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던이 - 범우사르비아문고 8
이미륵 / 범우사 / 199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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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토록 구하려고 애태우던 이미륵의 ‘무던이’를 오늘 교보문고에서 구했다.

  ‘압록강은 흐른다.’ 에서 준 강렬한 호감으로 그의 다른 책을 오래 찾았는데...

  단숨에 읽어치운 무던이는 중편인데 역시다.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 밴 따뜻한 유년이 동화처럼 솔직담백한 문체로 잔잔한 감동을 준다.

  우리의 작가를 우리는 모르고 사는 것이 부끄럽다.

  전혜린의 글이 아니었다면 계속 모르고 살았을 테니.

  아껴가며 다시 읽어야겠다. -

  ** 글은 몇 줄 남아있는데 책은 어느 결에 사라지고 없다.

  아쉽게도... 다시 구해서 읽어봐야겠다.

   아마 범우사 문고판이지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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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의 팡세
김승희 지음 / 문학사상사 / 198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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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김승희 ‘33세의 팡세’ 단 한편도 그녀의 시를 읽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시인이었다.

  여성잡지에 실린 사진에서 처음 봤는데 긴 머리.

  야성적인 이미지.

  전혜린을 닮았었다.

  눈이 내쏘듯이 빛나고 있어 겨우 한번 봤는데도 이미지가 살아있다.

  어렸을 때부터 시인이 되기까지의 갈등과 좌절, 각고의 노력이 담겨있다.

  이미지 그대로 서두가 인상적이다.

  ‘33세의 아침이다.

  눈을 뜨면 아무래도 나의 방은 해골산이라 불리우는 골고다 언덕으로 통하고

  숙명처럼 차가운 바람이 불고

  그리고 여기저기 텅 빈 하늘을 울리는 못 박는 소리가 들리리라.

  33세의 아침이다.

  예수는 33세에 죽었다.’

  시인의 고뇌가 함축된 서두다.

  그래서 부제를 ‘내 생은 영원한 자살수첩’ 이라고 한 모양이다.

  33세, 내게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그 나이,

  시인의 뇌는 너무도 해박하고 단단한 언어들로 채워져 가득한 시인의 33세.

  얼마나 치열한 20대를 살았을지 알 수 있겠다.

  팡세로....

  청춘의 고독은 이상주의자들의 통과의례인 모양이다.

  담박에 마음에 드는 시인이다.

  시인의 시집들 속에 한참을 빠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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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총 가는 길
양귀자 / 열림원 / 199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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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귀자의 ‘천마총 가는 길’ 그것은 충격이었다.

  소설로 만나는 80년.

  갑자기 타고 가던 차안에서 밖으로 내팽겨진 느낌.

  안이하고 무심하던 생각 속에서 빠져 나온 어리둥절함.

  그게 지나면 분노와 억울함이 밀려오듯 그 책의 느낌이 그러했다.

  내가 살아온 이 땅을 향한 분노와 모르고 지나온 것들에 대한 무기력함이

  중편하나에서 이렇게 강렬하다니.

  무고한 사람들에게 가해진 고문과 학대,

  죽음을 밟고 선 찬양과 우상.

  세뇌당한 불쌍한 내 머리는 온통 혼란이다.

  이 시대의 진정한 가해자는 누구인가 라는 결말의 물음을 난 누구에게 묻지.

  작가의 시선은 어디를 향해 있어야 하는지를 냉정하게 제시해준다.

  바로 이어서 읽은 백도기의 중편 ‘가시떨기 나무’ 로 좀 더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

  떠도는 말들의 진실을.

  고문의 악몽이 전기쇼크로 가위 눌리게 한다.

  진정한 선, 진정한 악은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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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막심 고리끼 지음 / 열린책들 / 198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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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심 고리끼 ‘어머니’

  처음 대하는 작가의 소설.

  신선하다.
  러시아의 평범한

  (그 나라에서 평범하다는 건, 문맹에다 남편의 구박과 힘든 가사일과 자식에 대한 봉사로

  자신을 되돌아 볼 겨를도, 사고 능력도 없음을 말함)

  한 여인이 남편의 죽음 뒤,

  지켜보는 아들의 노동운동을 보면서 세상을 보게 되는 것,

  자신의 생을 되돌아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가는 과정을

  담담한 아주 소박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전개해 가는 소설이다.

  러시아, 소련이 아닌 러시아는 얼마나 많은 꿈과 혁명을 담고 있는가.

  역사적 시련을 많이 겪은 나라여선지 러시아 문학에는 참담함이 있다.

  시련의 냄새가 극복의 향기가 있다.

  위기를 극복해내는 지혜.

  시련을 가장한 처세술이 아니라 자기를 내 맡기고 그 강물에 휩쓸려 물이 되는 희생정신.

  노동 운동의 본질은 결국 어머니 마음인가.

  우리시대의 어머니,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여사의 마음은.......

  우리 어머니, 분명 반대하셨을 것이다.

  자식이 가는 길.

  남들 보다 순탄하고 넓은 길을 가기를 원했을 테지만 자식을 위해서

  기꺼이 그 길을 닦고자 하셨을 그런 어머니 마음을 갖는 것이 노동운동 아닐까.

  하지만 지금 나는 어떠한가.

  결국은 실리를 계산한다.

  강을 따라 걸을 뿐이다.

  혁명이 없는 강을 따라 걸을 뿐이다.

  모두 다 위대할 필요는 없다는 명분으로.......

  선택받지 못한 노동자로 살았던 고리끼.

  끝까지 노동자이고자 했던 이 작가의 다른 책들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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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전집 1 - 시
정지용 지음 / 민음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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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정지용 전집에서 1권, 시집을 샀다.

  큰일났네!

  한문이 너무 많아서.

  옥편을 끼고 읽어야 하게 생겼네.

  펴자마자 너무 경쾌한 시 한 편을 읽었다.

  

   홍시

 

   어적게도 홍시 하나.

   오늘에도 홍시 하나.

   까마귀야. 까마귀야.

   우리 남게 왜 앉었나.

   우리 옵바 오시걸랑.

   맛뵐라구 남겨 뒀다.

   후락 딱 딱

   훠이 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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