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13]

아빠는 미아에게 허쉬 초콜릿 쿠키를 베이킹해서 먹으라고 했다. 여전히 자신에게 화가 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미아는 기뻤다. 오븐을 께끗히 청소한 뒤 미아는 행크와 함께 베이킹 재료를 사기 위해 식료품점을 향했다. 거기에서 “이민자들.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하고 누군가가 해놓은 페인트칠이 남겨져 있었다. 행크는 미아의 눈을 가렸지만 그녀는 이미 그 문구를 봐 버렸고 기분은 엉망이 되었다. 미아가 학교 선생님의 차별 대우에 대해서 털어놓자 행크는 자신이 은행에 가서 겪었던 차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행크는 인종주의자는 어디에든 있다며 만날 때마다 일희일비하면 힘들 것이라고 그들을 계속 설득해서 태도를 변화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CH14]

아이들과 이야기하던 중 그래피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이들은 너도 나도 마을에서 차별적인 언사가 담긴 그래피티를 봤다고 이야기하며 광분한다. 이 때 찬물을 끼얹는 사람이 등장했으니 Mrs.Welch였다. 그녀는 지금 그래피티 시간이 아니라며 주의를 주었다. 미아는 함께 분노한 아이들인 Karena, Tomas, Jorge에게 쉬는 시간에 나무 밑에서 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들은 모여서 마을 주변에 보이는 혐오 단어 뿐 아니라 수시로 맞닥뜨린 혐오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들은 앞으로도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자며 비밀클럽을 만든다. 클럽명은 'Kids for Kids'로 했다. 

집에 가니 Anaheim Times의 기자가 프론트 데스크에 와 있었다. Annie Collins는 행크를 통해서 광고 이야기를 들었다며 모텔 식구들과 인터뷰를 하기를 원했다. 미아는 기쁜 소식에 루페에게도 알렸지만 그녀는 할머니도 아프신데다가 인터뷰하기는 곤란할 것 같다며 거절한다. 행크와 미아 가족은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고 미아는 자신이 미국에서 경험한 일들을 나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이고 자유를 쫓는 나라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힌다. 미아는 Annie가 인터뷰를 하며 받아 적는 모습을 무척 인상적으로 여긴 것 같다. 


[CH15]

미아는 루페에게 클럽에 대해 이야기하고 루페는 모임을 나무 아래로 함께 갔다. 3명의 친구들이 각자의 친구(Rajiv, Hector, Sophia)를 데려와 그들만으로도 6명이 되었다. 그들은 클럽의 룰을 정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것이었다. 모임을 진행하던 중 제이슨이 지나가다 자신도 끼워줄 수 있느냐 물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경계하는 듯 했고 루페는 특히나 반응이 좋지 않았다. 제이슨이 무슨 모임인지 물어봐서 자신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중이라고 답했다. 미아는 요전날 제이슨 집에서 얼굴을 붉혔던 일 때문에 앙금이 남아 있었고 제이슨은 그 일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다며 화를 낸다. 자신은 학교에서 놀림거리라면서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미아는 자신도 미국에 와서 겪었던 일을 생각하니 그가 불쌍해졌다. 아이들은 민망해했고 제이슨은 클럽 멤버가 되었다. 미아는 제이슨에게 요전날의 일을 사과했고 요리 실력을 다시 보여달라고 말했다. 제이슨 집에 가는 것이 그러니 모텔에 와서 하기로 한다. 


[CH16]

미아 사촌인 Shen에게 편지가 왔다. 그는 베이징 중앙 부근에 아파트를 사서 들어가게 됐다고 한다. second ring 근처라고 했다. 베이징에는 예전에 황제가 살던 황궁을 중심으로 rings가 둘러져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미아는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미아는 프론트 데스크에 전화가 걸려와 매니저의 말로 전화를 받는다. 알고 보니 루페였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미아는 위로의 말을 전한다. 그녀는 베이징에서 어떤 식으로 장례식을 치뤘는지 생각해보려고 애썼고 아빠에게 예전에 Tai Nai Nai의 장례식을 어떤 식으로 했는지 물어보았다. 아빠는 중국에서 장례식을 하면 가짜 돈을 시체와 함께 묻고 연기를 태우면 영혼이 하늘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아는 아빠와 weeklies들과 가짜 1943 copper alloy pennie를 준비하고 루페를 찾아가기로 한다.


