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이 건강을 말아먹는다
황성수 지음 / 동도원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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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별이 박한 이유부터 말해야겠다. 매번 반복되는 정답으로 인해 좋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질려버렸다. 이 책은 곰탕으로 대표되는 동물성 식품이 건강에 얼마나 해를 끼치는 지에 대해서 자분자분하게 설명해준다. 마치 내 앞에 의사선생님이 검진 후에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의사선생님의 말씀에는 군더더기가 없고 매우 건조하고 단조롭기까지 하다. 아는 것과 설명을 통해 풀어내는 것이 다르다는걸 새삼 느낀다.

정력에 좋다는 이유로 특정 동물의 특정 부위를 먹는 것은 전혀 논리적인 행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먹는 먹꺼리를 살펴보면 의외로 많은 부분 비논리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곰탕이다. 뼈를 다쳤을때, 혹은 몸보신을 위해 먹게되는 곰탕이지만 실제로는 중성지방 덩어리에, 단백질이 과다하게 들어있는 동물성 식품으로, 오히려 몸에 해가 된다는 것이 진실이다.

우유도 과단백 과지방 식품이며, 뼈를 튼튼히 하기 위한 멸치도 마찬가지로 과단백의한 산성혈액을 만들어 낼 수 있어 오히려 뼈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 등은 덤이다.

지은이가 건강을 위해 정답으로 제시한 것은 바로 현미밥과 야채반찬 그리고 생과일 간식이다. 매끼니마다 이러한 식물성식품만으로도 충분한 영양소 섭취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현미의 경우엔 8%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고, 섬유질이 풍부하며, 불포화지방, 비타민 등이 풍부한 이른바 완전식품이라고 강하게 추천하고 있다.

문제는 역시 실천인데....밥상 전체를 한꺼번에 식물성식품군으로 꾸미기 힘들다면 한구석부터라도 변화를 주어보는 것은 어떨까. 당장 압력밥솥에 현미라도 좀 넉넉히 넣어서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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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의 풍경 -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김두식 지음 / 교양인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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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자기를 낮추고 들어가는 사람에게는 점수가 후할 수 밖에 없는데....이 책이 그런 경우다.

저자는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잠깐 검찰 조직에 몸을 담았다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바로 마눌 뒷바라지를 한다고 미국으로 떠나 말 그대로 마눌 뒷바라지를 2년간 한다. 이때에 자신이 하고 싶어했던 상대적으로 소외된 법학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는데...이것이 자신을 법대교수가 되게 만들었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법학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만들어주었다고 설명한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어렵다는 사법고시를 패스하고서 스스로 이류법학자라고 고백하는 용기도 가상하거니와, 현실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조근조근하게 밝혀내는 폼이 전혀 이류가 아니다. 이건 일류법학자도 하기 힘든 자기 고백아닌가!

헌법 조문에 나와있는 여러가지 기본권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유리되어 왔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헌법의 기본 정신을 망각한 법률가들이 '인정한다. 그러나'라고 하는 편의주의적인 발상으로 기본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음을 꼽고 있다. 헌법상에 보장되어 있는 무죄추정원칙을 가장 수호해야할 전직 검사가 자신의 부끄러운 수사일화를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는걸 읽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헌법에 대한 우리의 무지한 모습을 보고 있는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린다.

본인을 중증 예수쟁이라고 낮추면서도 종교의 자유에 대한 편협한 모습을 보이는 종교인들에 대해 따끔한 한마디를 잊지 않는 참 예수쟁이라 할 것이다.

학창시절 뜬구름 잡는것만 같던 헌법이 저렇게 재미있는 것이었는가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 정도였다. 앞으로 주목해서 봐야할 필요가 충분한 이류 법학자 김두식을 나는 이렇게 만났다. 여러분에게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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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줄 꽂아놓고 - 옛사람의 사귐
이승수 지음 / 돌베개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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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요새 사용하는 말로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거문고를 잘 연주하는 명장이 있었는데, 그 명장의 연주를 제대로 감상했던 친구가 죽어버리자 명장은 거문고의 줄을 끊어버리고 다시는 거문고를 잡지 않았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단어다. 소리를 알아듣는다는 뜻의 지음이란 단어를 진정한 친구를 일컫는 말로 사용하게된 연유다. 

이책은 고사성어를 빌어, 멋진 제목으로 활용하고 있다. 진정한 벗을 위해 거문고의 줄을 꽂아놓고 기다리고 있는 친구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며, 그네들간의 사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지은이는 진정한 사귐이 어떠한 것인가를 12쌍의 다양한 사귐을 보여줌으로써 대신 설명한다. 옛문헌 속에 박제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처럼 고민하고 걱정하고 보고싶어하고, 만나고 싶어하는 따스한 피를 가졌던 사람이었음을 알려준다.

평생 단 몇일만 만나 같이 숙식하면서 서로간의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눈 사귐은 그래도 정상(?)적인 교제를 나눈 축에 들수 있을 것이지만, 평생 단 한번도 만나지 못하고 몇통의 서찰을 통해 우정을 나눈 비정상(?)인 사귐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쌍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코 최명길과 김상헌 커플이다. 워낙 유명한 커플(?)이라 많이 알고 있어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글을 통해 내가 몰랐던 그네들의 새로운 면면을 보게 되었다. 청나라 군대의 포위 가운데서 항복과 관련된 문서를 쓰고 있던 최명길과 그 항복문서를 찢으면서 통곡했다는 김상헌. 정말이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는 정치적인 노선을 가진 것인데, 이정도라면 평생 얼굴 한번 안 마주치면서 살았을 것 같은데 실상을 그렇지 아니했던 것이다.  

