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 - 왜 죽음은 그들을 유혹했을까
조용훈 지음 / 효형출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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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절대 만족을 모른다. 충족은 불가능하다. 충만한 부재이고 부재한 충만이다.맹목을 향애 폭주하는 기관차. 질투와 관능, 망설임과 설레임, 거짓맹세와 파괴적 일탈, 그 어떤 수사로도 포착할 수 없는 모호함이 사랑이다. 때로 광태적인 도발을 이끄는 힘이기도 하다. 최욱경은 이를 '금지된 꿈'이라 불렀다. 사랑은, 그것이 거절될 때 오히려 가치를 발한다. 잊으려 애쓸 때 사랑은 찾아오고 사랑에 목숨걸 때 사랑은 떠난다. 심리적 착종과 혼효의 심리적 공황상태가 바로 사랑이다. 통속적이다. 그러나 비웃지 말라. 통속적이고 추잡한 이별 앞에 우리는 늘 주인공 아닌가. 폭주하는 열차보다 빠르게 사랑은 달아난다. 사랑은 그 어떤 관용도 베풀지 않는다. 실패한 사랑은 슬픔과 손잡고 육체적 정신적 학대마저 잔악하게 유도한다. 이별 앞에 몸부림치는 것은 사치에 불과하다. 실연의 슬픔은 자기분열하여 그 깊이를 심화, 증폭시킨다. 최욱경은 그 사랑을 '비참한 관계'로 문제삼고 있는 것이다. 그녀에게 어떤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나? --최욱경(1940~1985), 화가.-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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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1-17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맹목을 향애--맹목을 향해

밑줄긋기 처음 올려보는데 꼴랑 이것 가지고 한 30분 씨름했다.

그리고 도대체 수정이 되지 않는다. 눈앞의 오자를 그냥 내버려두어야 하다니.....

호랑녀 2004-11-1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저 이 책 좋아해요. 최욱경의 그림... 색감이 참 좋지 않던가요? 화려하되 천박하지 않은...

로드무비 2004-11-17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아주 오래 전 최욱경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거든요.

그런데 그녀의 책을 찾을 수가 없네요.

저 그 책 읽고 최욱경 무지 좋아했거든요.

水巖 2004-12-1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자 난 글 전체를 복사해서 다음 페이지에 올려 놓고 오자를 고치고 나서 먼저 쓴 글은 삭제했답니다. 어찌‰榮?고치면 되지요.

미완성 2005-02-2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멋진 문장이 있을 수가..
통속적이고 추잡한 이별 앞에 우리는 늘 주인공이 아닌가, 라니요.
이토록 품위있으면서도 이토록 멋지게 냄새나는 문장이라니..바람구두님 리뷰 읽다가 '아, 어디서 밑줄긋기 해놓은 거 없을까..?'하던 차에 우연히 보게 된 로드무비님의 밑줄긋기..너무나 멋진 구절입니다. 이 책 전체가 이렇게나 멋드러지게 냄새가 난다면 정말 오랜만에 가지고 싶은 책 목록에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더불어 이제야 막 그 이름을 불러본 최.욱.경.님의 그림이 궁금해지는데요? 아, 정말..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