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있는 공장 굴뚝 위로
웬 연기일까, 다시 보니
햇살과 구름 그늘 헤집는 긴 항렬
철새 떼 지어 날고 있다
어디선가 추위 몰려오는가, 탁발로
고단한 길들이
악착같이 구불거리며
이어졌다 끊어진다, 가난은
함께 끊고 함께 잇는 것
울음소리가 틔워놓은 동절의 하늘로
철새떼 간다, 한 입
이 빠진 식탁에 둘러앉으려
김명인 시 , <악착>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