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선물을 주고받는가 - 선물의 문화사회학 SERI 연구에세이 53
김정주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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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영국에서 공부한 지은이가 선물이란 소재를 통해 두사회를 들여다보고 쓴 책이다.

 간략히 소감을 말하자면 우선 상당히 재미있다는 점이다. 심층 인터뷰식 면접을 통해 우리가 가진 선물에 대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발언들을 통해 그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근거들과 생각들을 읽어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국이란 한 사회와 더불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영국이란 사회에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마찬가지로 흥미롭다. 특히 이탈리아 태생으로 영국에서 오랜기간 생활한 이의 모습을 통해 두가지 문화가 한 사람의 몸안에서 충돌하는 현장을 보는 것만으로 신기하다.

선물이라는 것이 받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내가 이만큼의 수고와 노력을 기울였다는 반증이기에 그러한 효과가 낮을 수 밖에 없는 돈은 선물로서의 값어치가 낮을 수 밖에 없기에 많이 사용되지는 않았다는 설명을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또한 체면이 중시되는 우리사회의 특성으로 인해 돈이 자연스럽게 선물로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나, 외국에서도 실용적인 측면이 강조되면서 돈이 선물로 사용되는 빈도수가 늘어간다는 점 등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사실 제목에 끌려 가볍게 읽어보고자 한 책이었는데 뜻밖의 수확을 거둔 느낌이다.

 뱀발로 아쉬운 점을 토로한다면 우리사회와 영국이라는 딱 두 곳만 비교했다는 점. 앞으로 더 많은 비교가 담겨있는 책이 얼렁 나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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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선물을 주고받는가 - 선물의 문화사회학 SERI 연구에세이 53
김정주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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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에 근무하는 한 참가자는 "우리 분위기에서는 이러저러합니다" "내 동료들도 다 저와 같이 행동할 겁니다"라는 식으로 개인적인 입장보다는 자신의 신분을 의식하는 경향이 짙었다. 또 선물이라는 것을 주고받는 자체에 대하여 상당히 주의를 기울이는 듯했으며, 이는 공인으로서 자신의 신분에 대한 지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와 같은 기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그가 공적기관의 일원으로서 보여준 것과 유사한 태도를 보였다.
-88쪽

그러나 영업 분야에 종사하는 참가자는 직업의 특성상 선물이 그들의 일상생활에 자연스레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적정성의 문제였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인생이 기브 앤드 테이(give and take) 아니겠어요?"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자신들이 선물교환의 기회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어 있는지 보여주었다.
같은 영업 분야라도 직급의 고하에 따라 태도가 달랐는데, 직급이 높은 참가자들은 대체로 직급이 낮은 참가자들보다 고가의 선물이나 애매한 선물에 대하여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영업부 출신의 한 간부급 참가자는 그것을 받거나 거절하는 문제와 별개로, 귀한 선물을 권유 받았다는 사실 자체에 호의를 갖는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그리고 훗날 어떤 기회가 생겼을 때, 큰 무리가 없다면 고가의 선물을 제시한 사람에게 배려해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것은 선물을 뇌물로 받아들여서라기보다는 자신이 그만한 지위와 파워가 있는 존재로 인식되며, 그에 상응하는 존경 내지는 애정을 받는 것이라는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만약 능력이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면, 솔직히 나에게 선물을 제시한 사람에게 기회를 줄 것 같네요. 그건 내가 선물을 받았으냐 거절했느냐의 문제를 떠나서, 나를 그만큼 생각한 그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받았기 때문입니다."
즉 누군가에게 특별한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특별한 배려라는 생각을 하게 함으로써 유쾌한 기분을 주기 때문이다. -88쪽

"똑같이 고가의 선물이 전달되더라도 선물을 하고 나서 그로 인해 이득을 얻는 것은 뇌물 같지만, 뭔가 이득을 취한 후에 답례를 한다면 선물이라는 느낌이 강하죠."
이는 말장난 같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은 내용이다. 뭔가를 받고 뭔가를 해준다면 그것은 다분히 앞선 선물로 인한 대가의 행위로 해석되나, 반대로 뭔가를 해주고 선물 받는 것은 다분히 자발적인 감사의 표시로 간주되는 것이다. 즉 선물의 시점이 또 하나의 이슈가 된다는 이야기다. -100쪽

