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서재 -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 / 행성B(행성비) / 2011년 5월
절판


책을 통해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독서가 마음의 양식이고, 성장에 도움이 되고, 인생의 길을 가르쳐주고, 심지어는 삶의 요령까지 가르쳐준다는 식으로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책이라는 건 그 자체로 근본적인 매력이 있어서 나름대로 삶을 영위하는 안목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책이 삶의 일부로 들어오거든요. 그때 하는 것이 독서입니다. 게다가 책을 읽지 않고 살수 있다면 그것도 얼마나 좋은 삶이겠어요?

- 북디자이너 정병규 - -145쪽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의 길을 걸으면, 가슴속에서 온갖 더러운 것이 제거되어 절로 구학이 마음속에서 생기고, 산수의 경계가 만들어져 손 가는 대로 그려내니 이 모두가 이루어진 것이 산수의 전신이다.

- 동기창의 <화론> 중에서 -

- 사진작가 배병우 - -192쪽

그녀(김진애)는 누구든지 세 권의 책은 써야 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 책은 자신의 전공 분야에 처음 들어와 가장 정열적으로 쓰는 책, 두 번째 책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그 안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 세 번째는 어느 정도 성국해져서 자기만의 노하우와 성찰을 보여주는 책이다.

"글을 쓰는 일은 나를 발견하고, 정리하고, 펼치는 중요한 작업이에요.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를 세상에 전파하고 그것을 나누는 일입니다. 소통의 행위죠. 저는 그 과정에서 지혜가 생기는 걸 느낍니다. 이것이 제가 책을 쓰라고 하는 이유예요."

- 도시건축가 김진애 - -226쪽

"예전에 현대철학에 대한 개론서를 보려다가 남경태 선생의 <현대 철학은 진리를 어떻게 정의하는가?>라는 책을 봤는데,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정리를 잘 해놨다는 생각을 했어요.

김성도 교수의 <현대 기호학 강의>는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던 기억이 있고, 고 최재현 교수의 <유럽의 봉건제도>는 읽으면서 인사이트를 많이 얻은 책입니다.

요즘 포털 네이버 캐스-242쪽

책을 많이 읽어라. 읽다 보면 깨닫는다. 단, 사색을 통해 이해하며 읽어야 한다.

비행기로 두 시간 안으로 도달할 수 있는 나라의 언어는 반드시 할 줄 알아야 한다. 영어는 기본이고, 중국어, 일본어, 필리핀어, 러시아어, 이 중에 하나는 해야 하지 않나?

- 소셜 디자이너 박원순 - -283쪽

그는 대학 때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해온 아라비아 속담이 있다며 천천히 읊었다.

자기가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사람, 바보니깐 피해라.
자기가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단순하니깐 가르쳐 주어라.
알면서 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 자고 있으니 깨우라.
알면서 안다는 사실도 아는 사람, 현명한 사람이니 따르라.

- 출판문화인 김성룡 - -332쪽

또 한권의 책은 <거울부모> 였다. 자녀들의 거울인 부모의 역할과 올바른 의사소통 방법을 제안해주는 책이다.

"이 책도 아이들을 다 키운 다음에 보게 된 책이에요. 제가 애들한테 귀감이 못 되어주었어요. 이 책을 읽은 후 '내 아이들이 나중에 엄마, 아빠 역할을 제대로 할까? 하는 걱정이 들었죠. 제가 부족했던 부분이 혹시 내 손자 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아~좀 더 빨리 이 책을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 출판문화인 김성룡 - -334쪽

책 속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책은 지도책이죠. 세상을 밝게 만드는 것은 책이 아니라 '책을 읽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책 읽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읽은 책으로 세상을 바꾸는 걸까요?

아니예요. 책이 아니라 '책을 읽는 태도'로 세상을 바꾸는 거예요. 세상을 조금 더 밝게 하고 진보하게 만드는 것은 책을 읽는 사람의 태도와 습관과 그드이 생각하는 신념인 겁니다.

책에서 본 내용으로는 불가능하죠.

....

독서라는 것, 책이라는 것은 불안하고 짐작할 수 없는 어디 즈음을 걸어가야 하는 우리에게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약간의 물통 정도? 어슴푸레하게 보이는 지도? 그렇게 약간의 안심을 주는 정도의 존재가 아닐까요?


- 영화감독 장진 -
-360쪽

사진 구도에 관한 책, 테트닉에 관한 책들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접근하지 않아요.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진가들의 작품을 먼저 보죠.

그런 다음 사진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파악할 수 있는 책을 삽니다. 최근에 산 책들도 사진에 관한 역사적인 책들이에요.

-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 - -3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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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 - 섹스의 심리학
신디 메스턴.데이비드 버스 지음, 정병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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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너무 낯익고 친숙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처음에는 긍정적이라고 여겼던 특성들이 짜증과 분노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웃기고 재미있다"고 소개되던 남자들이 "사람들이 있는 데서 뻔뻔하고 난처하게 구는" 존재로 전락한다.

