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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총 가는 길
양귀자 / 열림원 / 1995년 4월
평점 :
품절
양귀자의 ‘천마총 가는 길’ 그것은 충격이었다.
소설로 만나는 80년.
갑자기 타고 가던 차안에서 밖으로 내팽겨진 느낌.
안이하고 무심하던 생각 속에서 빠져 나온 어리둥절함.
그게 지나면 분노와 억울함이 밀려오듯 그 책의 느낌이 그러했다.
내가 살아온 이 땅을 향한 분노와 모르고 지나온 것들에 대한 무기력함이
중편하나에서 이렇게 강렬하다니.
무고한 사람들에게 가해진 고문과 학대,
죽음을 밟고 선 찬양과 우상.
세뇌당한 불쌍한 내 머리는 온통 혼란이다.
이 시대의 진정한 가해자는 누구인가 라는 결말의 물음을 난 누구에게 묻지.
작가의 시선은 어디를 향해 있어야 하는지를 냉정하게 제시해준다.
바로 이어서 읽은 백도기의 중편 ‘가시떨기 나무’ 로 좀 더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
떠도는 말들의 진실을.
고문의 악몽이 전기쇼크로 가위 눌리게 한다.
진정한 선, 진정한 악은 존재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