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에 띄운 편지
발레리 제나티 지음, 이선주 옮김 / 낭기열라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from : 동대장                                                                                                                                                       to : 탈 그리고 가자맨

안녕, 애들아?                                                                                            

팔레스타인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걸 알려준 너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편지를 띄운다. 

텔레비젼 화면을 통해 보여진 너희 동네 모습만이 너희 동네가 가진 유일한 모습이었다는 나의 단순무지를  깨뜨려준 너희들의 편지를 읽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한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까 하다가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단다.

테러와 복수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울부짖는 사람들과 복수를 맹세하는 사람들, 그리고 효과음으로 들려지는 앰블런스의 경적소리까지. 너무나 익숙한 화면들 뒤에 우리와 똑같이 진로를 걱정하고, 남친과 여친에게 말못할 가슴앓이를 하는 너희들이 살고 있구라! 라는 단순한 사실을 왜 이전에는 몰랐을까? 

너희들이 주고받는 편지를 읽다가 죽음은 익명인 단체에게는 누군가의 슬픔으로 다가오지만 그 단체를 구성하는 개개인 하나하나에게는 실존의 무게를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잔혹한 것이라는 것을 새삼 가슴으로 느끼게 되었단다. 21세기에 가장 뜨거운 지역인 가자지역에 살고 있는 가자맨과 뜨거운 죽음의 키스가 엄습할지도 모르는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탈. 너희들 둘 다 오늘 하루 하루에 충실하게 살아가주길 진심으로 바랄께. (물론 이말을 하고 있는 나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말이기도 하단다)

텔레비젼 화면을 통해 비춰진 우리의 모습이 너희들에겐 어떻게 보였을지 궁금하구나? 휴전선이란 특수한 분단상황을 살아가면서도 역동적인 월드컵과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아시아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이 바로 내가 살고 있는 나라란다. 여기에도 너희들과 똑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살고 있다는걸 알아주면 좋겠어.

 항상 건강하고 2007년 9월 13일 정오, 로마의 트레비 샘에서 찍은 사진 한장 보내주면 더욱 고맙고.                                   

                                                                                  너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득담아 동대장이 보냄

PS.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라는 단어를 듣고 CNN을 통해 보여졌던 동일한 화면만이 떠오르신다면 이 책은 그 화면 뒷편에 사람이 살고 있다라는 단순한 사실을 당신에게 알려줄 것이기에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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