매력적이기만 했던 "즉흥성"이 전혀 마음에 안 드는 "무책임"으로, "출세와 몰입"이 "일중독"으로, "굳센 의지"가 "고집불통"으로 돌변한다. 여자들에게는 확실히 어느 정도의 "신비감"이 성적 행동에 나서는 동기가 될 수 있다. 이건 남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신비감은 성적 끌림을 부추긴다. 그러나 너무 친근하면 신비감도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한 여성이 자신의 성생활 회고록에서 말했듯이, "열의가 없는 것보다 가까워서 섹스가 더 빨리 끝나 버릴 수도 있다."
-30쪽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는 주요 조지 적합 유전자 복합체에 있다. 주요 조직 적합 유전자 복합체는 6번 염색체에서 볼 수 있는데 사람마다 이 HMC 유전자의 판본, 곧 대립 형질이 다르다. 유전학자들이 흔히 하는 얘기로, HMC 유전자는 "다형적"이다.

여자들은 HMC 유전자가 자기들과 다른 남자들과 짝짓기를 하면 두 가지 면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첫째, HMC 유전자가 다른 배우자는 일반적으로 더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공산이 크다. HMC 유전자가 다른 사람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면 근친 교배를 예방할 수도 있는 셈이다. 유전적으로 가까운 친척과 번식을 하면 선천적 결손중이나 낮은 지능, 기타 문제들을 유발해 자식들에게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HMC 유전자가 상호 보완적인 사람과 짝짓기를 하면 태어나는 자식의 면역 기능이 더 우수하다는 점이 두번째 이득이다. 자식들은 질병을 야기하는 다수의 기생충을 더 효과적으로 물리칠 수 있게 된다.
-32쪽

이렇게 고도로 발달한 후각이 여자들의 성애에 심오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뉴멕시코 대학교의 진화 심리학자 크리스틴 가버-앱가르와 동료들은 낭만적 연애를 통해 맺어진 부부 48쌍의 HMC 유사성을 조사했다. 그들은 부부의 HMC 유사성 정도가 증가함에 따라 여성이 배우자에게 보이는 성적 반응 정도가 감소함을 발견했다.

배우자와 HMC 유전자가 비슷한 여성들은 상대방과의 섹스 횟수를 줄이기를 희망했다. 그녀들은 HMC 유전자가 상호 보완적인 여성들과 비교할 때 배우자를 성적으로 만족시켜 주려는 동기도 더 적었다.

배우자와 HMC 유전자가 비슷한 여자들이, 특히 배란 주기에는 임신이 가장 잘되는 시기에 성적으로 다른 남자들을 꿈꾸는 횟수가 더 많다는 사실이 그녀들의 배우자드에게는 정말이지 불길하게 다가올 것이다.

다른 남자를 꿈꾸는 여자들의 성적 판타지가 머릿속에만 머물지도 않았다. 그녀들은 더 빈번하게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겼다. 실제로 성적 부정의 비율이 더 높았던 것이다. HMC 대립 형질의 50퍼센트를 공유한 부부들 가운데서 여자가 부정을 저지를 확률은 50퍼센트였다.

-33쪽

얼굴에서 볼 수 있는 남성적인 특징은 청소년기에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때 얼굴뼈가 성인의 모양새를 갖춘다.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때, 사춘기는 남녀가 짝짓기 경쟁의 무대에 진입하는 시기이다. 그들은 배우자 선택과 배우자 호리기에 시간과 정력을 바치면서 활동을 개시한다. 남자들의 경우, 우리가 본 것처럼, 근육양이 다른 남자들과의 경쟁 및 여자들을 성적으로 매혹하는 데서 승리하고, 성공할 수 있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자의 근육양과 얼굴에서 볼 수 있는 남성적인 특징들을 촉진하는 마법의 호르몬이다.

그런데 왜 모든 남자가 남성적인 얼굴과 근육질의 몸을 갖지는 못하는 것일까? 그게 테스토스테론의 부작용 때문이라는 것은 참으로 기이하다.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분비되면 인체의 면역기능이 훼손되고, 남자들은 질병과 기생충에 효과적으로 맞서 싸울 수 없게 된다. -41쪽

사춘기 전에는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가 아주 비슷하다. 그러나 사춘기가 되면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난다.

소년들의 경우 성대의 길이가 급격히 증가해서 소녀드의 성대와 비교해 무려 60퍼센트나 더 길어진다. 성대와 성도가 더 길어지면 성구가 더 깊이 울린다. 테스토스테론이 사춘기 소년들의 변화를 촉진하므로 성인 남성의 목소리가 저음이면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분비되었을 것이라고 추론해 볼 수 있다.
-45쪽

연구진은 조건을 세 가지로 달리 해서 촬영한 남자들 사진을 여자들에게 보여주었다. 홀로 서 있는 사진, 다른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사진,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사진, 우리는 남자들에게도 혼자 서 있는 여자, 다른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여자,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여자 사진을 보여 주었다.