가격의 문제로 넘어가면, 사람들은 대부분 특별한 관계의 사람에게는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음이 보고되었다. 따라서 특별히 생각하는 사람에게 고가의 선물을 받는다면 이는 두 사람의 상호 관계에 대한 감정의 확인이 되므로 특히 기뻐하는 것이다.
이는 업무상 선물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 참가자들 중 직급이 높은 사람들 가운데 뇌물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들의 경우, 한결같이 자신이 부하 직원에게 그만큼 존경과 애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들었다. 또 자신이 누군가에게 청탁 받을 만한 위치에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삶의 즐거운 교환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만약 매우 명확하고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이라면 뇌물은 충분히 감사의 선물 정도로 간주되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규율을 위반해야 하는 청탁이 아니라면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냐는 반응이었다.
이와 반대로 직급이 낮은 참가자들은 대부분 고가의 선물이나 뇌물에 대하여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이들은 자신이 그러한 선물을 받는 입장으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성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선물이란 상호 행동인데, 만약 그것이 일방적인 행위라고 간주될 때 이는 그 매력을 상실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듯 싶었다. -1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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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시내버스
안건모 지음 / 보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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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캔로치라는 영국 영화 감독이 있다. 그 분이 만드신 영화 가운데 하나가 빵과 장미인데, 빌딩 청소부들이 노조를 만들고 인간갑게 살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의 하나가 바로 빌딩 청소 노동자 옷을 입고 있으면 투명인간이 되어 버린다는 고백아닌 고백이다. 불법 이민자가 대부분인 빌딩 청소 노동자 사회에서 청소복으로 갈아입는 순간, 하나의 사람에서 보이지 않는(!) 빌딩 청소 노동자로 되어버린 다는 것이다. 그 영화의 감흥이 남아있는 한동안은 빌딩을 관리하시느냐 애쓰시는 분들이 잘 보였는데....

 거꾸로 가는 시내버스를 운전했던 안건모 님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버스 운전대를 잡는 순간 하나의 버스 운전기사로만 기억될 뿐, 안건모라는 이름은 잘 보이지 않는다(물론 운전사 옆 자리에 앉아 이름을 뚫어지게 쳐다보지 않는 이상 보기 힘들지만).

 익명의 버스 운전사가 되어버리는 순간, 버스를 타는 승객과 운전자 사이엔 서비스를 받는 사람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계만이 남을 뿐, 그걸 제공하는 사람이란 존재는 모두 증발되어 버리게 된다. 정말이지 놀라운 현장이 아닐까!

 거기에다가 버스라는 열악한 공간(버스가 고장이 나 있을 수도 있고, 갑자기 많은 이들이 버스를 이용하고자 몰려들어 이른바 만원 버스가 되기도 한다)은 더욱 증발을 쉽게 해준다. 이건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고자 하는 버스회사 사주의 당연한 선택이기도 한데, 그걸 감독을 해야 하는 관청은 상대적으로 잘 보이질 않는다. 쩝.

 버스라는 공간을 통해 보여지는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따사로운 시각이야말로 이 책이 가진, 아니 안건모님의 글이 가진 미덕일 것이다. 체험을 통해 직접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두번의 테러와 각종 징계 등등을 이렇게 쉽게 표현해되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를 읽고 있노라면 버스운전 기사님의 애환을 고스란히 읽어낼 수 있어 재미도 있다.

 사회에는 다양한 이들이 어울려 살아간다고들 말한다. 그러한 어울림이 가능한 근본은 아마도 너와 내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일 것이다. 다름을 감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려면 우선은 다른 이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알아야 할텐데...이 책이야말로 그러한 앎에 대한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는데 충실하다 할 것이다. 파리의 택시운전사와 더불어, 거꾸로 가는 시내버스라지만 그걸 바로 굴러가게끔 노력하는 기사님도 있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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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7-02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쓴 안건모입니다. 뒤늦게 리뷰를 쓴 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제 책을 좋게 평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단골손님이 많기로 유명했지요. 또 손님은 절 모르지만 늘 타는 손님들 얼굴을 많이 기억했습니다. 어디서 타서 어디서 내리는지도 알고 있었지요.
저는 지금은 버스 운전을 그만두고 월간 작은책 이라는 진보 월간지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버스를 못 하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노동운동에서 언론 운동, 문화운동으로 바꾼 셈이지요. 노동자들 소식을 전하는 책입니다. 사이트에도 들어 오셔서 구경하시고 구독 신청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http://www.sbook.co.kr
02-323-5391
 
나의 두번째 사진책 - 프레임 구성의 달인 되기
곽윤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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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21 사진팀장으로 근무하며, 사진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곽윤섭 기자가 만든 두번째 사진책이다. 역기서 책을 만들었다고 표현한 것은 책에 실린 사진들이 대부분 그가 운영하는 사진클리닉에서 추려낸 것들이기 때문이다.

