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의 팡세
김승희 지음 / 문학사상사 / 198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김승희 ‘33세의 팡세’ 단 한편도 그녀의 시를 읽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시인이었다.

  여성잡지에 실린 사진에서 처음 봤는데 긴 머리.

  야성적인 이미지.

  전혜린을 닮았었다.

  눈이 내쏘듯이 빛나고 있어 겨우 한번 봤는데도 이미지가 살아있다.

  어렸을 때부터 시인이 되기까지의 갈등과 좌절, 각고의 노력이 담겨있다.

  이미지 그대로 서두가 인상적이다.

  ‘33세의 아침이다.

  눈을 뜨면 아무래도 나의 방은 해골산이라 불리우는 골고다 언덕으로 통하고

  숙명처럼 차가운 바람이 불고

  그리고 여기저기 텅 빈 하늘을 울리는 못 박는 소리가 들리리라.

  33세의 아침이다.

  예수는 33세에 죽었다.’

  시인의 고뇌가 함축된 서두다.

  그래서 부제를 ‘내 생은 영원한 자살수첩’ 이라고 한 모양이다.

  33세, 내게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그 나이,

  시인의 뇌는 너무도 해박하고 단단한 언어들로 채워져 가득한 시인의 33세.

  얼마나 치열한 20대를 살았을지 알 수 있겠다.

  팡세로....

  청춘의 고독은 이상주의자들의 통과의례인 모양이다.

  담박에 마음에 드는 시인이다.

  시인의 시집들 속에 한참을 빠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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