사진들을 살펴본 여성들은 동일한 사람인데도 혼자 있거나 다른 남자들과 있을 때보다 여자드에 에워싸여 있을 때 그 남자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사진 속 남자들 에워싼 여자들이 매력적일수록 여자들은 그 남자가 더 섹시하다고도 생각했다. 남자의 성적 매력을 평가할 때 이런 선호-상승 효과가 매우 현저하게 드러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재미있는 점은 남자들은 정반대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선호-감소 효과가 발생했다. 그들은 다른 남자을에게 에워싸인 여자들이 덜 섹시하다고 생각했다.
-56쪽

우리는 가끔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끌린다. 확실히 맞는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장기적 배우자를 선택하는 상황에 처하면 예외보다 규칙을 더 따른다.

"비슷한 사람"한테 더 끌린다는 게 그 규칙의 내용이다. 여러 건의 연구가 남편과 아내의 태도가 상당히 유사함을 보여 주었다. 신체건강, 가족배경, 나이, 민족, 종교, 교육 수준만 비슷한 게 아니었다. 그들은 정절, 전쟁, 정치에서도 견해가 비슷했다. 데이트를 하는 남녀와 기혼 부부는 육체의 매력 정도가 비슷하다. 심지어 젊은 기혼자 쌍은 몸무게까지 일치하는 경향이 있을 정도다. 사회 심리학자들은 이를 "유유상종 가설"이라고 부른다.

주목할 만한 예외가 하나 있기는 하다. 바로 아름다운 여자와 덜 매력적인 남자가 쌍을 이룬 경우이다.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판정해야 하는 사람들은 남자가 부저거나 똑똑하거나 출세한 사람이라고 추론한다. 진화의 논리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시니리오를 제시하는 셈이다.

-58쪽

왜 유유상종할까? 육체의 미력도라는 견지에서 볼 때, 자신과 비슷한 짝을 추구하는 한 가지 동기는 거절당하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배우자 가치"가 전반적으로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선호한다. 자신보다 훨씬 더 매력 있는 사람을 추구했다가는 차이기 십상이다. 이것은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이다. 더 매력적인 배우자를 사로잡으로면 비용이 녹록치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를 테면, 그 또는 그녀는 주야장천 배우자를 가로채려는 이들을 감시 경계해야 한다.

사고방식과 신념이 비슷한 누군가를 찾아내는 과업이 멋진 까닭은 그 일이 사실상 우리가 믿고 있는 바를 확인하고 승인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와 견해가 같은 배우자가 우리가 옳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58 쪽

1990년대 후반에 이탈리아 피사 대학교의 정신 의학자 도나텔라 마라치티 연구진은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강박 신경증을 앓는 사람들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발표했다. 두 집단 모두에서 뇌 화학 물질 세로토닌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세로토닌이 감속하면 강박 신경증 가튼 불안 장애 및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오랫동안 여겨져 왔다. 실제로 프로작 같은 항 우울제는 주되게 인체의 세로토닌 분비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연구진은 자신들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남녀 세 집단을 선발했다. 한 집단은 지난 6개월 이냉에 사랑에 빠졌지만 아직 섹스는 하지 않는 사람들로 구성했다. 그들은 각자의 새로운 연인을 하루에 최소 네 시간 이상씩 떠 올리며 끙끙 앓았다. 두번째 집단은 강박 신경증을 진단받았지만 약물 치료를 받고 있지 않은 사람들로 구성했다. 마지막 세번째인 '정상' 집단은 강박 신경증을 앓지도 않고,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있지도 않은 사람들이었다.

-99쪽

연구자들은 실험 참가자 전부한테서 혈액 시료를 채취해, 세로토닌 수치를 검사했다. 사랑의 포로가 되지도 않았고, 강박 신경증 진단을 받지도 않은 사람들은 세로토닌 수치가 정상이었다. 당연했다. 강박 신경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이 대조군보다 세로토닌 수치가 현저하게 낮았다. 그러나 훨씬 더 충격적인 사실이 연구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랑의 포로가 된 사람들의 집단도 강박 신경증을 앓는 집단과 비슷했지만, 대조군에 비해 세로토닌 수치가 무려 40퍼센트 가량 더 낮았던 것이다. -100쪽

인간들을 보자. 배란은 적어도 대개는 은폐되거나 아리송하다. 여자들의 몸에 미세한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남자들이 배란시기를 감지해 낸다는 과학적 증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때 남성 조상이 번식에 성공하려면 여자 곁에 쭉 머무르면서 월경 주기 내내 섹스를 해야만 했을 것이다. 배란을 알려 주는 단서가 없는 상황에서 단 한번 하는 섹스로 수정이 될 확률은 3~4퍼센트에 불과하다. 오후 한때 잠시 들러서 섹스를 하는 것만으로는 번식 성공이라는 배당금을 거의 기대할 수 없었다.