[CH17]

다음날 미아는 루페에게 가짜 물건들과 아빠가 준 100달러의 진짜 돈과 엄마가 만든 케이크를 가져다주었다. 미아가 그린 것은 비록 가짜 돈과 가짜 의료 보험 카드지만 할머니가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린 것이었다. 루페는 무척 고마워했다. 

이 때 Mrs. Welch가 교실로 들어오며 말하길, "미아가 신문에 나왔네요! 제목은 '지역 모텔을 사기 위해 이민자들과 시민들이 뭉쳤다: The Calivista Under New Ownership.'" 이 때 Bethany가 그럼 가정부라는 소릴 해댔고(그는 작년에도 미아를 열받게 했던 아이다) Scotty는 어떤 이민자를 일컫는 것이냐고 쏘아댔다. 미아는 너희들 전부보다 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라고 대꾸했다. Mrs. Welch는 그만하면 됐다며 미아에게 청소를 주문했다. 청소를 다 마친 후 그녀는 다음 번에는 학급에 뭔가 안 좋은 일이 있기 전 미리 말해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CH18]

Kids for Kids 클럽 아이들이 나무 아래 모여 모텔에 대한 기사가 난 것에 대해 축하했다. 이제 멤버들이 총 10명이 되었다. Hector는 아빠가 실직하고 난 뒤로 모텔에서 지내오고 있다고 고백했다. Rachel은 클럽에 새로 들어온 첫 백인 멤버로 몇 달 전 은행에 집을 잃는 바람에 차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명의 클럽 멤버인 Tyler도 역시 차에서 지낸다고 말했다. 

미아는 이렇게나 많은 아이들이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지낼 줄은 미처 몰랐다고 느꼈다.


[CH19]

행크는 최신, 최첨단, 최고급 전화 시스템을 거창하게 소개했는데 자신의 신용 카드로 장만한 것이었다. 미아의 엄마는 그것을 보고 속상해하는 눈치였다. 알고 보니 카드사에서 카드 발급 거절의 편지를 받은 것이었다. 엄마는 받은 편지를 쓰레기통에 버렸고 미아는 그걸 주워 비자사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엄마를 위한 딸의 마음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She has plenty of credit with the people around her. …”


[CH20]

다음 날 미아는 학교에 갔더니 책상에 루페의 편지가 있었다. 그녀의 할머니를 그린 그림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였다. Mrs. Welch는 또 다른 작문을 쓰게 했다. 이번에는 “This one is about what art means to you.”였다. 그날 오후 모텔 프런트 바깥에 정보 교환 차 이민자들이 모여들었다. Uncle Rodrigues는 매일 인터뷰를 본 뒤 종일 설거지를 하지만 사장은 사람들을 무료로 부려먹는데 사기가 아니겠느냐면서. 사장은 그렇게 수년 간 사람들을 속였다고 이야기했다. 미아는 아울렛에서 겪었던 불만과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함부로 대했던 나날들을 떠올리며 같이 분노했다.


[CH21]

제이슨이 요리를 가르쳐준다고 모텔에 왔다. 그는 역시 요리사였고 맛있게 요리를 먹은 뒤 설거지까지 다 끝냈다. 미아는 다음 달에 LA에서 Proposition 187 법안 항의 행진이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고 제이슨에게 같이 가자고 이야기하지만 그 녀석은 가지 않겠다고 한다. 미아의 엄마는 얼룩을 제거하려고 테이프를 가져다달라고 미아에게 말했다. 제이슨은 우유로 제거하면 잘 된다고 이야기하면서 루페의 엄마가 자신의 집에서 녹슨 것에 우유를 적셔서 제거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미아는 루페의 엄마가 제이슨 집에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다. 미아는 오래된 진공 청소기를 새 것으로 바꾸기 위해서 망가뜨리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제이슨에게 함께 하자고 했다가 제이슨의 엄마가 들이닥친다.


