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익병 피부과 원장님 발언 논란 기사를 보고 한참을 웃었다.
우리 아버님이 딱 좋아할 말을 어쩜...이리도 똑 맞게 할까하고 정말이지 한참을 웃었다.

시댁에 가면 우린 처음엔 즐겁게 시작한다. 하지만 정치얘기를 은근 꺼내시면서 박정희독재가 아니었다면 우리나라는 이만큼 발전하고 잘 살 수 없었을 거라하신다. 그런 얘기에 민감한 며느리는 결혼초에는 아버님의 생각이 잘못된 이유를 말하며 생각을 고쳐놓으려고 애를 썼었다. 하지만 10년 넘게 반복되는 일인지라 이제는 그건 아니에요. 까지만 한다. 그러고는 그 자리를 피해버린다. 시아버지의 정치적 성향은 뿌리깊은 세뇌의ㅈ결과일거라고 내 마음대로 단정짓고 만다.

결혼초 남편은 아내에게 기선제압 당하는 것이 싫어서인지 어째서인지 술만 마시면 제 정신으로 집에 들어오질 않았다. 총각시절의 오랜 습관 탓이었을 수도 있다. 일부러 반항하는 사람처럼 지독히도 술을 마시고 실수를 해대서 정말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술이 깨고난 후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번번히 약속은 깨졌다. 남편에게도 뿌리깊게 박힌 술자리의 악습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십년 넘게 살다보니 조금씩 개선이 되어가고 있긴 하다.

남편이 술때문에 고생시키던 그 당시 난 서슴없이 말했었다. 옛날 12시 통행금지가 부활했으면 좋겠다고. 심야영업도 금지하고 밤 12시 넘어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잡아 가뒀으면 좋겠다고. 그럼 어디 파출소에서 새우잠이라도 자고 있겠지. 하고 덜 걱정하지 않겠냐고. 또 밤 늦게 돌아다니며 범죄를 일삼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겠냐고. 야만과 독재의 그늘을 벗어난 사람들의 방종으로 인해 이 사회가 더 추악해진 건 아니냐고. 입에 거품을 물고 말한 적이 있다.

아줌마의 넋두리에는 은근 독재의 그늘, 그들의 통제가 이 사회를 좀 더 선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니 옛 독재자를 칭송하는 시아버지와 별반 다르지 않앟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는 그의 젊은 시절의 향수에 젖어 있던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공중파 방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개인의 발언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하차를 요구하고 그의 보수적 성향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막말을 서슴지 않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의 동료 홍혜걸의사가 그를 너그럽게 이해주길 바란다고 남긴 글에 대한 막말 댓글들을 보면서 더 많이 씁쓸했다. 진중권 교수의 병이다발언을 공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꼭 그렇게 밖에 말하지 못할까 아쉬워하는 개인도 있는 것이다.

말은 한번 뱉고나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모든 사람은똑같은 생각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누군가의 발언에 대해 똑같은 생각이 아니라고 비난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의 생각이 전적으로 옳지 않음을 기분 좋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함원장님 발언이 100% 리얼 진심이었던걸까? 평소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던 재치있는 농담의 한 부분이 오도된 건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한다.

함원장님 스스로가 이렇게 일이 커질거라고는 예상도 못 했을 것 같은데 그의 발언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도한번 뱉는 말 신중하게 가려서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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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3-2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되는....
아이들은 학교 잘 다니고 있겠죠?^^
우리막내는 재밌는데 힘들다고, 눈에 커플이 생겨버렸어요.ㅋㅋ

꿈꾸는섬 2014-03-31 11:42   좋아요 0 | URL
댓글이 많이 늦었네요.
아이들은 학교 생활 잘 하고 있어요.ㅎㅎ
기숙사생활하는 막내, 많이 힘들겠지만 나름 재밌다니 다행인 것 같아요.^^