일부 과학자들은 어쩌면 배란 은폐가 인간들이 맺는 성적인 관계에서 암수 한쌍의 결합과 헌신을 증대하기 위해 진화했을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다. 이와 함께 단 한명의 배우자와 그녀의 자식들에게 자원이 분배될 가능성도 커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설명 방식으로 인류에게서 사랑이라는 강렬한 감정이 진화한 이유를 알 수 없다. 진화 심리학자들은 사랑이 "장기적 헌신을 담보해주는 일종의 보험증서"일 거라고 생각한다.
-126쪽

불륜 상대가 영원히 곁에 머무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와의 섹스는 과도기를 무난히 견대 낼 수 있도록 마음을 격려해준다.

불륜 상대가 인생의 최고 연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여성들이 실토한 정사의 동기를 통해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정사를 벌인 여성의 79퍼센트가 불륜 상대에게 정서적으로 열중하거나 사랑에 빠졌다. 이 결과가 뻔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자의 경우는 약 3분의 1만이 감정의 격랑을 경험했다고 보고한 점과 뚜렷히 대비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 남성이 주된 배우자 관계 외부에서 섹스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다양한 성 활동을 추구하기 때문이었다.

정사를 벌이는 여성의 대다수가 결혼 생황을 못비 불행해 한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이 사실 역시 뻔해 보일 것이다. 그러나 남자들은 또 다르다. 정사를 벌이는 남성과 배우자에게 충실한 남성으 결혼 생활을 행복해 하는 정도가 똑같다! 정사를 벌이는 여성 가운데 결혼 생활이 행복하거나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6퍼센트에 불과한 반면 불륜을 저지르는 남성은 무려 56퍼센트가 결혼생활이 행복하거나 매우 행복하다고 답변했다. -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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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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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민들이 투표할 때 중요하게 고려했던 선택의 기준에 대해서는 토론하고 비판할 필요가 있다. 선거 결과는 '신성불가침' 영역에 속하지만, 그것을 불러온 국민들의 정치적 판단 기준과 의식은 비판과 성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국민들은 스스로 원하는 그 무엇을 위해 선택하지만, 때로 그 선택이 소망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국민이 언제나 합리적인 또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으며 누군가에게 속아서 최선이 아닌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적절한 비판과 반성이 없으면 그런 오류를 반복하게 된다.

민주주의가 변경할 수 없는 결정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이 때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165쪽

대통령은 정파의 지도자로서 국가를 운영한다. 이것이 대의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기본이며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정파를 초월한 대통령을 원한다.

대통령이 자기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정파의 성공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비난한다. 우리 국민의 의식 속에 대통령을 '만백성의 어버이', '왕' 또는 '국부'로 보는 견해가 깊게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국민이 헌법상의 주권자가 된 것은 겨우 6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사실상의 주권자로 등장한 것은 불과 20여 년 전이다. 단군 할아버지가 나라를 세운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 민족은 무려 5,000년 동안 왕의 지배를 받았다. 우리의 몸에는 그 5,000년의 삶이 만들어낸 문화유전자가 있다. 그 문화유전자는 자꾸만 대통령을 만백성의 어버이로 보게 만든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를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따라 제한된 권력을 행사하여 국가를 운영하는 정파의 지도자로 보는 헌법 해석은, 이 문화유전자가 생성해내는 낡은 의식과 충돌한다.

이 고정관념을 극복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를 제대로 할수 없고 성공하는 대통령이 나오기도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198쪽

노무현 대통령이 일으켰던 국민들과의 정서적,정치적 분화가 주로 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나는 판단한다. 그는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사회적,정치적 계약의 산물로 보았기 때문에 국가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재신임, 사임, 임기단축 등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지율이 너무 낮은 대통령이 계속 재임하는 것이 나라와 국민에게 좋은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제한된 권력을 가진 민주공화국 대통령으로서 언론, 사법부, 헌법재판소, 선관위, 정당 등 다른 권력기관과 수평적인 다툼이나 권한쟁의를 벌이면서 서로 견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 그렇게 행동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것이 대통령답지 않은 언행이라고 생각했다. 보수언론과 싸우고 검사들과 논쟁하고 선관위나 헌재와 대립하고 여야 정당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통령이 된 것은 하늘이 내린 운명처럼 무거운 것인데 노무현 대통령은 그 소명을 가볍게 여긴다는 것이었다.

-209쪽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낮았던 데는 이런 이유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이전의 어느 대통령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 대통령직은 분명 헌법과 법률의 절차에 따라 국민과 맺은 계약의 산물이지만, 예전의 대통령은 운명이 맺어준 만백성의 왕처럼 말했다. 고은 시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처지가 안타까웠던지, "위정자에게는 때로 위선의 언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대통령이 위선적 언어를 쓸 필요도 없고 실제 쓰지도 않는 사회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209쪽

왕국의 신민에게는 자애로운 '국부'와 '국모'가 필요하다.