[CH22]

미아는 뉴스에서 Prop 187이 통과되든 안 되든 증오 범죄가 증가할 것은 분명하다고 캐스터가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열이 받은 미아는 모텔 바깥에 있는 광고 문구에 두 개의 단어를 더 집어넣는다. “IMMIGRANTS WELCOME.” Mrs. Welch는 작문 시험에 미아에게 B- 점수를 부여했다. 미아의 엄마는 새로 알게 된 중국인 지인들과 함께 백화점에 가기로 하고 립스틱까지 발랐다. 그러나 미아가 그들 앞에서 가짜 쇼핑 백을 들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기분이 팍 상했다. 미아는 그녀의 pretending이 지겨웠다. 우리는 이제 모텔을 소유하게 되었고 이제 ‘척'은 그만해도 될텐데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날 밤 부모님은 대판 싸우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CH23]

미아는 엄마가 속이 상해 집을 뛰쳐나갔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부엌에 계신다고 했다. 미아는 아빠에게 괜찮냐며 물었는데 아빠는 어른들은 종종 싸운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미아는 엄마에게 가서 사과했다. 엄마도 미아에게 사과했고 둘은 서로 포옹을 했다. 미아는 모텔 수영장에 PH 지수 테스트를 하러 갔다가 벽에 “Whites Only.”라는 단어를 보게 된다. 루페는 미아에게 무서워할 필요 없다고 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우리가 쪼는 것이라고 말했다.


[CH24]

모텔을 밝은 노란색으로 칠하는 등 새롭게 단장했다. 그러나 여름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옆 모텔들은 장사만 잘되는데 Calivista 모텔만 파리가 날렸다. 투자자들이 찾아와 모텔 문구에 대해서 문제를 삼았다. 이건 사업이니 개인적인 의견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우체부에게 편지가 왔다. 미아 엄마에게 온 카드사 편지였다. “Enclosed please find your new Visa credit card with a $300 limit.” 미아가 카드사에 보낸 편지가 효과가 있었고 결국 엄마에게 신용카드가 도착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8세기 후반에서부터 19세기 초반에 형성되었던 초기의 공식(formulation) 이후로, 생물학에 관해 부인할 수 없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그것은 생물학이 기원에 관해, 창세기에관해, 자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근대 페미니스트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가부장제적 목소리로부터 물려받았다. 생물학은 아버지의 말에 의해 잉태되고 창시된 생명과학이다.
페미니스트들은 부계로부터 지식을 전수받았다. 그 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자 갈릴레오의 말이며, 베이컨의 말이고 뉴턴의 - P128

말이자, 린네의 말이고, 다윈의 말이었다. 반면 육신은 여성의 것이었다.! 그리고 말씀은 자연스럽게 육신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는 젠더화되어 왔다(engendered). 샌드라 길버트(Sandra Gilbert)와 수전 구바(Susan Gubar)는 19세기 여성작가들을 연구하면서,
목소리를 구성하고, 권위를 가지고, 텍스트를 저술하고, 이야기를말하고, 말씀을 출산하려고 애쓴 여성들의 노고에 관해 논의한다.
저술한다는 것은 창시하고 이름 짓는 권력을 갖는 것이다. 글쓰기와 말하기를 배워야만 했던 우리의 자매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연과학적 지식을 생산하고자 하는 여성들은 남성들에 의해 합법적권위를 부여받았던 텍스트인, 자연의 책(book of nature)을 읽어내야만 했다. - P129

남아 있는 유일한 문제는 우리가 다양한 목소리로 여기서, 무엇을말하느냐는 것이다. 다시 시작하기 위한 목소리 하나를 여성은생물학을 바라본다』의 후기가 제공한다.
남성 인간/자연의 안티테제는 인간에 의해 발명되었다. 우리가 할 일은 자연과 더불어 인류의 통일성을 실현하게(현실화한다는 말뜻 그대로) 될, 그리고 내부로부터 이해하게 될 관계를 재발명하는 것이다. (...) 과학은 인간의 자연 지배가 긍정적이고 가치 있는 목표처럼 보였던 특정한 역사적 조건 아래 출현했다는 점에서 인류의 구성물이다. 그런 조건들은 변했고 우리가 여행하고 있는 그 길이 자연을 설명하고 향상시키기보다 파괴하기 쉬울 것이라는 점을 이제는 알고 있다. 여성들은 우리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의 운명은 제대로 보살펴 주지 않았던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점을 남성들보다 훨씬 더 빈번히 인정해 왔다. 이제 우리는 그런 지식을 바탕으로 실천해야 한다. (허버드 외, 1979) - P145

