈등 구조를 더 키우고 정교하게 배치를 했다면 좀 더 흡입력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오래 사는 것'에 대한 소재를 훌륭하게 잘 엮어낸 상상력이었고 '영원'의 가치는 또 다른 문제임을 생각하게 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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