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종석 교수의 아주 특별한 경영 수업
예종석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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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라는 글의 형식을 빌어 경영과 관련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편지의 대상은 대한민국에서 경영을 하고 있을범직한 익명의 K사장. 남에게 보낸 편지를 옆에서 읽는 것인지라, 술술 잘 읽힌다.

교수초년병 시절에 어느 CEO가 "교수들은 귀신 시나락 까먹는 이야기만 한다"라는 말에 충격을 받아 현실 기업경영에도 자문 등의 역할을 통해 참여하고 있단다. 면면을 보면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 것 같은데, 교수라는 직업이 정말 좋은 직업이구나라는 생각도 하게된다. 직장에 매여 한가지 시킨 일도 제대로 하기 벅찬데...과연 그렇게 많은 일들을 제대로 하고 계시는건지? CEO에겐 경영자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 기본이라고 하시던데....아무튼....(교수들의 강단 밖 활동을 통해 상아탑의 고립을 벗어나게 하는 것에는 대찬성이지만 아무래도 교수의 본분은 강단활동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한마디 덧붙여 보는 것입니다)

K사장에게 보내는 편지들은 하나하나가 경영학 교과서에 나옴직한 이야기로서 쉽게 풀어써져 있다. 군데군데 들어있는 사례들은 내용에 맞는 소재들로 채워져 있어 읽어봄직하다. 개인적으로는 도코 도시오의 "하루는 오전 10시까지의 승부"라는 명언과 사업계획서가 갖춰야 할 여섯가지 조건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어느 편지 한통을 버릴 것이 없을 만큼 고른 내용인 점도 이 책의 강점이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편지에 눈길이 가장 오래 머물렀다. 마지막 한통은 익명의 L회장에게 보내는 편지인데....(대상이 누구인지 대략 짐작은 가는데)...L회장께서 젊은 시절에 "내 자식에게는 이 힘든 사업 시키지 않겠다"라고 발언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되었다(나이 드시니 생각이 많이 바뀌신 모양인가보다). 강단의 똑똑한 교수가 현장의 똑똑한 회장에게 진심에서 올린 충고이니 고이 접수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경영이라는 거대한 학문과 관련된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집어든다면야 그 사람에게는 강추이지만, 경영학에 대한 원론을 듣고자 한다면 다른 두꺼운 경영학 원서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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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위대한 승리 - 반양장
잭 웰치.수지 웰치 지음, 김주현 옮김 / 청림출판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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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내가 있다.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경영학 교과서에 있는 평범한(?) 진리보다 더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힘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의 회장으로 20년 동안이나 재직하면서 수치상으로 눈부실 정도로 회사를 키웠다. 거기에다가 복도 많은 사람답게 훌륭한 후계자 3명 중에서 한명을 골라야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가 바로 잭웰치다. 

유명 경제잡지에서 특집 기사로 그의 시대가 갔고, 새로운 시대가 왔다면서 내세운 인물이 바로 애플의 모순덩어리 사장 스티브 잡스였다. 잡스가 천재형의 설립자라면, 잭웰치는 전형적인 20세기 경영자다.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그가 20년 동안 온갖 실수와 성공을 거듭하면서 체험했던 소중한 경험들을 강연에서 풀어내듯이 써내려간 책이 바로 이책이다.

잭웰치가 누구인가 하면....중성자탄 잭이라 불리웠다. 그러한 별명이 붙은 것은 중성자 폭탄처럼 건물은 그냥 둔채, 사람만 없애버린다 비아냥이 가득한 질시를 받았던 경영자였다. 하지만 원칙을 세우고-여기서 원칙이란 아주 단순하기 그지 없는 것이었는데 1등이나 2등이 아닌 사업은 매각하거나 철수하거나 접는다라는 것이었는데-300여개나 되는 GE라는 거대 회사의 회장이 되어서 내린 결정치고는 아주 심플한 것이었다. 20여년이란 시간 동안 자신이 세운 원칙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높은 기업집단으로 변모시켰고, 그걸 바탕으로 세계 최고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걸머지게끔 만들었다.

위사람에 대해 좀더 많이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회사에서 월급을 타서 생활해야 하는 월급쟁이라면 상사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을 터인데...이 책은 그 연구 대상인 상사에 대해 좀더 많이 알게끔 해준다. 그러한 충고를 해주기에 충분한 20년짜리 회장이 현직을 통해 겪은 생생한 경험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승리라는 제목에 현혹되기 보다는 20년짜리 회장이 들려주는 그리고 변치 않는 승리에 대한 비법을 듣는다는 셈치고 두꺼운 책을 집어들고 책장을 펼쳐보는 것이야말로 이책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 한다. 월급쟁이 모두에게 이책을 진정으로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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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이 건강을 말아먹는다
황성수 지음 / 동도원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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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별이 박한 이유부터 말해야겠다. 매번 반복되는 정답으로 인해 좋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질려버렸다. 이 책은 곰탕으로 대표되는 동물성 식품이 건강에 얼마나 해를 끼치는 지에 대해서 자분자분하게 설명해준다. 마치 내 앞에 의사선생님이 검진 후에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의사선생님의 말씀에는 군더더기가 없고 매우 건조하고 단조롭기까지 하다. 아는 것과 설명을 통해 풀어내는 것이 다르다는걸 새삼 느낀다.

정력에 좋다는 이유로 특정 동물의 특정 부위를 먹는 것은 전혀 논리적인 행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먹는 먹꺼리를 살펴보면 의외로 많은 부분 비논리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곰탕이다. 뼈를 다쳤을때, 혹은 몸보신을 위해 먹게되는 곰탕이지만 실제로는 중성지방 덩어리에, 단백질이 과다하게 들어있는 동물성 식품으로, 오히려 몸에 해가 된다는 것이 진실이다.