그러나 공화국의 주권자에게는 대통령과 영부인이 필요할 따름이다. 우리 마음속의 왕을 죽여야 민주공화국이 산다. 대통령이 왕으로 생각하는 견해는 우리의 문화유전자 안에 남은 침팬지의 그림자일 뿐이다.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아니며 또 그래서도 안된다.

그런데 헌법적, 법률적 제약 조건을 받아들이고 5년 계약직답게 행동하는 대통령은 대통령을 왕처럼 생각하는 백성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어서 인기를 잃는다. 사실은 계약직 공무원이면서 마치 왕처럼 행동하는 대통령은 권력 오남용을 거부하는 시민의 저항과 비판에 부닥쳐 인기를 잃는다.

우리 사회가 이 딜레마를 해소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211쪽

항간에는 장관에 대한 오해가 제법 많다. 장관이 되고 나서 제일 자주 들은 말이 이런 것이다. "좋겠다. 이제 평생 연금 받게 되잖아."

그런데 장관 연금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직업공무원을 하다가 장관이 된 사람이 퇴직한 다음에 공무원연금을 받을 뿐이다. 장관을 지냈으니 연금액이 다른 사람보다 많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일을 하다가 장관이 된 사람은 재임 기간에만 공무원연금에 가입한다. 최소 20년 가입해야 공무원연금을 받을 자격이 생기니 퇴임할 때는 재임 중 납부한 공무원연금 기여금을 일시불로 돌려받는다. 퇴직 위로금 비슷한 느낌이다.

......

어느 날 택시를 탔더니 기사분이 흥분해서 내게 말하기를, 대통령이 장관을 자주 바꾸는 것은 되도록 많은 '꼬붕'들한테 연금을 챙겨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물론 뒷자석에 앉은 고객이 전직 장관이라는 걸 알고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말끝에 예의 후렴구 붙이는 걸 빠뜨리지 않았다. "도둑놈들!" 그런게 있다면야 개인적으로 노후가 얼마나 편안할까마는, 그렇게 불합리한 제도가 있을리 없다.
-228쪽

재직 중에는 관사로 이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시장이나 도지사들은 관사가 있는 경우가 많지만 장관은 관사가 없다. 국무총리는 관저가 있다. 국방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도 특별한 보안과 의전의 필요성 때문에 관저가 있다. 하지만 다른 장관들은 해당사항이 없다.

국회의원을 겸직한 장관은 월급을 둘 다 받느냐는 질문도 자주 받았다. 아니다. 둘 가운데 하나만 받는다. 장관 연봉이 국회의원보다 500만 원 정도 많고 또 국회의원 일은 사실상 개점휴업이기 때문에 누구나 장관 월급을 선택한다.
-229쪽

국회의원들에게, 기자들에게, 공무원들에게 진심으로 도움을 요청했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일에만 집중했다. 근거 없는 오해나 부당한 비난을 받을 때에도 시간이 해결해줄 것으로 믿고 묵묵히 일했다.

참고, 참고, 또 참는 삶은 때로 고통스러웠지만 또 그만 한 보상이 따랐다.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든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는 35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스페인 예수회 신부님의 말씀을 남몰래 암송했다. 벨타사르 그라시안이 쓴 글을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편집한 책 [세상을 보는 지혜]에 나오는 말이다.

- 어리석은 자를 견딜 줄 알라. 똑똑한 자들은 언제나 참을성이 없다. 지식이 많을수록 참을성은 줄기 때문이다. 통찰력이 큰 자는 쉽게 만족하지 않는다. 제일 우선해야 할 삶의 원칙은 인내할 수 있는 능력이며 지혜의 절반은 거기에 달려 있다. - -246쪽

위계질서를 가진 모든 조직에서 사람들은 자기의 무능력이 입증되는 지위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

- 피터의 원리 -
-243쪽

피터의 원리를 뒤집으면 해결책이 나온다.

- 모든 위계조직에는 아직 자신의 무능이 입증되는 지위까지 승진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


......

집권 세력과 장관들이 공무원의 영혼을 인정하지 않으면 공무원들은 자기의 영혼을 감춘다. 하지만 믿고 불러내면 공무원들은 영혼을 보여준다. 공무원의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영혼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그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261쪽

그런데 인문사회 분야 책을 쓰는 프리랜서 저술가는 높은 소득을 기대하지 않는다. 시장이 작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살아가는 데 늘 무엇인가 조금씩은 부족하다. 지식소매상은 '결핍'과 더불어 사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결핍은 때로 삶을 불편하게 하지만 꼭 나쁘지만 않다.

