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가 가진 행복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불행하지 않다." 그러나 그는 이런 생활이 이미 몇 해 전부터 계속되며, 그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단지 이 생활이 언제까지나 계속되기를 바라는 것이며, 날마다 아무런 기쁨도 가져다주지 못하는 만남을 기다리느라 그의 연구나 쾌락, 친구, 결국에는 그의 삶마저 희생하게 될지도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것 - P285

은 아닌지, 그녀와의 관계를 미화하고 파국을 막아 온 것이 오히려 그의 운명을 해롭게 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바람직한 사건은 그가 꿈속에서만 일어났다고 그토록 좋아했듯 그 자신이 떠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았다. 우리는 자신의 불행은알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것만큼 그렇게 행복하지 않다고 그는 중얼거렸다. - P286

그는 인간 삶이 대립되는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보편적인 진리라고 알고 있었지만, 개별적인 존재 각각에 대해서는 그가 모르는 삶의 어느 부분을 아는부분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에 근거해서 그려 보았다. 오데트가 그의 곁에 있을 때, - P292

그녀와 둘이서 누군가의 행동이나 비열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그녀는 늘 스완이 부모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아 왔고 스완 자신도 충실히 지키는 것과 동일한 원칙에 따라그런 행동이나 감정을 비난했다. 그리고 그녀는 꽃을 돌보았고 차를 마셨으며 스완의 연구를 걱정해 주었다. 그래서 스완은 이러한 습관을 오데트의 나머지 다른 삶의 영역에까지 확대해, 그녀가 멀리 있을 때의 모습을 그려 볼 때에도 같은 몸짓만 계속 떠올렸다. - P293

스완이 이미 안다고 생각하고는 오데트가 자신의잘못을 고백하면 그 고백이 스완에게는 오랜 의혹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의혹의 출발이 되었다. 그녀의 고백이 한 번도 그의 오랜 의혹과 정확히 맞아떨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데트가 아무리 그녀 고백 속에서 중요한 것을 뺐다 해도, 그 부수적인 부분에 스완이 결코 상상해본 적 없던 무언가가 남아 있어서, 그 새로움이 스완을 억누르며 그의 질투에 문제가 되는 요소들을 바꾸어 놓았다. 그러면그는 결코 그 고백들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의 영혼은 고백들을 시체처럼 실려 보내고 내던졌다가는 잠재웠다. 그의 영혼은 고백에 중독되었다. - P310

어떤 사람들 앞에 우리를 서게 하는 갖가지 우연은 우리가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시간과 일치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시간을 벗어나서는 사랑이 시작되기 전에 나타날 수도 있고, 또는 사랑이 끝난 후에 되풀이될 수도 있어서, 훗날 우리 마음에 들도록 운명 지워진 존재가 우리 삶에 처음으로 나타나는 순간은 나중에 보면 우리 눈에 일종의 예고나 - P328

전조의 가치를 띠게 된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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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2-25 1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불행하지 않고 또 우리가 믿는 것만큼 그렇게 행복하지도 않은 거네요.
그러니까 우리네 인생은 그리 행복하지도 그리 불행하지도 않은 그저 그런 날들의 총합일 듯하네요.
아주 행복하거나 아주 불행한 날은 드물게 있는 그런 인생을 우리는 사는 셈...
위의 글을 읽고 저 나름대로 정리해 봤습니다. 뽑으신 문장들 좋네요.^^

거리의화가 2023-02-25 18:10   좋아요 0 | URL
저도 저 문구가 오늘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결국 생각하기 나름이 아닐까요^^

이 책은 전체 그림은 못보고 좋은 문장들만 건저가고 있는 것 같아요. 1회독이라 한 번 끝마친다는데 의의를 두며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