생물학의 규칙을 탈신비화하는 것이 내게는 중요해 보인다.
자연은 구성되고 역사적으로 구축되지, 화석 지층이나 열대우림에서 헐벗은 형태로 발견되지 않는다. 자연은 논쟁 대상이며, 여성은 그 싸움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일부 여성에게는 과학적인이야기의 저자가 될 수 있는 사회적 권위가 있다.

여성 학자를 포함한 많은 영장류학자들은 젠더가 자연과학의 내용을 물리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만약 그렇다면 그 결과는 형편없는 과학이라고 일컬어지게 될 것이다. 나는 이 증거가다른 해석을 지지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젠더는 관찰에서 피할수 없는 조건이다. 계급, 인종, 국가도 마찬가지다. - P192

여성 과학자들이 남성에 비해 더 착하거나 심지어 더 자연적인 이야기를 생산해 내지는 않는다. 다만 그들은 과학이라는 규칙의 안내를 받은 사회적 학문을 공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들은 규칙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구체적인 여성의 삶 속에서 훈련된 에너지를 사용하는 평범한 문제인 것이다. 과학적 이야기의 질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무, 비교 설화들의 의미를 향한 의무, 모델의 지위를 책임질 의무는 다면적이고 신비롭지 않으며 과학의 ‘내부‘와 ‘외부‘에 있는 평범한 여성들에게 잠재적으로 열려 있다. 과학을 만드는 사회적 과정을 무시하고, 그 과정에 참여하는 데 실패하고, 과학적 작업의 결과만을 사용하거나 오용하는 태도는 무책임하다. 나는 현재의 역사적 조건속에서 여성, 양육 그리고 남성의 전쟁으로 얼룩진 오염에서 자유롭다고 주장되는 다른 무언가를 이상화하는, 자연에 대한 반과학적 설화를 추구하는 것은 책임감이 훨씬 덜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 P193

포함과 배제는 인종, 젠더, 섹슈얼리티, 혹은 국적과 같이 고정된 범주에 의해 미리 결정되지 않는다. ‘우리‘는 픽션 읽기라고 일컬어지는 고도로 정치적인 실천을 통해 생산된 포함과 배제, 동일시와 분리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우리가 누구에게 설명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읽기 자체 속에서 생산된다. 모든 읽기는 잘못된 읽기이자, 다시 읽기이며, 편파적인 읽기이자 강제적읽기이며 상상된 텍스트의 읽기이기도 하다. 텍스트는 원래부터궁극적으로 그냥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세계가 원래부터 무너져 있었던 것처럼, 텍스트는 이미 언제나 서로 경합하는 실천과 희망으로 뒤엉켜 있다. 여성 의식을 표시한 당대의 지1도 위에서 대단히 특수하고 순수하지 못한 지역적/지구적, 개인 - P224

적/정치적인 우리의 위치에서 비롯된, 이들 각각의 읽기야말로교육적 실천이다. 그런 실천은 세계를 변혁시키는 ‘여성 경험‘이라는 막강한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권력으로 충전된 차이, 특수성, 친화성이라는 호명을 통해 작동한다. 만회 불가능한 하나라는환상의 상실은 차이 속에 자리한다. - P2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헬레니즘 -로마 시대가 점차 진행되면서 철학은 양극으로 갈라졌다.
이 시대는 전통적인 공동체의 정체성이 무너지면서 ‘개인‘이라는 존재가 등장한 시대였다. 이 개인은 두 가지 상반된 방향으로 나타났다. 그하나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을 접고서 내면으로 또는 작은 ‘우리‘로 움츠러든 개인이고, 다른 하나는 과거에는 금기시되었던 초월적 권력의 화신을 추구한 개인이었다. 전자는 디오게네스와 에피쿠로스로 상징되는이 시대의 상당수 사상가들에게서 볼 수 있고, 후자는 알렉산드로스, 로마의 군벌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로마 황제라는 존재로서 구현되었다.
이에 따라 철학 역시 양극화된다. 한쪽에는 소집단에 안주하면서 심리적평정을 꾀했던 철학 학파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거대 권력에 봉사하면서 통치 이데올로기를 제공했던 어용 철학자들-물론 현대적 의미와는 다른 의미이지만 이 있다. 어느 형태가 되었든, 이는 그리스 민주정과 로마 공화정에서의 철학/철학자에 비한다면 전락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 P582

