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과 역사
모겐 위첼 지음, 김은령 옮김 / 에코비즈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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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회사에 다니다보니 경영 관련 책을 읽을 경우가 왕왕있다. 관심이 있어서라는 보다는 필요에 의해서 읽게되는 경우가 더 많다. 비경영 전공자인 나에게 읽어두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면서 동기가 일독을 권했다. 동기가 대하역사소설을 즐겨읽는 걸 알고있던 터라, 쉽게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말이다.

이 책을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역사라는 거울에 비춰본 경영 이야기다. 역사 속에서 건져낸 사례와 인물들을 통해 지은이가  경영역사가 유구하다는걸 증명하고 있다. 멀리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건설하기 위해 고용되었던 관리야 말로 현재의 경영자 역할을 수행한 경영의 역사적 증명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교통의 불편과 질병에 시달리던 중세 시대에 프랜차이즈 개념의 수도원을 만들어내고 운영한 신부나, 보다 효율적인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가지 새로운 조직을 고안하고 운영함을 통해 각종 경영실험을 한 군인도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인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이책의 원제목이 떠오른다. '빌더(builders) and  드리머(dreamers). --개인적으로는 경영과 역사보다는 원제가 훨씬 더 내용에 맞는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들 우리 앞에 닥쳐온 문제가 항상 새로운 문제라고만 생각한다. 그래서 매번 새로운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이론에 열광하곤 한다. 하지만 역사라는 거울에 비춰보면 보여지는 모습만 다를 뿐, 이전에 있어왔음직한 문제에 불과할 뿐인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20세기 닷컴기업들이 해결했어야 했던 마케팅의 문제가 실제로는 19세기의 우편판매업계가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역사상 유명한 튤립, 철도, 닷컴 버블도 마찬가지의 매커니즘을 가진 역사적 금융투기 사례라는 것이다.  

직장 3년차로 더 공부를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무얼 공부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경영관련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경영학 관련 학과들을 유심히 살펴 보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될 듯하다. 해(태양)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라는 잠언 구절이 머리 속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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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감사회 - 9인의 공익제보자가 겪은 사회적 스트레스
신광식 지음 / 참여사회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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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영화나 TV를 너무 많이 본 것에 틀림이 없다. 담배회사 내부에서 담배의 해악을 까발리는 역할을 수행한 과학자의 활약상을 멋지게 그린 인사이더라는 영화의 추억이 너무 강렬했던 것일까? 아님, 최근 엑스파일 폭로의 정당성을 인정받은 이상호 기자의 승리소식에 너무 들떠있었던 것일까?

공익을 위해 호루라기를 불어버린 9명의 사내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신문의 서평을 읽자마다 구입해서 단숨에 읽어내렸다. 평범한 사람을 읽컫는 장삼이사의 한명으로 살아가는 소시민에게 있어,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희생의 호루라기를 분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를 간접 체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층면접을 통해 분석한 그네들의 삶은 그리 행복해 보지이 않는다. 호루라기를 힘껏 불어 우리를 일깨워 주었지만 그걸 불어준 사람에 대해선 우리사회가 너무 인색하게 군 것이다. 인색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실제 이들이 겪었을 고통에 비한다면 너무 듣기 좋게 표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장삼이사가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어버린 9명에 보낸 것은 비난과 협박, 그리고 왕따였다. 그네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은 바로 우리사회의 보다 더 큰 이익이었는데 말이다.  

공익구현이 왜 어려운가를 설명함에 있어 좋은 개념이 있다. 바로 프리 라이드(free-ride)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무임승차 정도가 적당한데, 민주화를 통해 얻어진 성과물들을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기에 그 비용을 치름에 있어선 다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치러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일례로 군대내 부정행위를 폭로했기에 감히 어느 정권에서도 더 이상 군대에서 부정투표가 이뤄지지 않게 되었다. 그걸 폭로한 호루라기맨은 감옥에서 고생하고, 강제 전역되어 평범한 삶을 부러워 하는 토막난 청춘이 되어버렸는데 말이다.

평범한 장삼이사 들이여! 제발 호루라기를 힘껏 분 그네들에게 가슴에서 우러나온 따뜻한 박수를 보내주기 바란다. 제발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협박이나 왕따 같은 유치한 행위는 하지 말잔 말이다.

아울러 사회전체적으로 비용을 마련해서 앞으로 호루라기를 불 사람이 경제적으로 덜 고통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더 많은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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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에 띄운 편지
발레리 제나티 지음, 이선주 옮김 / 낭기열라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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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from : 동대장                                                                                                                                                       to : 탈 그리고 가자맨

안녕, 애들아?                                                                                            

팔레스타인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걸 알려준 너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편지를 띄운다. 

텔레비젼 화면을 통해 보여진 너희 동네 모습만이 너희 동네가 가진 유일한 모습이었다는 나의 단순무지를  깨뜨려준 너희들의 편지를 읽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한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까 하다가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단다.

테러와 복수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울부짖는 사람들과 복수를 맹세하는 사람들, 그리고 효과음으로 들려지는 앰블런스의 경적소리까지. 너무나 익숙한 화면들 뒤에 우리와 똑같이 진로를 걱정하고, 남친과 여친에게 말못할 가슴앓이를 하는 너희들이 살고 있구라! 라는 단순한 사실을 왜 이전에는 몰랐을까? 