우유도 과단백 과지방 식품이며, 뼈를 튼튼히 하기 위한 멸치도 마찬가지로 과단백의한 산성혈액을 만들어 낼 수 있어 오히려 뼈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 등은 덤이다.

지은이가 건강을 위해 정답으로 제시한 것은 바로 현미밥과 야채반찬 그리고 생과일 간식이다. 매끼니마다 이러한 식물성식품만으로도 충분한 영양소 섭취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현미의 경우엔 8%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고, 섬유질이 풍부하며, 불포화지방, 비타민 등이 풍부한 이른바 완전식품이라고 강하게 추천하고 있다.

문제는 역시 실천인데....밥상 전체를 한꺼번에 식물성식품군으로 꾸미기 힘들다면 한구석부터라도 변화를 주어보는 것은 어떨까. 당장 압력밥솥에 현미라도 좀 넉넉히 넣어서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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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의 풍경 -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김두식 지음 / 교양인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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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자기를 낮추고 들어가는 사람에게는 점수가 후할 수 밖에 없는데....이 책이 그런 경우다.

저자는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잠깐 검찰 조직에 몸을 담았다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바로 마눌 뒷바라지를 한다고 미국으로 떠나 말 그대로 마눌 뒷바라지를 2년간 한다. 이때에 자신이 하고 싶어했던 상대적으로 소외된 법학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는데...이것이 자신을 법대교수가 되게 만들었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법학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만들어주었다고 설명한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어렵다는 사법고시를 패스하고서 스스로 이류법학자라고 고백하는 용기도 가상하거니와, 현실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조근조근하게 밝혀내는 폼이 전혀 이류가 아니다. 이건 일류법학자도 하기 힘든 자기 고백아닌가!

헌법 조문에 나와있는 여러가지 기본권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유리되어 왔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헌법의 기본 정신을 망각한 법률가들이 '인정한다. 그러나'라고 하는 편의주의적인 발상으로 기본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음을 꼽고 있다. 헌법상에 보장되어 있는 무죄추정원칙을 가장 수호해야할 전직 검사가 자신의 부끄러운 수사일화를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는걸 읽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헌법에 대한 우리의 무지한 모습을 보고 있는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린다.

본인을 중증 예수쟁이라고 낮추면서도 종교의 자유에 대한 편협한 모습을 보이는 종교인들에 대해 따끔한 한마디를 잊지 않는 참 예수쟁이라 할 것이다.

학창시절 뜬구름 잡는것만 같던 헌법이 저렇게 재미있는 것이었는가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 정도였다. 앞으로 주목해서 봐야할 필요가 충분한 이류 법학자 김두식을 나는 이렇게 만났다. 여러분에게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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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줄 꽂아놓고 - 옛사람의 사귐
이승수 지음 / 돌베개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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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요새 사용하는 말로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거문고를 잘 연주하는 명장이 있었는데, 그 명장의 연주를 제대로 감상했던 친구가 죽어버리자 명장은 거문고의 줄을 끊어버리고 다시는 거문고를 잡지 않았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단어다. 소리를 알아듣는다는 뜻의 지음이란 단어를 진정한 친구를 일컫는 말로 사용하게된 연유다. 

이책은 고사성어를 빌어, 멋진 제목으로 활용하고 있다. 진정한 벗을 위해 거문고의 줄을 꽂아놓고 기다리고 있는 친구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며, 그네들간의 사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지은이는 진정한 사귐이 어떠한 것인가를 12쌍의 다양한 사귐을 보여줌으로써 대신 설명한다. 옛문헌 속에 박제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처럼 고민하고 걱정하고 보고싶어하고, 만나고 싶어하는 따스한 피를 가졌던 사람이었음을 알려준다.

평생 단 몇일만 만나 같이 숙식하면서 서로간의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눈 사귐은 그래도 정상(?)적인 교제를 나눈 축에 들수 있을 것이지만, 평생 단 한번도 만나지 못하고 몇통의 서찰을 통해 우정을 나눈 비정상(?)인 사귐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쌍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코 최명길과 김상헌 커플이다. 워낙 유명한 커플(?)이라 많이 알고 있어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글을 통해 내가 몰랐던 그네들의 새로운 면면을 보게 되었다. 청나라 군대의 포위 가운데서 항복과 관련된 문서를 쓰고 있던 최명길과 그 항복문서를 찢으면서 통곡했다는 김상헌. 정말이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는 정치적인 노선을 가진 것인데, 이정도라면 평생 얼굴 한번 안 마주치면서 살았을 것 같은데 실상을 그렇지 아니했던 것이다.  

그네들이 다시 만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청나라의 수도 심양의 감옥의 한 골방에서였다. 이때 김상헌은 74세, 최명길은 58세였다. 담배연기를 뿜어는 상대방에게 애교섞인 항의의 내용을 담은 시편을 지어 전달하는 비흡연가인 김상헌 노인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웃음을 머금게 한다. 또한 감옥에서 나눈 시를 살펴보면, 자신의 정치적인 심정을 시를 통해 피력함으로서, 서로간의 다름을 확인하고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진정한 다름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 커플에 대해 이긍익이 내린 평가야 말로 진정 이책이 말하고자 하는 고갱이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을 포함한 후세 사람들은 처음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뒤의 갈등과 대립만을 기억한다. 

평생 단 몇일 동안의 만남을 소중하게 간직해 지음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 단 한번도 만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지음의 경지에 도달한 커플도 있다. 정말이지 사귐에는 정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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