그네들이 다시 만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청나라의 수도 심양의 감옥의 한 골방에서였다. 이때 김상헌은 74세, 최명길은 58세였다. 담배연기를 뿜어는 상대방에게 애교섞인 항의의 내용을 담은 시편을 지어 전달하는 비흡연가인 김상헌 노인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웃음을 머금게 한다. 또한 감옥에서 나눈 시를 살펴보면, 자신의 정치적인 심정을 시를 통해 피력함으로서, 서로간의 다름을 확인하고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진정한 다름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 커플에 대해 이긍익이 내린 평가야 말로 진정 이책이 말하고자 하는 고갱이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을 포함한 후세 사람들은 처음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뒤의 갈등과 대립만을 기억한다. 

평생 단 몇일 동안의 만남을 소중하게 간직해 지음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 단 한번도 만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지음의 경지에 도달한 커플도 있다. 정말이지 사귐에는 정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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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이트 형제의 모험 - 마음이 자라는 특별한 여행
프랑수아 베이제 지음, 양희영 옮김 / 지식의풍경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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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지방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만년설과 빙하, 그리고 눈보라. 더불어서 에스키모(그들은 날고기를 먹는다며 남들이 붙여준 이 이름보다는 이누이트<사람>이란 단어를 더 좋아한다지요). 저도 이 글에선 이누이트라는 단어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이책은 내셔날그래픽에서나 만남직한 그네들의 이야기를 맛볼 수 있는 책입니다. 전설의 섬 아크파토크를 찾아가는 모험담이 주된 줄거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타크(형)과 케니(동생), 썰매를 끄는 대장개(나르비크)가 온갖 어려움을 뚫고 전설의 섬에 가서 대대로 내려오는 수수께끼를 풀어낸다는 것이지요.

쉽게 접하기 힘든 지방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소재 또한 흔한 것이 아니어서 음식으로 치면 아주 별식일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줄거리와 간간히 뿌려져 있는 양념이 너무 강하지 않아서 일까요. 그냥 한번 먹어봄직한 음식밖에 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물론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낯선 지방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려주는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등에 충실한 그네들의 모습만 보여준 것이 아닌가라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날고기를 먹고, 털가죽 옷을 입고 살아가는 그네들 말입니다. 얇은 책 내용 속에 그네들의 삶을 다 담아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어쩌면 편견일 수도 있는)을 깨어주길 바랬는데 그러한 내용을 맛볼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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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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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바다 건너 미국이라는 나라의 중앙은행 총재이셨던 그리스펀 아저씨가 나와서 정말이지 현란한 수사학으로 포장된 언어들로 금리라는 것을 올릴 것인지 말것인지를 설명하고 나면 대륙 반대편에 있던 전세의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월스트리트라는 경제제국이 그가 사용한 단어 하나하나에 웃고울곤 했다. 지금은 그 총재역할을 다른 분이 하고 계시지만..

시골의사가 쓴 부자경제학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그린스펀이 대단해서라고만 단순무식하게 생각을 했지 그가 발표하는 금리가 세상을 읽어낼 수 있는 잣대라고는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정말이지 세상을 읽어낼 수 있는 유용한 툴임에 분명한 것인데 말이다. 역시 재테크도 알아야....쩝

박경철이라는 이름보다 더 유명한 필명인 시골의사. 그가 이책을 통해 틀려주는 이야기는 족집게 식의 강의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신이 잘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허장성세에 가득찬 허풍도 아니다. 단지 그가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그가 세상을 읽어내는 방식을 머니게임에 처녀출전하는 햇병아리인 우리에게 자근자근 설명해 준다. 내주머니속에 들어있는 쌈지돈을 노리는 고수들이 우굴거리는 머니게임장에 나가기 전에 제발이지 이것만은 알고 나가야 한다는 어머님의 마음을 가지고 말이다.

길게보면 부동산도, 주식도,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어느 시점에서는 똑같은 수익을 내는 것이라는 그의 설명 (이 설명은 부록 시디에서도 반복된다). 

30년동안 꾸준한 수익을 내게되면 세계에서 두번째로 부유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중간에 제로 수익률을 내거나 손해를 볼 경우엔 결과가 180도 달라지게 된다)과 부자들이 더욱 더 부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은 무릎을 치게 만든다. 아울러 인구구조를 들여다보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읽어내서 투자해서 승리할 수 있다는 방법, 부동산에 투자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등은 밑줄 쳐가면서 읽어볼많다.

실전에 바로 적용할 방법들을 찾는다면 이 책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실전에 응용할 기본기(마인드 갖추기)를 위해서라면 이책은 책값어치 이상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다. 온전히 읽어내는 몫은 물론 독자의 몫이지만 말이다.

부록으로 주어진 동영상 강의에서는 책에서 이야기 했던 것을 한시간 동안 구수하게 풀어낸다. 다만 어둠속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터지는 붉은 플래쉬는 정말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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