 필카에서 디카로 넘어온 이후 영상홍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사방에 이미지가 넘쳐난다. 디카의 기여도를 새삼 거론하긴 뭐하지만, 정말이지 예전 필카 였다면 고심 끝에 셔터를 한방 눌렀겠지만 지금은 여러방 찍은 후에 그중에 맘에 드는 한장을 고르는 방식으로 사진 찍는 방식이 변경되었다. 이러한 방식의 변화를 불러온 것이 첫구매 이후엔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디카덕분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하지만 디카로 쉽게(?) 찍은 사진들은 오래된 흑백사진 한장이 주는 깊은 감흥을 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엔 그렇다는 것이 사실이다. 옆집 필카를 빌려서, 혹은 소풍을 같이 다른 아이가 가져온 사진기를 통해 찍힌 나의 어색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단박에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지만, 모니터 화면에 크게 떠있는 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삘 받기 힘들다.

 하지만 필카로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와버렸다. 세계 최대 필름회사인 코닥조차도 디카를 생산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디카세상임을 반증한 상황에서 다시 필카로 돌아가기엔 지불한 비용이 너무 아깝다. 결국 디카를 활용해서 예전처럼 감흥을 주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소리인데....

 클리닉을 운영하는 곽팀장에 따르면 무식하게 많이 찍는 것은 실력이 느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무식하게 많이 공부한다고 해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차라리 남의 사진을 많이 보면서, 잘된점과 잘못된점을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이야말로 하나의 지름길일 수 있음을 알려준다. 그가 운영하는 사진클릭닉을 보면 곽심(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마음가짐이 그가 운영하는 사진클리닉에 많은 이들이 다녀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듯 싶다. 인터넷 상에 오픈되어 있는 그의 사진클리닉을 책을 읽는 동안이든, 책을 읽은 후든 간에 사진에 대해 좀더 다양한 시각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는 감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기에, 한번 방문하시라고 감히 강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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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니피그 사이언티스트 - 자기를 생체실험한 과학자들
레슬리 덴디 외 지음, C. B. 모단 그림, 최창숙 옮김 / 다른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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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기니피그라는 생소한 단어에 대해 먼저 설명을 하는게 이 리뷰를 읽는 이들에게 더 유익할 듯 싶어, 책 앞에 나와있는 내용을 옮겨본다.

 기니피그 : 먼나라 기니아에서 서식하던 동물이라고 하여 이 장소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1. 작은 포유류 여덟 종류 중 하나로서 케이비, 모르모트라고 알려져 있다. 이 동물은 남아메리카에 살고 있는데, 거기서 식용으로 수백 년간 사육되어 왔다.길들여진 한 종류는 의학적 실험동물로 전 세계에 바다를 통해 수출되어 왔다. 케이비는 애완동물로도 기른다. 2. 과학연구를 위해 실험대상이 되는 사람.

 그렇다. 두번째 설명처럼 이 책에 나오는 10명의 과학자는 모두 스스로 과학연구를 위해 스스로 실험대상이 되었던 사람들이다. 개중에는 스스로 병에 감염이 되는 모험을 감행하여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걸렸던 병에 대한 치료약 개발을 앞당긴 사람도 있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그런 사람은 스스로의 몸에 질병을 옮겨 심고 스스로 명을 단축한 만용을 부린 치기어린 행동이라고 치부해 버리기도 했다라는 친절한 설명도 나온다.

 이 책은 그러한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좋아하는 말을 하기에 앞서 그네들이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일말의 고민이라도 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한 실증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독의 가치가 충분하다 할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을 일이 있었는데, 처음 웃음가스를 통해 마취가 된 상태에서 실험해볼 대상이 없어 스스로의 이빨을 뽑아야 했던 호레이스 웰즈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가 웃음가스에 관심을 갖지 않고 그냥 지나쳐버렸다면...물론 훗날 누군가가 웃음가스의 기능을 발견했긴 했겠지만 말이지만 말이다...햇살좋은 토요일 오후에 간단히 치료를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일생 일대의 고민과 주저주저 하는 결심 사이에서 살기위해 무지막지한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이빨치료라는 대수술로 비화되었을련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었다.

 스스로를 실험의 첫번째 대상으로 삼아준 그네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편안하고 안락한 삶이 유지된다라는 사실에 다시금 그네들의 왕성한 실험정신과 스스로에게 먼저 실험을 한 무모한(?) 용기에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개인적으론 마지막 생체시계 실험을 한 그녀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30대 중반이 되어 엄청나게 빨리는 가는 시간의 비밀을 그녀가 실험을 통해 풀어주었기 때문이다. 감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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