프리랜서 글쟁이로 살아가는 것은 새해 첫날 아침 잠자리에서 눈을 뜰 때, 다가올 한 해 동안 자기가 얼마의 돈을 벌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독자들이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 어떤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많은 독자를 불러 모을 수 있을지 매 순간 고민한다. 그러나 잘 팔리는 책을 써서 돈을 버는 것이 유일한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다른 것도 아닌 '지식'을 파는 사람으로서의 알량한 자존심이, 그 책이 독자의 교양 향상에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일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3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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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진화
데이비드 버스 지음, 전중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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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서 장기적인 남성 배우자를 고를 때 남성이 가진 자원에 대한 여성의 배우자 선호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했다.

첫째, 인간의 진화 역사를 통해서 남자들이 자원을 모으고, 지키고, 통제할 수 있어야 했다. 둘째로, 남자들이 자원을 구하는 능력과 그 자원을 여자와 자식들에게 투자하려는 의향이 제각기 달라야 했다. 만일 모든 남자가 똑같은 양의 자원을 가졌고 그 자원을 투자할 의향 역시 같았다면, 여자들이 이러한 자질에 대한 선호를 발달시킬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고정불변한 상수는 짝짓기 결정에 무관하다. 셋째, 한 남자에게 머무름으로써 받는 이득이 한꺼번에 여러 남자를 거느림으로써 받는 이득보다 커야 했다.
-60쪽

하지만 매일매일 대중 매체에서 쏟아지는 이미지가 우리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한 연구에서 일단의 남성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인 여성의 사진 또는 평균적인 외모를 지닌 여성의 사진을 보여준 다음, 현재 사귀고 있는 상대에 대한 헌신 정도를 조사했다.

안타깝게도 매력적인 여성의 사진을 본 남성들은 자신의 실제 애인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대답한 데 반하여, 평균적인 외모를 지닌 여성의 사진을 본 남성들은 자신의 애인이 매력적이라 답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매력적인 여성의 사진을 본 남성들은 사진을 보기 전에 비해서 자신의 실제 애인에게 진정 헌신할 마음도 많이 줄어들었고, 애인에 대한 만족감도 떨어졌고, 애인을 별로 소중하지 않게 여기게 되었고, 친밀감도 감소했다고 답했다.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누드모델들의 사진을 남성들에게 보여준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즉 사진을 본 남성들은 실제 애인에 대한 애착이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137쪽

이러한 변화가 생기는 이유는 광고 이미지의 비현실적인 속성 때문이다. 광고에 나오는 극소수의 매력적인 여성들은 수천 명에서 추려진 사람들이다. 게다가 많은 경우 그렇게 선택된 모델을 놓고 문자 그대로 수천 번 촬영을 한다.

예를 들어 <플레이보이>는 잡지 중간에 실리는 큰 브로마이드 사진을 얻기 위해 약 6,000장의 사진을 찍어 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천 장의 사진들 가운데 단지 몇 장만이 광고나 잡지 사진으로 추려지는 것이다.

그러니 남성들이 보는 결과물은 가장 매력적인 배경을 뒤로 한 채 가장 매력적인 포즐르 취한 가장 매력적인 여성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정교하게 다듬어진 사진이다.
-137쪽

많은 사람들이 미는 임의적이며, 아름다움은 살갗 한 꺼풀의 깊이에 불과하며, 문화에 따라서 외형에 두는 중요성이 엄청나게 다르며, 혹은 미에 대한 서구의 기준은 대중 매체, 부모, 문화, 기타 다른 사회화 요인들에 의해 세뇌당해 생겨났을 뿐이라는 이상주의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에 대한 기준은 임의적이지 않다. 미에 대한 기준은 젊음과 건강, 그러므로 번식 가치를 알려 주는 단서들을 충실히 반영한다. 아름다움은 살갗 한 꺼풀의 깊이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신제 깊숙이 있는 번식 능력을 반영한다. 출산을 촉진시키는 현대 의학 기술이 나이가 매우 많은 여성들도 어렵지 않게 출산하게끔 해 주지만, 번식 능력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신호를 지닌 여성에 대한 선호는 오늘날에도 남성들의 마음에서 계속 작동하고 있다. 비록 이 심리 기제는 오늘날에는 자취를 감춘 아득히 먼 조상 환경에 맞추어 설계되었지만 말이다.

-149쪽

남성의 정자량은 부부가 오래 떨어져 있을수록 급격히 증가했다. 즉 격리 시간이 길수록 남편이 아내와 다시 만나 섹스를 했을 때 사정하는 정자량이 많았다. 부부가 함께 살며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고 100퍼센트 함께했을 때 남편은 한번 사정시 3억 8900만개의 정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부부가 함께 살더라도 실제로 같이 지낸 시간은 5퍼센트에 불과했을 때 남편은 한 번 사정시 7억 1200만개, 즉 거의 2배나 되는 정자를 방출했다.