헬레니즘 - 로마 시대의 다른 철학들과는 달리 스토아철학은 수준 높-
은 논리학적 사유와 자연철학적 탐구를 보여주었고, 그 바탕 위에서 특히 윤리적 문제들에 천착했다. 이 점에서 그것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이은 세 번째의 위대한 철학 체계였다. 나아가 그것은 특히 지중해세계의 운명을 결정한 로마라는 거대한 힘을 떠받쳐준 정신적 기둥이기도 했다. 전문적인 철학자들만이 아니라 로마의 지도급 인사들의 상당수가 스토아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고, 로마사에서 진정으로 군인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장교들도 대개 스토아주의자들이었다. 광폭했던 로마이지만 스토아철학이 그것을 굳게 받쳐주었던 것이다. 철학 자체로서는쇠락한 이후에도 그것은 지중해세계의 주요 가치로서 남았으며, 오늘날까지도 서구 사유의 한 성취로서 이해되고 있다. - P5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플라톤이 많은 대화편에서 전개했던 이야기들은 그 수를 헤아리기가어렵다. 철학의 거의 모든 주제들이 다루어지고 있고, 대화편마다 다양한 주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게다가 그의 사유 자체가 계속 변모를겪어나갔으며, 때때로 모순된 이야기들까지 나타난다. 그럼에도 그의 대화편 전체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나는, 그래서 그의 사유 전반을 꿰고 있다고 생각되는 테마가 존재한다. 바로 ‘이데아론‘이다. 이데아론이라는플라톤의 존재론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그의 사유를 비로소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P252

플라톤 자신은 그가 "형상(相)"(‘idea‘ 또는 ‘eidos‘라는 말을 썼다)이라 부른 이런 존재의 차원이 실재한다는 가설을 제시했으며, 더 중요하게는 그러한 차원이 우리가 감각으로 확인하는 현실적차원보다 더 실재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이후에 등장하는 이런 유형의생각들 모두에 ‘플라톤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다. 감각을 넘어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이성‘의 존재와 이성의 파악 대상인 ‘본질‘의 실재성을 믿는 각종 유형의 철학들은 모두 플라톤을 잇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에 대해 플라톤은 "이데아들이 존재한다"고 응했고(본질주의 존재론), "존재한다 해도 알 수가 없다"에 "이성이 알 수 있다"고 응했으며(합리주의 인식론), "알 수 있다 해도 전달할수가 없다"에 "우리 모두는 이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응한 것이다(보편주의 윤리학). 플라톤이 최초의 위대한 ‘철학 체계‘를 세웠다는 것은 바로 이 점을 뜻한다. 이후에 전개되는 서양 철학사에서 누구도 이 플라톤적 울림에 귀를 막을 수가 없었다. - P254

플라톤 철학 전체를 관류하는 문제의식은 ‘가짜‘에 대한 경계심과 그반면으로서 진짜를 가려내려는 열정이었다. 그의 사유는 가짜가 판을치는 그리고 오히려 진짜는 핍박받는 현실에 대한 의구심과 환멸에서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사유는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려는, 사물들에 상이한 존재론적 위상을 부여함으로써, 달리 말해 사물들을 존재론적 위계(ontological hierarchy)에 따라 분류함으로써 진품을 가려내려는 열망에 의해 지배되었다. 그의 사유 전체는 모방(‘미메시스‘) 개념에 의해 추동되고 있으며, 모든 구별, 평가의 기준으로서 제시된 것이 바로 이데아 개념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데아를 얼마나 잘 모방하고 있는가가 그 사물의 존재론적 위상을 판별할 수 있게해주는 기준이었다고 할 수 있다.
플라톤이 보기에 사람들이 사물들의 실재, 진상(眞相)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들이 감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 P341

