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피곤하다. 아이를 데리고 열흘 전쯤 맡겨 두었던 안경을 찾으러 30여분 버스를 타고 나갔다가 잠시 서점에 들렀고 아이가 걷기 싫어해서 한참 안아줬더니 팔이 좀 아프다. 친정에 들러 저녁을 얻어 먹고 내일 시어머니 생신이라 늦게까지 일하고 온 신랑과 장을 봤다. 이것 저것 사다보니 어느새 10만원이 훌딱 넘어가고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마침 대형마트라 선물도 챙겼지만 썩 기분이 좋지는 않다. 엊그제보다 조금씩 더 비싸게 준 것도 있고 이렇게 저렇게 맞추다보니 선물을 받아도 내 돈이 더 많이 들어간 듯한 그런 느낌이다.

매일 매일 깔끔떨며 샤워를 꼭 하던 신랑도 피곤한지 손발만 대충 닦고는 벌렁 누웠다. 현준이가 낮에 실수한 이불을 세탁기에 넣고 세제를 풀어서 물에 담가 놓고 자려고 컴퓨터를 잠시 켰다. 박민규의 <핑퐁>을 엊그제 다 읽었는데 아직도 리뷰를 쓰지 않았다. 매번 대충대충 쓰던 리뷰인데...유난히 쓰기가 쉽지가 않다. 가벼운 듯 해학적인 듯 하지만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도전을 받은 느낌이다. 어떻게 써야 할지......

이제 그만 자야겠다. 내일은 이것 저것 음식도 해야하고 아무래도 오늘보다도 더 바쁠테니까......그냥 외식하고 싶었는데 외식하기 싫으시다니......집에서 생신하는 건 너무도 부담스러운 일이다......아......이럴땐 정말 결혼생활이 부담스럽다......아무래도 그래서 더 피곤한 듯......아, 너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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