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사회 - 9인의 공익제보자가 겪은 사회적 스트레스
신광식 지음 / 참여사회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아무래도 영화나 TV를 너무 많이 본 것에 틀림이 없다. 담배회사 내부에서 담배의 해악을 까발리는 역할을 수행한 과학자의 활약상을 멋지게 그린 인사이더라는 영화의 추억이 너무 강렬했던 것일까? 아님, 최근 엑스파일 폭로의 정당성을 인정받은 이상호 기자의 승리소식에 너무 들떠있었던 것일까?

공익을 위해 호루라기를 불어버린 9명의 사내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신문의 서평을 읽자마다 구입해서 단숨에 읽어내렸다. 평범한 사람을 읽컫는 장삼이사의 한명으로 살아가는 소시민에게 있어,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희생의 호루라기를 분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를 간접 체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층면접을 통해 분석한 그네들의 삶은 그리 행복해 보지이 않는다. 호루라기를 힘껏 불어 우리를 일깨워 주었지만 그걸 불어준 사람에 대해선 우리사회가 너무 인색하게 군 것이다. 인색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실제 이들이 겪었을 고통에 비한다면 너무 듣기 좋게 표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장삼이사가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어버린 9명에 보낸 것은 비난과 협박, 그리고 왕따였다. 그네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은 바로 우리사회의 보다 더 큰 이익이었는데 말이다.  

공익구현이 왜 어려운가를 설명함에 있어 좋은 개념이 있다. 바로 프리 라이드(free-ride)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무임승차 정도가 적당한데, 민주화를 통해 얻어진 성과물들을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기에 그 비용을 치름에 있어선 다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치러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일례로 군대내 부정행위를 폭로했기에 감히 어느 정권에서도 더 이상 군대에서 부정투표가 이뤄지지 않게 되었다. 그걸 폭로한 호루라기맨은 감옥에서 고생하고, 강제 전역되어 평범한 삶을 부러워 하는 토막난 청춘이 되어버렸는데 말이다.

평범한 장삼이사 들이여! 제발 호루라기를 힘껏 분 그네들에게 가슴에서 우러나온 따뜻한 박수를 보내주기 바란다. 제발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협박이나 왕따 같은 유치한 행위는 하지 말잔 말이다.

아울러 사회전체적으로 비용을 마련해서 앞으로 호루라기를 불 사람이 경제적으로 덜 고통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더 많은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