아리스토텔레스는 처음으로 학문을 분류했으며 그 각각에 이름을 붙여줌으로써 비로소 ‘학문의 체계‘를 만들어냈다.
그가 분류한 학문 체계는 그 후 시대와 지역에 따라 많은 변이를 겪게 되지만 그 근본 구도는 오늘날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학문을 분류한 후 그 분야 하나하나에 대해 저작을 썼다. 그래서 그의 저작들의 제목(또는 관련어) 자체가 바로 그 학문 분야의 이름이 되었고, 그의 학문 체계가 바로 학문의 체계가 되었다. - P353

사유의역사를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지성과 논리를 넘어선다는 상당수의 시도들이 진정한 철학적 도약을 이루기보다는 반지성주의적 폐해들로 흐르곤 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다른 한편,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가잘 보여주었듯이 이성/지성은 그 한계에 갇힐 때 얄궂게도 비이성적/비합리적인 폭력으로 흐를 수 있다. 때문에, 앙드레 랄랑드가 특히 강조했듯이, 진정한 이성/지성은 항상 스스로의 한계를 비판하고 초월해가는 이성/지성이어야 한다. 자체의 한계에 갇힌 이성도 또 그것을 빗나간 방식으로 초월하려 하는 반(反) 이성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오르가논은 이 모든 문제들의 중심축이다. 이 텍스트들이야말로 한편으로 기성 사유의 한계들을 돌파해나가려는 진지한시도들이 출발해야 할 지점이고, 또 온갖 형태의 반지성주의적 사조들을 그것으로 데려와 보어야할 지점일 것이다. - P396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은질료 및 시간과 떼어서는 의미를 상실하는, 플라톤의 형상과 성격을 달리하는 실체이다. 그러나 현실태로서의 형상이 잠재태로서의 질료를 이끌어가는 목적론적 구도는 그가 결국 플라톤을 잇고 있다는 점을 다시한 번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리고 있는 세계는 형상과 질료가 오로지 형식적으로만 구분되는 이원적 일원의 세계이며, 질료의 잠재성을 형상이 이끌어가는 목적론적 세계이다. 그리고 이런 존재론은 무엇보다 생명체들의세계에서 두드러지게 확인된다. 그의 존재론은 근본적으로는 플라톤을잇고 있지만, 보다 경험주의적이고 유기체주의적인 색채를 통해서 새롭게 재구성된 플라톤주의인 것이다. - P440

인간의 인간다움은 어디에 있을까? 인간을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정확히 무엇일까? 이 물음은 곧 오로지 인간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다. 식물에게도 다른 동물에게도 없는 것,
인간에게만 있는 것, 그것은 곧 이성(‘로고스‘)이다. 인간의 핵심적인 능력은 곧 이성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천적 맥락에서 본다면 인간이 그이성을 현실적으로 발휘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성 또는 이성을갖춘 영혼이야말로 인간의 아레테이며 인간의 아레테를 발휘하는 것이행복이라면, 행복이란 결국 "이성을 발휘하는 실천적 삶", "이성에 따른영혼의 활동", "인간다움/인간적 탁월성에 따른 영혼의 활동"이다. 요컨대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최고선/행복이란 가장 인간다운 것 즉 이성에따라 실천하는 삶이다. - P447

플라톤에게 당대 현실은 어떻게든 극복되어야 할 상황이었다. 스승 소크라테스의 죽음(BC 399년)을 전후한 그리스의 상황은 그가 꿈꾸었던이데아의 차원과는 대극에 있는 현실이었다. 그에게 이데아란 이 현실을그쪽으로 변화시켜가야 할 방향/목적이었고 현실의 타락을 비추어주는시금석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형상은 현실의 사물들에 내재해 있는 것이고, 그것들을 좀더 완성된 형태로 끌어주는 동력이었다. 그리스 문명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는 아테네에서 ‘이방인‘이었다. 때문에 그 자신 인생에서 몇 차례의 굴곡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현실을 긍정하면서 거기에 보다 높은완성도를 부여하려는 안온(安穩)한 눈길이 존재한다. 바로 이 때문에, 그의 윤리학이 매우 세련되고 균형 잡힌 사유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그의 정치학은 당대에 새롭게 도래하던 기운(氣運)들에 무척이나 둔감할 수밖에 없었다. - P4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공학은 개별 유기체를 모델로 삼아, 신경계를 정점에 두는 통제 위계를 구축할 방법을 찾았다. 이런 유기체적 모델은 사회를 조화롭고 기능이 적절히 분배되어 균형 잡힌 전체로 파악하기 쉽게 만들었다. 유기적 생명과 본능 그리고 성은 경영의 대상이 되었다. 유기체 피라미드 맨 위에는 정신이 놓여 있어서, 경쟁이 과도해지면 이타성이 상황을 완화할 수 있게끔 했다. 후에 사회생물학이 되는 심리생물학은 경쟁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이타성을 합리화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지배라는 기본 구조는 위협하지 않고 말이다. - P89