너희들이 주고받는 편지를 읽다가 죽음은 익명인 단체에게는 누군가의 슬픔으로 다가오지만 그 단체를 구성하는 개개인 하나하나에게는 실존의 무게를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잔혹한 것이라는 것을 새삼 가슴으로 느끼게 되었단다. 21세기에 가장 뜨거운 지역인 가자지역에 살고 있는 가자맨과 뜨거운 죽음의 키스가 엄습할지도 모르는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탈. 너희들 둘 다 오늘 하루 하루에 충실하게 살아가주길 진심으로 바랄께. (물론 이말을 하고 있는 나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말이기도 하단다)

텔레비젼 화면을 통해 비춰진 우리의 모습이 너희들에겐 어떻게 보였을지 궁금하구나? 휴전선이란 특수한 분단상황을 살아가면서도 역동적인 월드컵과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아시아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이 바로 내가 살고 있는 나라란다. 여기에도 너희들과 똑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살고 있다는걸 알아주면 좋겠어.

 항상 건강하고 2007년 9월 13일 정오, 로마의 트레비 샘에서 찍은 사진 한장 보내주면 더욱 고맙고.                                   

                                                                                  너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득담아 동대장이 보냄

PS.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라는 단어를 듣고 CNN을 통해 보여졌던 동일한 화면만이 떠오르신다면 이 책은 그 화면 뒷편에 사람이 살고 있다라는 단순한 사실을 당신에게 알려줄 것이기에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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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로 보는 세상 - 자원 재활용의 허와실 SERI 연구에세이 57
유정수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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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이따이라는 말은 일본말로서 '아깝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지극히 평범한 이 단어가 지구환경을 지키는 세계 공용어로 활용되고 있는데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지난 200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케냐의 환경부 부장관인 왕가리 마타이가 일본에 와서 이 단어를 접한 뒤에 이 단어가 지닌 의미에 매료되어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는 지구환경을 지키자라는 세계공용어 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녀에 의하면 모나이따이라는 한마디가 자원 절약과 재활용의 필요성을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고 해서 자원절약과 재활용의 중요성을 호소하는데 이보다 나은 단어가 없다고 한다.

이 책은 선진국(주로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일본)의 제도와 사례를 중심으로 쓰레기 정채과 자원재활용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제도적으로 우수한 독일이 가장 환경선진국인 것 같지만, 실제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면 꼭 그렇지만 않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일본과 프랑스도 나름대로의 제도의 우수한 점도 가지고 있지만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도 설명해 준다. 비교적 우수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쓰레기 정책도 수준급이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되었다.

쓰레기 문제의 해답으로서 가장 정답은 각자 처해있는 환경(주민이 가지고 있는 의식과 제도, 그리고 산업환경이 처해있는 현실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개념)에 맞는 제도를 고민, 고민해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얇지만 충실한 내용, 그리고 신선한 소재를 다루는 세리의 연구에세이는 어느걸 집어 들더라도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사실을 새삼 증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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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발상과 전략의 텍스트
이현우 외 지음 / 북코리아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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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광고발상을 읽어낸 부분은 훌륭한데, 텍스트를 읽어낸 부분은 리포트(도서 내용정리) 부분은 교수님들이 원하는 모범답안을 보는 것처럼 불편했다(개인적인 취향으로 인해 축약본을 그닥 좋아하지 않기에)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우는 광고.  나는 광고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꿈꾸는 욕망의 반영물이라고 본다. 그래서 광고를 읽어내는 것이야말로 동시대를 들여다보는 고찰행위라고까지 감히 생각하는 편이다(여기서 주의할 것은 읽어낸다는 것이다. 그냥 보는 것과는 다르다. 읽어낸다는 것은 자신이 주체가 되어 광고에서 주어진 정보를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수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그냥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본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한 듯해서 이글에서는 구별해서 사용한다. ).

현업출신인 교수의 설명이 그럴듯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그가 직접 광고 생산과 소비(강의)를 해본  프로슈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트렌드와 키워드, 그리고 상징코드를 가지고서 사회를 읽어낸다. 소개한 광고들이 대부분 외국광고들이라는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오지만 빈약한 데이터베이스로 인해 우리광고를 들여다보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다면 나름대로 노력한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신휴머니즘과 비교광고부분은 그런 점에서 더욱 사례벌충이 필요하다)

두가지 불만스러운 점을 지적하면서 리뷰를 마칠려고 한다.  한가지는 제목이다. 영어부제목을 보면 Trend, Key word, Cord, Text로 되어 있다. 아무리 의역을 한다고 해도 현재 제목과의 연상작용이 일어나기 힘는것 같은데....대체 이런 제목은 누가 붙인 걸까?

또 한가지는 사진부분인데, 비싼 저작권료를 내어가면서 사용한 사진들이 흑백이라는 점이다. 분명 흑백으로 만든 광고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책값이 너무 높아지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알아보기 힘든 흑백 사진보다는 선명하게 알아볼 수 있는 컬러사진이 훨씬 보기 좋은 법 아닌가?)

- 이 두가지 점때문에 별 2개 깎아서 3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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