부부가 잠시 떨어져 있는 동안 아내가 혼외정사를 저질러서 다른 남성의 정자가 아내의 생식관 안에 있을 가능성이 있을 때 남편이 사정하는 정자량은 증가한다. 이 같은 현상은 인간이 진화 역사를 통해 찰나적인 성 관계와 혼외정사를 꾸준히 해 왔다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157쪽

찰나적인 성 관계에 대한 남성들의 전략을 알 수 있는 또 다른 심리적 단서는 독신자 술집에서 밤이 깊어 감과 동시에 매력도의 판단이 달라진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한 연구에서 독신자 술집에서 137명의 남성과 80명의 여성에게 밤 9시, 10시반, 그리고 12시 등 세번에 걸쳐 술집 안에 있는 이성들의 매력 정도를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남성들은 여성들을 점점 더 매력적으로 지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9시에 행해진 매력 정도의 판단은 5.5점이었지만 12시에 행해진 판단은 6.5점 남짓으로 증가했다. 남성의 매력 정도에 대한 여성의 판단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했다. 그러나 술집 안에 있는 남성들에 대한 여성들의 판단은 남성들이 여성을 판단한 것에 비하면 낮았다.

여성들은 술집 안에 있는 남성들을 밤 9시에는 딱 평균인 5.0점에 약간 못 미치게 평가했으며, 문 닫을 시간이 가까울수록 조금씩 증가해 자정에는 단지 5.5점에 이르렀다.
-172쪽

우리의 짝짓기 전략이 여러 전략들을 복잡하게 수록한 레퍼토리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우리가 훨씬 더 많은 힘을, 훨씬 더 폭넓은 융통성을, 그리고 우리의 운명에 대한 훨씬 더 강한 통제력을 지니고 있음을 뜻한다.

우리는 세부 사항을 길게 나열한 짝짓기 메뉴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지, 단 하나의 변화 불가능한 전략에만 속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 접하는 특정한 상황에 맞추어 우리는 우리의 짝짓기 전략을 변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조상들은 꼼짝없이 감수해야 했던, 찰나적인 성관계가 주는 손실의 상당부분을 오늘날 우리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달라진 생활환경 덥군에 겪지 않아도 된다.

-196쪽

요컨대 여성의 질투는 배우자의 투자가 다른 여성에게로 새어 나갈지도 모른다는 단서에 의해 촉발되는 반면, 남성의 질투는 배우자가 다른 남성에게 성적 혜택을 제공할지 모른다는 단서에 의해 주로 촉발된다.

.......

무려 83퍼선트에 달하는 여성이 애인의 정서적 부정을 더 불쾌하게 여겼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에는 겨우 40퍼센트가 그와 같이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조적으로 남성의 60퍼센트가 애인의 성적 부정을 더 불쾌하게 여긴 반면, 여성의 겨우 17퍼센트가 그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260쪽

유감스러운 결과 중 하나는 남성은 여성이 성폭력을 얼마나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지를 흔히 과소평가한다는 점이다. 남성에게 성폭력이 여성에게 가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짐작해 달라고 했더니, 남성은 그 영향을 7점 척도상에서 겨우 5.80점이라 답했다. 이는 여성 자신이 기록한 6.50점보다 유의미하게 낮은 수치였다.

............

반면에 여성은 여성이 남성에게 가하는 성폭력이 남성에게 얼마나 고통을 안겨 줄지에 대해 과대평가한다. 여성은 이를 5.13점, 즉 중간 정도로 남성에게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남성 자신의 평가가 겨우 3.02점인 것과 극히 대조를 이룬다.
-293쪽

남성의 경우 번식 자원이 여성보다 더 쉽게 분할된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여성은 오직 한 남성에 의해서만 임신할 수 있으므로 그녀의 번식 자원은 더 이상 나눌 수 없다. 동일한 기간 동안 남성은 두 명 이상의 여성에게 자기가 가진 자원을 분할할 수 있다.

남성이 자기감정을 털어놓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다소 건조하게 애정 관계에 투자함으로써 다른 여성이나 목표를 위해 쓸 수 있는 자원을 확복하기 위함이다.

-297쪽

남성들이 감정적으로 인색하다고 여성들이 불평하는 한편, 남성ㄷ르은 여성들이 너무 감정적이고 기분을 종잡을 수 없다고 불평한다.

데이트 중인 남엉의 약 30퍼센트가, 그러나 데이트 중인 여성에서는 겨우 19퍼센트가 애인의 종잡을 수 없는 변덕을 불만스러워 한다.

이 수치는 결혼한 지 1년된 남편들에서는 34퍼센트로 상승하고, 4년 된 남편들에서는 49퍼센트로 상승한다.

아내들 사이에서는 겨우 25퍼센트만이 같은 불평을 늘어놓는 것과 대조적이다.

-298쪽

다른 정황적인 증거들도 남성이 잠재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 단서들이, 즉 성적인 이끌림과 연관된다고 알려진 신호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이야기 한다.