인간 종에 비해서는 덜 분화되어 있어도, 침팬지들에게는-"사회조직의 단위로서" 인성이 "분명하게" 존재했다. 인성이란기능적 전체, "유기체의 심리생물학적 속성과 능력 전체가 통합된 산물"을 뜻했다. 정상적인 인성의 경우 유전된 특징 및 기본적인 유기체적 충동은 의식적 자아와 통합되어 있었다. 요약하자면,
(인성은 생명과 인간 과학에서 절대적으로 핵심적인 과학적 연구대상이었다.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인 인성을 갖는 것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었다. 인성이 적절하게 발달해야, 개인과 정체가 조율되어 행복할 수 있었다. 여키스는 다양성과 가변성을 과소평가하기를 원치 않았다. 성과 지배처럼 핵심적인 충동과, 남성성 및 여성성이라는 의미심장한 표현과 관련해 인성 교화는 과학적 공공서비스를 책임감 있게 제공하는 문제였다. 합리적 기준에 따라 사회적 역할을 할당할 가능성이 여기 걸려 있었다. - P102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통제 전략을 바꾸어, 운영 연구에 기반해 유기체에서 체계로, 우생학에서 인구 관리로, 인사관리에서 조직구조(사회기술적 체계와 인체공학)로 그 대상을 바꾸었다[릴리엔펠드(Lilienfeld), 1978].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자연적 대상을정보의 생산, 이전, 저장의 메커니즘을 통해 적절하게 이해할 수있는 기술적 장치로 다시 이론화하는 것을 뜻했다.
전쟁 이후 이루어진 전자공학산업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은, 축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면이 조직화된 안정적인 체계를 고안하고 관리하는 사회적, 군사적 계획 수립 전략과 점점 강한 관계를 맺었다. - P107

사회생물학은 두 가지 근본적인 체계 유형을 연구한다. 바로개체군과 사회다. 둘 모두 정보의 경계 및 에너지 흐름이라는 용어를 통해 연구된다. 정보와 에너지는 동전의 양면이다. 열역학과정보과학으로 이 사실을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 개체군은 시간에 따른 유전자 흐름의 경계라는 측면에서 계측되며, 유전자는 정보가 물질화된 것이다. 사회생물학은 사회를 커뮤니케이션 지대와 정보교환의 용어를 통해 연구한다(윌슨, 1971, 1975). 개체는사회생물학 및 다른 생명과학 분야에 공통된 체계다. 개체는 다른 개체들과 상호작용하고, 마찬가지로 정보 및 에너지의 구조화된 흐름의 일부로서 연구된다. 그 결과 보다 높은 차원(개체군과사회)이 생겨난다. 개체는 유전자가 구성하거나 작동을 지시하는매개 구조다. - P113

자연은 인간의 본성을 포함해희소성과 경쟁의 기초 위에 이론화되고 구축되었다. 게다가 우리의 본성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안에서 그를 위해 구축된 생명과학을 구성함으로써 이론화되고 개발되었다. 이것은 풍요를 공동선이 아니라 사적 이해를 위해 전유하는 형태로서, 희소성 관리의일환이다. 이는 또한 가부장제에 근본적인 명령-통제 체계의 논리와 기술이 점증하는 형태로 지배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의 일부다. 이와 같은 관행이 자연을 이론화하는 우리를 이끄는 만큼 우리는 계속 무지하며, 우리는 과학의 실천에 개입해야만 한다. 이것은 투쟁의 문제이다. - P1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