여성의 피부 빛깔은 월경 주기에 걸쳐 변화하며 배란기에 가장 엷어진다. 또한 배란이 가까워 오면 피부 아래 혈관이 팽창하여 남성들로 하여금 여성이 '빛나는' 것처럼 주관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여성은 또한 배란기에 가슴이나 귀와 같이 부드러운 조직들이 더 대칭적으로 변한다. -4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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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원 인생 -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우리 시대의 노동일기
안수찬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4월
구판절판


자녀를 공부시켜 가난을 벗는 시절이 있었다. 그 모형은 어느덧 과거형이다.

지난해 전국 초,중,고 학생의 75.1%가 사교육을 받았다. 이들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31만원이다. 성적이 상위 10%인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7.7%에 육박한다. 하위 20%는 절반이 사교육을 못 받았다.

갈수록 계층 간의 벽이 견고해진다. 식당 아줌마의 아들딸들이 다시 식당일을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자녀가 다시 비정규직 노동의 수렁에 빠진다.

가난한 중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낙오'하지 않고 '탈출'할 수 있을까? 약해지는 육신을 고된 노동은 봐주지 않는다.
-58쪽

빈곤을 쳇바퀴 도는 '뫼비우스의 띠'는 영철의 가족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직 한달 동안 A마트에서 지냈을 뿐인데도 나는 그런 이야기를 끝없이 들었다. 끝없이 여기에 적을 수 있다.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면 오직 한가지 법칙만 통한다.

미래는 과거에 의해 무력화된다.
-122쪽

식약청 단속반의 현미경에 잡힌 그 미생물은 돼지를 기른 사람, 도축한 사람, 포장한 사람, 보관한 사람, 그리고 진열한 사람을 거치며 증식했을 것이다. 포장지에 찍힌 유통기한에 따라, 정해진 보관온도 아래, 밀봉된 돼지고기를 목이 쉬도록 구워가며 팔았을 뿐인 마트 노동자에게 그 일은 불가항력이다.

식약청이 제 할 일을 하고, 업주가 제 사업의 활로를 찾는 동안, 마트 노동자는 제 하던 일을 통째로 잃어버린다. 영업정지 처분은 먹이 사슬을 따라 마트 노동자의 실직으로 가중처벌된다. 식약청 단속으로 문을 닫게 된 대형마트는 지끔껏 없었다.

그런데 오늘 집어간 돼지고기에서 대장균과 타르와 아질산염이 검출되면, 내 이익 누가 지켜줄까?

......

투명인간이 되어 마트에서 일한 뒤에야 나는 의자가 절실한 더 많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몸으로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129쪽

'노동'의 목적이 노동이 될 순 없다. 그러나 종종 헷갈린다. 밤 9시 야근을 마치고 집에 가면 항상 10가 넘어싿. 들어가면 대체 할 수 있는게 없다. 8시간 뒤엔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 말곤 없다.

막장 노동자의 여가가 더 적은 이유가 있다. 대체로 일터가 멀다. 공장은 더 값싼 부지를 찾아 점점 더 멀리 간다. 본래 내가 사는 경기 성남의 공단 역시 도시의 가장자리에 있어, 거주 시민들도 보통 40~50분 통근 시간을 감수해야 했으나 이마저도 하나둘 근처 광주로 이전했다. -272쪽

밤 9시 퇴근을 알리는 종이 친다. 여기저기서 "휴~" 소리가 낮게 퍼진다. 오늘 산 자는 내일 다시 온다. 일을 그만둘 즈음 새벽은 차가와졌다.

출근길마다 보았다. 새벽이 사람을 깨우지 않는다. 사람이 언제나 새벽을 깨운다. 그런데도 악몽을 좀체 깨지질 않는다.

어떻게 해야할까. 답을 알수 없으나 그 몫은 위정자에 달렸고 경영진에 달렸으며, 나머지가 노동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273쪽

독자 : 많은 이들이 그 구조를 넘어서는 길을 찾아주기를 기대하더라.

안수찬 : 기사에 등장하는 노동자들을 보고 '이렇게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 생각을 오래 품다 보면, 막상 그렇게 살게 되었을 때 그 부당함을 절감하고 행동하게 될 것이다. 대안을 보고 싶다는 독자도 있었는데, 굳이 변명하자면, 교육.빈곤 대물림.일자리.실업복지.주택.육아.의료.노조 등을 한 두름에 꿰뚫을 수 있는 간단하고 강력한 대안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문제를 단순화해 풀어나가는 건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생각이다.

임인택 : 쉬운 완결을 제시받고 위로받으려는 일종의 '대안 콤플렉스'가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내가 일한 공장에는 오후 5시 30분 때때로 퇴근버스가 없었다. 대안은 '퇴근버스를 만들라'다. 그런 걸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노동 OTL'자체가 1차적인 대안이다.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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